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스웨덴 쿵스레덴 (KUNGSLEDEN) – 7일차 (1/2)

2016년 6월 21일 (화요일)

  • 경로: Kaitumjaure 못미친 어느 길에서 Teusajaure까지
  • 걸은 거리: 23.7km (iPhone 건강 App)
  • 걸은 시간: 08:40 ~ 17:50
  • 난이도: 상
  • 강평: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Kaitumjaure와 Teusajaure. 하지만 Teusajaure까지 가는 길은 끝없는 은근한 오르막이다.

아침에 눈을 뜨니 그동안과는 느낌이 다르다.

하늘이 쪽빛이다.

어제는 하루종일 잿빛이었고 이곳에 도착하기 직전에야 잠깐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밤새 날씨가 좋아진 것인지 환상적인 쪽빛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tent에서 바라본 풍경
아침에 일어나 텐트에서 바라본 풍경
하루 든든히 지켜준 나의 보금자리. 밤사이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지 타프에 서리가 져있다.
하루 든든히 지켜준 나의 보금자리. 밤사이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갔는지 타프에 서리가 내려있다.
Kungsleden 흔한 풍경

텐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텐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텐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텐트에서 바라보는 풍경
나의 보금자리
나의 보금자리
아침은 치즈를 뿌린 카레
아침은 치즈를 뿌린 카레

날씨도 좋고 아침도 맛있게 먹고 어제 씻은 냇물에서 또 짜릿하게 세수도 하여 기분도 아주 상쾌하니 좋았다.

짐을 다 챙겨서 출발하려는데 그때에서야 안경을 안쓰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앗! 어디에 있지?

전처럼 텐트안에다 두고 짐을 싼건가?

아니면 어제 오늘 물 뜨고 머리 감고 세수할때 어디 옆에다 두고 안가져왔나? 씻으려고 허리 숙였다가 냇물에 떨어졌나? 주머니에 넣었던 것이 오가다가 길에 떨어졌나?

어제 텐트 친 곳을 기준으로 오갔던 동선을 돌아다녀보고, 냇물에 가서 물 속, 주변을 살펴봐도 안경이 없다.

전에 한번 망가질 뻔한 것을 무사히 구해낸(?) 고마운 안경인데…

전처럼 텐트안에 놓고 짐을 꾸렸을 가능성을 마음에 두고 저녁에 무사히 텐트에서 다시 나오기를 기대하며 길을 나섰다.

 

Kungsleden 흔한 풍경
Kungsleden 흔한 풍경
Kaitumjaure로 가면서 보는 풍경
Kaitumjaure로 가면서 보는 풍경. 멀리 있는 듯 하지만 어느새 눈 앞에 와 있고, 어느새 내 뒤로 물러서있다.

 

날씨는 다시 흐려졌다. 🙁

Singi에서 Kaitumjaure까지는 13km 떨어져있는데, 나는 어제 Singi에서 약 1시간을 걷고 텐트를 쳤으니 약 2~3km 정도 걸었을 것이다.

그럼 이곳에서 Kaitumjaure까지는 약 10~11km 떨어져있는 것이고, 예상 소요시간은 3~4시간이다.

인터넷이 안되니 정확한 위치를 알 수가 없다. 내가 어디에 있고 얼마나 더 가야,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도착할지를 제대로 가늠할 수가 없다.

그동안 너무 정확한 세계에서 살았었나보다.

경치가 좋아서 그런지,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안경을 안썼지만 전혀 불편함을 모르고 걸었다. 하긴 안경을 안쓰고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안경을 잃어버렸겠지.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걷기만 하니 어느 순간 걸으면서 혼자할 수 있는 참신한 놀이(?)가 떠올랐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걸으면서 영상편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시간은 많고 걷는 것 말고 할 것은 없고, 걷다보면 이런저런 여러 생각들, 여러 사람들, 여러 기억들, 여러 계획들, 여러 모습들이 떠오르니 그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영상으로 편지를 쓰는 것이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Go Pro 같은 동영상 장비를 살까 고민했었는데 값도 값이고 번거로울 것 같아 그냥 갖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찍기로 했다.

역시 출발 전에 셀카봉도 가져갈까 고민했었는데 안가져오길 잘 한 것 같다. 그냥 아주 단순하게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걸으며 찍기로 했다.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부모님께, 동생들에게, 회사 동료들에게, 학교 친구, 선후배들에게, 지인들에게 한명씩 한명씩 영상편지를 썼다.

영상편지에 대한 어떤 특정한 계획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어떤 말을 꼭 해야겠다고 정해놓고 연습한 것도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을 떠올리고는 즉흥적으로 바로 말을 하고 녹화를 했다.

급할 것도 없고, 한꺼번에 다 할 필요도 없고 가다가 생각나면 하고, 한 두번하고 힘들거나 다른 생각나면 안하고… 무엇에 구애될 것이 없었다.

걷기 여행의 좋은 점 중의 하나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고, 그러다가도 또 별 할 일이 없으니 그 일이 또 떠올라서 다시 하고, 그래서 빠르지는 않지만 놓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생각날 때마다 영상편지를 써서 꽤 많은 사람들에게 말과 모습을 남겼다.

사실 이런 것 처음 해보고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 손발이 오그라들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루종일 걷다보면 그런 쑥쓰러움이나 부끄러움 등은 사라지고 전에 없던 뻔뻔함(?)과 강한 실천력만 남는다.

후에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그 영상편지를 지인들에게 보냈을때 그들로부터 참 반가웠도, 일부로부터는 감동받았다는 말도 들어 나도 역시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다.

정말 걷기 여행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묘한, 굉장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가족에게 보낸 영상편지에서 음성을 제거하고 영상부분만 올려본다. (가만 보면 나는 참 용감한건지, 무모한건지, 남들이 안하는 것을 서슴없이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가족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

그렇게 명상도 하고, 영상편지도 보내고, 중간에 쉬기도 하면서 계속 걸으면 시시각각 생각도 바뀌고, 풍경도 바뀐다.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하늘은 다시 회색이고 산도 무채색이다.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저 붉은색 안내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걷고 또 걷는다.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이 시냇물이 도달하는 곳이 목적지 Kaitumjaure 일 것이다.
Kungsleden Kaitumjaure
항상 스틱을 이용해 배낭을 지지해놓고 쉬었다. 어제 빤 옷을 걸으면서 말리기 위해 저렇게 널고 다녔다. 지금보니 웃기다.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Kungsleden Kaitumjaure 가는 길
풍경이 바뀌어 작은 나무들로 구성된 숲이 나타났다.
풍경이 바뀌어 작은 나무들로 구성된 숲이 나타났다.
Kungsleden Kaitumjaure
강이 나타났다. 저 곳이 Kaitumjaure인가보다.
드디어 저 멀리 Kaitumjaure STF Hut이 보인다.
드디어 저 멀리 Kaitumjaure STF Hut이 보인다.
유유히 휘돌아가는 강물이 참으로 여유롭다.
유유히 휘돌아가는 강물이 참으로 여유롭다.
촉촉하고 신선하고 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촉촉하고 신선하고 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IMGP3761

IMGP3762

약 3시간 반을 걸어 Kaitumjaure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To be continued (7일차 2/2 보기)

 

I Like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