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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운 것, 잘하고 싶은 것

철관음

잘하고 싶은게 많다.

어찌보면 못한다고 느끼는 게 많은 것이다.

그 못한다고 느끼는 것 중에 나와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면 관심이 안 갈텐데 관심이 가서 잘하고 싶은 것이다.

어찌보면, 잘하고 싶다기보다는 잘 ‘느끼고 싶은 것’이 정확한 것 같다.

가령, 책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지만 그보다는 책을 잘 읽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다. 작가보다는 독자인 것이다.

음악이나 노래를 만들고 싶다가 아니고 음악이나 노래를 잘 듣고 싶다는 생각이다. 역시 작가보다는 청자인 것이다.

잘하기보다는 즐기고 싶다. 영원한 아마추어…

가끔은 우리 아이들이 많이 부럽다. 

악기도 잘하지는 못하지만 두세가지 정도는 할 줄 안다.

큰 아이는 요즘 전기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하여 그걸 배우고 있다.

딸아이는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하여 알아봐줄 생각이다. (부럽다)

 

무언가를 보는, 볼 줄 아는, 안목을 기르고 싶다.

시를 읽어도 그 시가 아름다운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싶다.

그림을 봐도 그 그림의 느낌을 마음에 느끼고 싶다.

책을 읽어도 작가의 언어로 읽고 싶다. 

해리포터를 해피포터 본 작가의 문체로 읽고 싶은 것이다.

해외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통역 없이, 번역 없이, 자막 없이 보고 싶다.

글씨는 좀 잘쓰고 싶다. 내가 봐도 너무 악필이다.

글씨를 못쓰더라도 글씨를 쓸 때 얻을 수 있는 그 평온함을 얻고 싶은데 글씨를 못쓰면 그 평온함은 얻을 수 없는 것 같다. (글씨는 마음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세상 곳곳을 내 두발로 걷고 눈으로 보고 온몸으로 경험해보고 싶다.

세상에 가보고 싶은 곳은 너무 많아서 그 각각 국가나 지명만을 쓰기에도 별도의 장을 마련해야할 것 같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 인물 사진도 좋지만 풍경 사진을 잘 찍고 싶다. 일상의 모습을 멋지게 남기고 싶다. 세상 곳곳을 여행하면서 나만의 멋진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

몸짱이 되고 싶다. 8등신 조각 미남 같은 불가능한 소망을 바라는게 아니고 똥배는 없는 늘씬한 근육남이 되고 싶다.

내 안에서 읊조리는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 정리해보면 아래처럼 분류가 되는 것 같다.

  1. 감상을 잘 하고 싶다. (느끼고 싶다.)
    • 독서
    • 음악
    • 미술
    • 영화
  2. 글씨를 잘 쓰고 싶다.
    • 펜글씨
    • 붓글씨
  3. 세상을 두루 보고 싶다.
    • 트래킹
    • 배낭여행
  4. 사진을 잘 찍고 싶다.
    • 풍경사진
  5. 몸짱이 되고 싶다.
    • 턱걸이
    • 요가

내가 이토록 아날로그적이고 고전적이며 자연적이라니 예상치 못한 결과이다.

예전과 최근에 여러 경험을 하고 심경에 온 변화일 수도 있고, 본래의 내 소망이 현실에 감춰져있다가 최근에 보다 뚜렷이 소리를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것만 봐도 나는 참 욕심이 많다. 이 중 한가지만이라도 잘하기가 힘든데 이렇게 잘 하고 싶은데 많다니…

너무 많다. 이 중에서 하나를 덜어낸다면? 어렵다…

이 중에서 하나만 선택한다면? 어렵다…

두가지만 선택한다면? 음…. 세상 여행과 책을 고르겠다.

이 둘 중 하나만 선택한다면? 음… 여행을 고르겠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은퇴해도 나는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갈다. 아니, 어찌보면 은퇴후에 더 재미있는 생활을 할 것 같아 기대가 많다. 사실 확 그만두고 하고 싶은데로 살까 라는 생각도 요즘 강하게 들기도 한다. (여보! 괜찮지?)

요즘 블로그를 하면서 이 나의 욕망들을 조금씩 드러내고, 조금씩 실천하고 조금씩 기록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조금씩이나마 실행하고 기록하니 일상이 좀 더 즐겁고 재미가 있다. 그게 후에 어떻게 자라서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별도로 하고…

후에 나의 이 욕망들의 구체화 목록, 일종의 버킷 리스트도 공개하려한다.

정말 세상은 넓고, 할 것, 볼 것, 즐길 것이 무궁무궁하다.

철관음
은은하게 철관음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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