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막글] –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명절이 지났다.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내 주위를 보면 아무도 명절을 즐기지 않는다.

양가 어머님과 아내와 처형과 제수씨 등을 보면 명절 후유증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일년에 딱 두번 먹는 느끼한 제사 음식으로 속이 거북해 져 저녁이면 매우 김치찌게로 속을 달랜다.

장사어치들 주머니를 두둑이 해주는 명절 선물은 그들의 입가에만 미소를 머금게 한다.

어르신들은 자식들을 봐서 좋으실지 모르겠지만 자식들은 귀경, 귀성 전쟁, 선물 신경쓰기, 새배돈 신경쓰기, 결혼은 왜 안하니, 애는 왜 안낳니, 둘째는 왜 안낳니, 취직은 안되니, 회사는 괜찮니 등 신경쓸 것들이 많다.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조상을 잘 둔 사람들은 해외로 여행가고 국내에 없다던데, 국내에 있는 사람들은 조상 덕을 보기 위해 조상에게 절만 꾸벅꾸벅하는구나.

어머니도, 장모님도, 아내도 허리가 아프다고 한다.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아이들은 불로소득인 새배돈을 받고 희희낙락한다.

지극한 불평등의 세습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말한다. 내게 절을 하라, 그러면 너에게 재물을 주리다.

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비민주적인 모습인가.

인간끼리 대등한 게 아니라 한쪽은 몸을 바닥에 눕혀 최고의 굴종을 맹세한다.

다른 한 쪽은 그 굴종의 답례로 돈을 준다.

줄 돈이 없는 노인은 새배도 받지 못한다. 아이들도 귀신같이 누가 돈을 많이 주고, 누가 돈을 조금 주고, 누가 돈을 주지 않는지 안다.

이쪽은 아이가 둘이고, 저쪽은 아이가 하나이면 새배를 어떻게 해야날지, 새배돈을 어떻게 주어야할지 계산을 한다.

작년에는 얼마를 받았고, 올해에는 얼마를 받았고, 너는 얼마를 받았고, 나는 얼마를 받았는지 빠른 속셈과 비교를 한다.

새해 복을 기원하는 본질을 온데간데 없고 더러운 계산만 남아있다.

누구를 위한 명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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