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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산 산행기 (2017년 1월 30일)

원래는 소백산을 가려했다,  오늘이 아니라 어제.  (1박 2일)

하지만 설  명절 처가에서의 가족들 모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고 나의 계획은 수정되었다.

등산을 하고픈 욕구는 삭아지기는 커녕 더 커져갔고 마침 어제 점심때부터 내린 눈은 겨울산에 대한 호기심을 더 키워주었다.

연휴 마지막날에 무리하기는 조금 부담되어 근교의 산으로 골랐다.  ‘청계산’

접근성이 매우 좋다,  신분당선 지하철역이 바로 있으니까,  이름도 ‘청계산역’이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5분쯤 걸어가면 바로 청계산 원터골 들머리가 나온다.

물,  간식(한줌견과,  약과,  귤,  사과)을 챙겨서 집을 나온게 오전 9시이다.

나의 오늘 등산 패션이다. 하하하…

아파트 단지를 나와서 길 한복판에서 찰칵!! 길이 많이 얼어있다.

성남대로이다. 어제만해도 차가 많았는데 오늘은 차가 하나도 없네… 하하하…

지하철 신분당선을 타고 간다. 정자역에서 갈아타고 청계산역까지는 두 정거장이다. 멀지 않다.

청계산역 2번 출구로 나와서 5분만 걸으면 원터골 들머리이다.

들머리에 있는 표지석…

산 들머리부터 오늘 심상치 않다. 어제 내린 눈으로 인해 대박의 풍경이 예상된다.

계곡도 눈에 덮였다. 처음부터 엄청난 겨울 순백의 미를 보여준다.

일부 나무가지는 눈의 무게를 못이겨 축 늘어졌다.

한번도 안가본 진달래능선을 타기로 했다. 이곳 진달래 능선은 봄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저 얇은 가지, 솔잎에도 빼곡히 눈이 쌓였다.

진달래 능선으로 오르며…

진달래 능선의 초반은 이런 계단길이다.

저 좌우로 있는 가지들이 모두 진달래이다. 진달래 능선은 900m에 달해있단다. 진달래가 흰색이라니 이거 참 새롭다.

진달래인가 목화인가…

전망포인트에서 한컷! LG전자 건물이 보인다. 옆에 코스트코도 있겠지…

눈 내린 이후로 아직 아무도 안 앉은 벤치

오늘은 옥녀봉을 갔다가 다시 매봉으로 갈 생각이다.

옥녀봉 가는 길… 매봉은 계단이 많은데 옥녀봉은 푸근한 산길이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아래쪽에 과천 경마장도 보인다.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서 옥녀봉이란다.

눈꽃송이 줄

옥녀봉 벤치에 앉아서 물과 간식을 먹는데 그걸 달라고 내 옆에 왔던 작은 새…

겨울산은 많이 타보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처럼 눈이 많이 쌓인 경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겨울산이 이토록 좋은 줄 미처 몰랐다.

얼음은 미끄럽지만 눈은 미끄럽지 않았다.

눈은 흙보다도 푹신했고 푸근했다.

본래의 초록과는 다른 순백의 가지와 잎들은 또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오늘 이곳을 같이 올랐던 다른 분들도 다들 연신 황홀한 탄성을 내뱉었다.

오늘 전국의 눈산을 오른 분들은 다 비슷한 아름다움을 접했을 것이다.

바람의 모습(?)을 그대로 남아있다.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여기에 있었다.

매바위에서의 풍경…

청계산 매바위. 여기에서 매봉까지는 5분거리다.

매봉 정상에서의 모습

내 모습이 꼭 나올 필요는 없다. 정상석을 꼭 찍을 필요도 없겠지만…

대중교통으로 가서 들머리와 날머리가 꼭 같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

매봉에서 계속 가던 길로 가서 이수봉을 거쳐 옛골로 나올 예정이다.

시간이 일러서 사간 사발면은 더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먹을 생각이다.

거듭 말하지만 오늘 겨울 산행은 참 대박이었다.

제대로 밀가루를 뿌린 듯…

제대로 겨울을 느끼게 해주는 산행이다.

소나무인가? 잔 가지들이 서로 엉킨 듯이 보인다.

저곳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 많은 사람들이 라면, 국수 등으로 추위를 녹인다.

사람들이 많아서 빈 틈을 타서 급하게 찍었더니 기울어졌네…

이수봉 정상석 옆에서 라면을 먹었다…. 라면맛은… 설명 불가!!

이수봉에서 옛골쪽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며 다시 눈의 푸근함과 푹신함을 계속 느끼며 편하게 내려왔다.

나는 내려가지만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분들은 볼이 빨래져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지만 그분들도 즐거워보였다.

이렇게 하루종일 산을 타서 이 시간쯤 되면 이제는 콧노래를 부르며 휘적휘적 편하게 내려간다.

소담지다… 소담져…

내려오니 한 겨울은 사라졌다. 바닥에 눈이 없다.

청계산에 오면 거의 매번 옛골토성에서 식사를 하고 갔는데,  라면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 시장하지가 않아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옛골에서 다시 원터골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가려했었는데 옛골토성 바로 옆에 서현동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어 좀 더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마을버스…

서현역 앞에서 내려서 집으로 걸어간다. 여기는 그냥 겨울이다. 어제 내린 눈도 다 녹고 없다. 잠깐 사이로 이렇게 풍경이 달라지다니… 어리둥절하다…

최근 산행 중 가장 행복하고 황홀했던 산행이었다.

점점 더 산에 중독되어가나보다.

다음주에는 어디를 갈까???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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