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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소변기를 보고 이런저런…

퇴근 길에 들렀던 서점에서 책을 읽다가 요의를 느껴 화장실에 갔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소변기가 왜 이리 높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다양한 크기, 위치, 디자인의 소변기가 나온다.

https://pixabay.com 에서 퍼옴

개인적으로 마지막 소변기가 디자인도 예쁘고, 높이도 적당한 것 같다.

다리 길이는 사람마다 다르고, 내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고 더 키가 큰 외국인도 고려해야하고, 더 키가 작은 사람들도 고려해야하면 신경써야할 것이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주 키가 작은 어린이들도 고려해야겠지만 많은 경우 우리나라 대중 화장실에는 어린이용 소변기가 별도로 있기도 하다.

여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고려할 필요가 없는 몇 안되는 경우 중 하나인 것 같다. 🙂

소변기를 길지 않게 하자니 기준 높이가 문제가 되고, 소변기를 길게 하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소변기를 아래에 놓자니 소변이 튀어서 위생에 문제가 될 것 같고…

이 글을 처음 쓸 적에는 소변기가 바닥에서부터 가슴 부위까지 불필요하게 길게 디자인되어서 괜히 비싸게 만들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 어찌보면 이 방법이 다양한 요건을 충족하는 ‘효과적’인 디자인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효율을 희생하고 효과를 택한다… 지금보면 맞는 방향인 것 같다.

이 포스팅을 쓰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링크)

[남자의 물건] ‘넛지(Nudge)’를 아시나요? 파리 한 마리가 소변의 질을 높힌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남자는 어렸을 적부터 소변을 보면서 놀이를 많이 한다. 나부터도 그랬던 것 같다.

누가 멀리까지 오줌을 눗는지 친구들과 시합을 하기도 하고

나방이나 개구리가 바닥에 있으면 정조준하여 집중오줌사격을 하기도 하고

캠프파이어의 마지막은 소방훈련으로 마무리되었다.

(간혹 미처 끄집어내지 못한 호일 싼 감자나 고구마가 소방훈련 후에 발견되기도 했다.)

남자 소변기의 아래에는 냄새나 위생등을 위해 비누나 나프탈렌이 놓여있는 경우가 있다.

이 비누나 나프탈렌은 화장실의 냄새를 정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지만 이 외에 소변의 튐을 완화시켜주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소변을 보는 재미를 키워주기도 한다. 🙂

(이 재미적 요소로 인해 소변의 튐을 완화시키는 것이겠지… 가끔은 역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서서 볼일을 보는 남자는 앞서 언급한 소변기의 길이에 따라 낙차가 매우 큰 경우도 있고, 이럴 경우 자체 발사속도와 높이에 따른 가속도의 결과로 그 나프탈렌에 닿을 때의 최종 속도는 무시할 수 없다.

파도에 밀려 서로 부딪히며 데굴데굴 굴러가는 몽돌처럼 나프탈렌도 소변에 이리치고 저리치어 이리저리 움직여지고, 때로는 소변의 힘에 못이겨 부서지기도 한다. 하다보면 장난기가 발동해 소변으로 나프탈렌을 가지런히 모으거나 특정 배치로 정돈하고픈 생각이 들때가 있다. 혹은 이 불쌍한 나프탈렌을 소변으로 확실히 분쇄하겠다는 오기가 생길때도 있다.

이제 조금만 더하면 제대로 배치하거나 분쇄할 수 있는데 힘이나 양이 모자랄때에는 젖먹던 힘을 다해 최후의 한방울까지 최고의 힘과 스피드로 짜내어 발사한다.

목표를 이루었을때의 희열과 실패했을때의 자조감… 남자라면 알것이다. (나만 그러지는 않겠지???)

어쩌다 실제로 나비나 나방이 있는 경우에 그 나비나 나방은 참으로 딱한 운명이 되는 것이다.

남자는 확실히 나이를 먹어도 아이인 게 맞는 것 같다.

아까 서점 화장실에서 찍은 변기에도 파리 한마리가 그려져있었다.

뭐, 별 걸 다 가지고 블로그 글을 쓰네… 쓸게 그렇게 없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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