스웨덴 쿵스레덴 (KUNGSLEDEN) – 5일차 (2/3)

2016년 6월 19일 (일요일)

  • 경로: Tjäktja 전방 4km -> Sälka (STF Hut)
  • 걸은 거리: 22.1km (iPhone 건강 App)
  • 걸은 시간: 6:00 ~ 16:45
  • 난이도: 상
  • 강평: Tjäktja 에서 언덕 오두막까지 죽음의 눈 길. 먹은데로 기운이 난다. Sälka는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깊은 장소 중 하나.

 

Tjäktja 휴게실에서 출발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보니 뭔가 철저히 준비를 한다.

‘겨울용 등산 발토시’라고 해야할까? 눈길을 걸어도 눈이나 물이 바지나 신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을 신기도 하고, 그걸로 부족해서인지 양말 위에 비닐을 신고 등산화를 신기도 하고, 비닐로 무릎아래를 감싸고 그 주위는 테이프로 단단히 묶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겨울용 등산 부츠를 신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허걱… 나는 그런거 하나도 생각도 안했고, 준비물도 없고, 할 생각도 없었는데…

아무 준비 없는 나를 보고 동상 걸릴 수도 있다고 조심하라고 염려의 말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사실 위험한 태도이거나 안전불감증일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어려움을 헤치고 왔고, 지금까지의 길을 비추어봤을때 그 정도 장비는 좀 오버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별 특별한 준비 없이 지금까지와 동일하게 출발 준비를 했다. 🙂

엉망이 된 신발과 옷. 이 정도는 아주 양호한 편이다.
이렇게 등산화와 등산바지만 입고 다녔다. 물론 그 대가는 치렀다. 신발, 양말, 바지 등이 흠쩍 젖었다. 다행히 영하의 기온은 아니어서 얼거나 동상을 입지는 않았다. 운이 좋았다.

 

Tjäktja 에서 Sälka 로 출발!
Sälka까지는 12km 떨어져있다.

 

여기 히말라야야??? 지금은 6월인데.... 여름인데... 한국에서 상상했던 북유럽의 풍경이기는하다...
여기 히말라야야??? 지금은 6월인데…. 한여름인데… 한국에서 상상했던 북유럽의 풍경이기는하다…

 

철제 다리를 건너 저 멀리 걸어간다.
철제 다리를 건너 저 멀리 눈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철제 다리를 건너 다시 Tjäktja STF Hut을 돌아본다.
철제 다리를 건너 다시 Tjäktja STF Hut을 돌아본다.

 

음... 우리 영화 찍는거 아니지???
음… 우리 영화 찍는거 아니지??? 길이 이런거야?? 앞으로도 계속 이런거야??? 지금까지는 안 이랬잖아?? 갑자기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스웨덴 여름의 흔한 풍경
스웨덴 여름의 흔한 풍경. 겨울이 아니고 여름이다. 그것도 6월 19일,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까지 불과 삼일 전.

 

Kungsleden to Sälka (2016-06-19) - Winter in Summer
Kungsleden to Sälka (2016-06-19) – Winter in Summer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가 똑같은 눈길이지만 그 눈 아래 모습은 예측불허였다.

눈 밑에 돌이 있기도 하고, 흙이 있기도 하고, 흐르는 물이 있기도 했다. 🙁

눈은 10cm가 쌓여있기도 했고, 40cm 가 쌓여있기도 했다.

사람들이 밟은 곳을 따라 그 부분만 다져져 깊이 눌려있기도 했다.

사람들이 밟은 곳은 그 부분만 다져져 단단히 눈이 뭉쳐있기도 하지만 그만큼 아래 바닥과의 거리는 가깝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 몸무게와 배낭 무게를 합하면 90kg 은 되는데 그 무게는 눈이 버티기에 가벼운 무게는 아니다.

눈이 높이 쌓인 부분을 밟는게 나을지, 앞선 사람이 밟아서 깊게라도 발자국이 난 곳을 밟는게 나을지 알 수가 없다.

높이 쌓인 부분은 그 아래를 전혀 예측할 수가 없으나 푹 꺼지더라도 그만큼 높이가 있으니 가장 아래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고,

앞선 사람이 밟았던 부분은 한번쯤 검증된 곳이나 그만큼 약해졌고 가장 아래까지의 거리가 얼마 안된다는 맹점이 있다.

어쨌든 한발한발 신중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발을 디딘 부분이 갑자기 쑥 꺼지면서 발이 확 가라앉을때의 당황스러움.

그 발을 꺼내려고 다른 발을 단단히 지탱하고 그 발에 힘을 주는 순간 나머지 한 발마저 확 꺼져내려갈때의 황당함.

아무리 힘을 써도 두발모두 옴짝달싹하지 않을 때의 두려움.

주변을 둘러봐도 도와줄 사람도 없고, 사람이 있다고 해도 둘이 함께 있을수록 빠질 가능성만 더 높을 것이라는 것을 파악할때의 황망함.

결국 마지막 방법으로 배낭을 맨체로 몸을 젖혀 눈위에 누워 한발한발 발을 뺄때의 조심스러움.

발을 힘들게 빼고 가뿐 숨을 몰아쉬지만 또 빠질까봐 서둘러 그 곳을 빠져나올때의 정신없음.

힘들게 빠져나왔는데 얼마안가 또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는 어이없음.

눈아래가 흐르는 물이어서 발이 빠지는 순간 바지와 신발, 양말 사이로 시원하게 느껴지는 얼음물의 짜릿함. 🙂

얼굴은 땀과 열기로 붉게 물들어가고, 라면과 과자, 치즈로 보충했던 에너지는 고갈된지 오래되었다.

그래도 여기서 나를 이끌고 구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다해서 한발한발 힘들게 올라갔다.

그동안 보았던 어떤 Kungsleden 여행기, 책에서도 이런 내용이나 안내, 주의는 없었다. 🙁

내가 준비가 소홀했던 건지, 속은(?) 건지… 하여튼 Tjäktja에서 오두막까지의 죽음의 코스를 이 세상에 널리 알려서 나처럼 생고생하는 동포라도 없게 해야겠다는 사명감 아닌 사명감이 생겼다. 🙂

방법은 두가지이다.

  1. 여름에 가더라도 겨울 장비를 제대로 챙겨라. 겨울 부츠나 겨울용 발토시
  2. 짐을 가볍게 해라.
오두막까지 가는 죽음의 길이다. 다시 가라면 못갈 것 같다.
오두막까지 가는 죽음의 길이다. 저 눈길을 헤치고 온 것이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언덕 정상에 오두막이 보인다. 저기는 힘든 여행객들이 쉬고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언덕 정상에 오두막이 보인다. 저기는 힘든 여행객들이 쉬고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저 발자국을 보라. 우리나라에서는 한 겨울에 울릉도나 철원 정도는 가야 접할 수 있는 풍경 아닌가?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죽음의 코스를 지나 오두막에 들어섰다.

그 오두막에는 먼저 온 사람들이 역시 상기된 표정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Tjäktja를 지나 있는 오두막에서 휴식. 모두들 수고 많았어요.

그때가 약 12시이니 눈길에서 2시간 30분 정도를 걸은 것이다. 힘들 만 하다.

오두막에는 사람도 많고 모두 눈, 물, 흙으로 범벅이라 여유롭게 음식을 해서 먹기는 힘들고 간단히 초콜릿, 과자, 견과류 등으로 끼니를 떼웠다. (흑… 배고파…)

오두막에서 50분쯤 쉬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 목적지는 Sälka STF Hut 이다.

근데 아침에 라면, 간식으로 과자, 치즈, 초콜렛, 견과류만 먹고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

에너지가 부족해~~. 힘들어~~

어떻게 하지???

 

To be continued (5일차 3/3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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