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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대교 산책 (2017년 4월 18일)

겨울에 잠실대교를 반쯤 건너갔던 것이 생각나서 점심을 먹고 끝까지 건널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하늘을 보니 부분부분 검은 구름이 뭉쳐있지만 바로 비가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사무실로 올라가 우산을 갖고 올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번에도 귀찮음이라는 병이 나를 이겼다.

애플워치 운동앱을 켜서 트래킹을 시작하고 길을 걷기 시작한다.

낮 시간인데 하늘도 거리도 어둡다. 바로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언제라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날씨다. 벚꽃은 이미 다 지고 없다.

잠실대교 남단 보도. 벽에 담쟁이 넝쿨이 조금씩 자라고 있다. 거리가 거리여서 그런지, 날씨가 이래서 그런지 거리에는 사람이 없다.

잠실대교까지 60km 남았다는게 아니라… 🙂 속도 제한 시속 60km… 하하… 유머유머…

잠실대교 초반 탑(?) 이제 본격 잠실대교 진입이다. 보통 이쯤이면 날씨 좋을때 북한산이 보이는데 날씨 탓인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리 초입에 있는 송파 예술마루. 운영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이곳의 엘리베이터가 계단을 이용하면 잠실 한강지구로 내려갈 수 있다.

잠실 한강지구. 산책로가 잘 되어있다.

잠실대교, 한강, 강변 CGV

저 멀리 남산이 보인다. 여기도 날씨가 좋고 미세먼지가 없으면 남산과 서울타워가 또렷이 보이는데 오늘은 시야가 안좋다. 근데 어째 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느낌이다.

사실 한강 다리를 걷는 건 그리 유쾌한 산책 코스는 아니다. 자동차들이 빠른 속도로 건너 혹시나 하는 우려가 들고, 그 소음, 매연, 그리고 한강의 그리 맑지 않은 물 비린내가 계속 나서 흥겹게 걷기는 조금 어렵다.

잠실대교에서 바라 본 올림픽 대교

400m 만 더가면 강북에 도착한다. 영차영차…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설마했던 비가 한방울 뺨에 떨어진다. 잠시 후 손에도 느껴진다. 이어서 옷에도 한방울씩 튄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허허벌판은 아니지만 허허벌판이나 별 차이도 없는 다리 위에서 비를 피할 곳도 전혀 없는데 직진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바로 몸을 돌렸다. 예전같았으면 왠만하면 그냥 끝까지 갔을텐데 나도 이젠 치기어린 청년이 아니다. 여러모로 안타깝다.

몸을 돌리기 전에 다시 한번 더 한강을 찍는다. 오늘은 여기까지 왔다. 오늘의 뷰는 여기까지다.

내가 있는 부분만 하늘이 검은 것 같다. 비 내릴 때의 그 먼지 냄새가 싫다. 특히 아주 안좋은 매연 먼지 세례일 것 같다. 목표지점은 아까 저 송파 예술마루로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송파 예술마루에서 10분쯤 비를 피하니 비는 다시 잔잔해졌고, 후딱 걸어 사무실로 돌아왔다.

오늘도 잠실대교 왕복은 못했다.

다음을 다시 기약해야겠다.

애플워치 운동앱이 트래킹 코스를 보여준다. 한강 2/3 지점에서 유턴한게 잘 나타난다. 예술마루에서 머물렀던 것도 색깔로 보여진다. (속도별 색깔 구분)

어쨌든 산책은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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