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사운드 스틱을 치우다.

2004년 초에 구입했으니 13년도 넘게 지났다.

당시에도 획기적인 디자인이었는데 이 디자인을 능가하는 제품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이 제품은 동일 디자인으로 모델 2, 3가 계속 나오고 있다.

사운드 스틱.

이 사운드스틱은 얼마전에 고장이 나서 이제 역할을 마쳤다. 그동안 참 많은 음악과 감동을 안겨주었는데…

고장 이후로 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내 책상에서 인테리어용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오늘 과감히 치웠다. (‘치워버렸다’라고 썼다가 ‘버리다’는 의미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냥 치웠다고 쓰니 그것도 내가 생각하는 그 느낌의 표현은 아니다. 어렵다…)

거실 등에 인테리어로 놓을 지, 아예 깔끔하게 고장난 스피커 산다는 트럭이 지나갈 때 단돈 몇푼이라도 받고 팔지 아니면 정말 내다 버릴지 모르겠다.

(아마 당분간은 거실 인테리어로 쓰일 것 같다.)

사운드 스틱의 빈 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이다.

제품을 고름에 있어 그리 많은 고민을 하지 않는 편인데, 오디오에 관한 것은 고민을 안할 수가 없고, 하더라도 맘에 드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오디오는 선택의 폭이 너무 넓다.

다시 사운드 스틱을 사? 버전 3 블루투스 버전으로 할까?

PC-FI를 다시 해?

PC-FI보다는 그냥 오디오로 하는게 가격도 좋고 음질도 좋을텐데…?

그냥 오디오로 하려면 DAC, 앰프, 스피커 등 구성이 많아지고 그럼 책상도 복잡해지고 전선 연결도 많아질텐데…?

책상 위를 간결하게 쓰고 싶다며?

현재 쓰고 있는 헤드폰으로 만족할 순 없어? 그것도 꽤 좋은 거잖아… 

헤드폰으론 혼자만 만족하고 방안에 음악이 흐르게는 되지 않잖아…

어떤 제품으로 할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할지부터 영 갈피를 못잡겠다.

그동안의 경험에 의하면 물건을 사는 것보다, 살까 말까, 무엇을 살까를 고민할 때가 더 즐거운 것 같은데… 나름 즐기고 있는건가?

모처럼 단비가 오는 일요일 밤에 방안에 은은하게 음악이 흘러나오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드는 밤이다.

About The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