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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배낭여행 2일차 (뮌헨 시내 관광) (1/3)

여행 2일째 – 2018년 4월 3일 화요일

이날의 여행 정리

  1. 뮌헨 시내 관광 (칼스광장, 마리안광장, 뮌헨 빅투알 전통시장)
  2. 레지덴츠 박물관 관람
  3. 개선문 -> 영국공원 -> Hofbrauhaus에서 맥주

어제 밤 10시 쯤 호스텔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는데, 새벽 1시도 안되어 일어났다. 시차 때문인가? 워낙에 아무 준비 없이 시작한 여행이라 여행 계획이 전혀 잡혀있지 않아, 눈 뜸 김에 스마트폰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려는데, 내가 있는 호스텔방에서 와이파이가 잘 잡히지 않는다. 일단 오늘은 오전에 뮌헨 시내관광을 가자고만 대충 계획하고 호스텔의 침대에서 밤새 잠이 드는 둥 마는 둥 전전반측하였다.

묵고 있는 the4you 호스텔은 조식 부페가 요금에 포함되어있다. 아침 7시부터 조식을 지하식당에서 제공하는데 아주 훌륭하다. 치즈, 햄, 빵, 시리얼, 계란, 요거트, 음료 (물, 우유, 쥬스, 커피, 차)의 조합인데 각각이 아주 다양하고 풍성하게 제공되어 여행 첫날 기분과 몸을 풍족하게 해주었다. (여행동안 숙소 식사로는 이곳이 단연 최고였다.)

뮌헨 the4you hostel 조식 부페. 내가 좋아하는 햄과 치즈가 다양하게 제공된다.

햄, 소시지가 도대체 몇 종류야… 아주 풍성하군… 좋아좋아…

내가 좋아하는 후르츠 칵테일도 듬뿍… 시리얼, 우유나 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아주 맛있다. 여기 부페는 내 입맛에 아주 딱이야

우유, 시리얼

다양한 잼들…

몸에 좋은 곡물 시리얼

쥬스, 커피

이렇게 3접시는 먹은 것 같다.

독일은 맛있는 먹을거리가 그리 많지 않다고 여행 전에 들었었는데, 여행을 하며 직접 겪은 내 느낌으로는 자극적인 맛이 아닌, 몸에 진정으로 좋은 묵묵한 맛을 추구하는 곳이 독일이 아닌가 싶다. (철저히 나의 주관적 선입견일 수 있다.) 어제 저녁에 사 먹은 샌드위치도 그렇고 오늘 아침도 그렇고 왠지 소박하지만 풍요롭고 건강한 식재료,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 입에는 모두가 아주 맛있었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는데, 제공되는 빵도 매우 다양해서 식당 전체에 빵 굽는 고소한 냄새가 은은하니 아주 좋았다.

식사를 하고 샤워를 하고 짐을 간단히 챙겨서 호스텔을 나왔다. 기온은 한국보다 온화했고 한국은 미세먼지가 난리인데 이곳은 하늘이 아주 쾌청했다. (글을 쓰는 지금 2018년 10월 한국의 가을은 당시의 뮌헨 못지 않게 공기, 날씨가 청명하다.)

뮌헨 시내 구글 지도. 칼스 광장 (Karlsplaz), 마리안광장 (Marianplaz)이 도심이라고 하여 단촐하게 작은 배낭 하나 메고 무작정 그리로 걸어갔다.

시간이 이른 오전이라 그런가, 거리는 한산한데 트램과 버스가 함께 다니는 도로가 새롭다.

거리 양쪽으로 놓여있는 건물이 특별한 문화재인지, 박물관인지 모르겠는데, 역시 이곳이 유럽이구나 싶은 멋스러운 건물들이 계속 나와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게 된다. (나중에 알고보니 유명한 건물이었다.)

이곳이 뮌헨 제1 지방법원이란다. 지붕에 저울을 든 신이 서 있다.

칼스 광장으로 가며 본 뮌헨 지방법원 측면

트램의 전기줄이 유럽에 왔음을 실감케한다. 하늘이 청명하다. 내가 정말 유럽에, 뮌헨에 왔구나~~ 실감이 조금씩 난다.

성 마이클 성당. 4월 8일부터 15일까지가 Osterfestival인가보다.

성 마이클 성당. 멀리서 찍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희고 뾰족한 건물이 인상적이다.

독일은 맥주의 나라라고 하는데 도자기로 만든 맥주잔 혹은 주석으로 만든 술잔이 기념품 매장안에 가득하다. 저 잔들을 사가고 싶지만 여행 내내 감당할 자신이 없어 눈으로만 본다. 저기에 맥주를 가득 넣고 호탕하게 마시면 참 즐거울 것 같다. 하하… 딸꾹~~

오른쪽 잔에 새겨진 성당이 뮌헨의 상징 중의 하나인 프라우엔 성당이다. (실제 성당은 공사중이어서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었다.)

칼스 광장에서 계속 걸어가면 마리안 광장에 이른다. 한국의 가을 같다. 여유롭다, 자유롭다, 너무 좋다… 확실히 나는 비수기에 적당한 고독과 쓸쓸함의 여행을 즐기는 것 같다.

칼스 광장에서 마리안 광장으로 가는 길은 한국의 명동같다. 각종 매장이 좌우로 즐비하고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린다.

동으로 만든 동물 조각이 인상적이다. (메기)

요염한 포즈의 멧돼지 조각… 얼굴과 상체는 우락부락한데 하체는 너무 다소곳하다. 하하.

칼스 광장을 지나 유유자적 길을 걷다보면 재미있는 조각, 멋진 건물들이 불쑥불쑥 나와서 전혀 심심하지 않다.

 

뮌헨을 대표하는 건물 중의 하나인 프라우엔 성당(성모 성당)은 공사 중이어서 안에도 못들어가고, 전망대에 오를 수도 없었다. 이 성당이 대표 건물인 이유는 근교 어디에서도 이 성당이 보이고, 이를 중심으로 위치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성당이 보여야 뮌헨인 것이다.

공사중인 뮌헨 프라우엔 성당

성당에 들어갈 수도, 오를 수도 없어서 아쉬웠기에 성당을 한바퀴 빙~~ 돌아보았다.

칼스 광장에서 마리안 광장까지. (중간에 프라우엔 성당)

마리안 광장은 뮌헨의 명동이라고 할까… 광장 바로 앞에 웅장하고 아름다운 시청 건물이 있고, 광장 주변에는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볼거리, 먹을거리, 구경거리가 많아 언제나 사람들이 가득하다. 뭐니뭐니해서 마리안 광장의 상징은 시청사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청이 또 있을까?

마리안 광장과 신시청사. 왼쪽에 프라우엔 성당의 쌍동이 탑이 보인다. 이곳이 뮌헨의 관광 중심지이다. 마리안 광장에는 지하철 (S-Bahn, U-Bahn)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마리안 광장 바로 옆에 있는 뮌헨 신시청 (왼쪽 부분)

마리안 광장 바로 옆에 있는 뮌헨 시청 (오른쪽 부분)

중간에 있는 인형 (초록색 부분)은 하루에 두번 (오전, 오후) 종을 울리며 움직여서 그 시간이 되면 그 모습을 보려고 사람들이 인산인해로 몰려든다. 사실 별거 아닌데…

뮌헨의 마리안 광장에는 뮌헨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전망대가 여러곳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이 프라우엔 성당 전망대, 신시청사 전망대, 그리고 신시청사 바로 옆에 떨어져있는 성 피터 성당의 전망대이다. 이 세곳 모두 전망대에 오르려면 유료로써 돈을 내야하는데 프라우엔 성당과 성 피터 성당의 전망대는 공사중이어서 오를 수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신시청사 전망대에도 오르지는 못했다. 오전에는 너무 일러서 개시 전이었고, 오후에는 너무 늦게 가서 마감이 되었다.

마리안 광장 신시청사 앞에 세워져 있는 어떤 기념탑

오전에는 개시 전이어서 시청사 전망대에는 오르지 못하고, 대신 시청사 건물 문으로 들어가니 안쪽에는 또다른 조각과 공간이 있었다.

시청사 안으로 들어가서 나오는 건물과 조각

뭔가 괴기스럽고 고통스러운 모습, 표정의 인물상이 있다.

이 건물은 세워진지 100년 정도 된 건물이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으로 되어있어 중세의 건물 같은 느낌을 준다. 고통스러운 표정의 인물상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받게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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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뮌헨 신시청사

마리안 광장에 있는 분수 (물고기 분수라고 한다.) 복어처럼 빵빵한 물고기 조각이 분수 위에 놓여있다.

 

광장 주변으로 제과점과 카페가 즐비하여 윈도우 쇼핑을 하였다. 어제는 밤이라 뮌헨역 내 매장에 물건이 그리 많지 않아서 몇몇 통곡물 빵 위주로 보였다면, 오늘은 이른 아침 하루를 시작하는 시기라 그런지, 과일빵, 곡물빵, 햄치즈빵 등 종류가 매우 많았다.

이번 유럽여행을 하면서 많이 느낀 것이 생활물가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곳이 물가가 높지 않은 것인지, 우리나라 물가가 높은 것인지…

과일과 크림이 듬뿍인 빵. 보기만 해도 달아보인다… 가격은 대략 4천원 후반대

단빵을 좋아하는 내가 아주 좋아할만한 맛있어보이는 빵이 즐비해있다.

이런 케익이 대략 1.2만원이면 싼편 아닌가? 우리나라는 2.5만원은 할 것 같은데… 내가 좋아하는 체리, 베리, 산딸기 류가 듬뿍이라니…

뮌헨의 학생, 직장인들이 이 빵으로 아침을 많이 먹나보다. 대부분이 곡물빵으로 부드럽지는 않지만 고소하고, 몸에 좋아보인다.

아주 건강해보이는 곡물빵. 햄, 치즈, 야채가 그득그득하다. 저 곡물빵은 느끼하지 않고 아주 진하게 고소하다.

 

마리안 광장에서 피터 성당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빅투알 전통시장이 나온다. 해당 도시나 마을을 느끼기에 전통시장만큼 좋은 곳이 없다. 쫄레쫄레 시장통으로 들어가본다.

전통시장에는 정육점 (햄, 고기, 족발), 야채, 과일, 향신료, 반찬(?) 등이 아주 풍성하게 놓여있었다. 우리나라 시장과도 비슷한 모습이 많이 느껴졌는데 우리나라 시장처럼 복잡하고 가게가 많거나 호객이 있지는 않았다.

정육점에 그득그득 놓여있는 각종 고기 덩어리들과 햄은 여행객이 아니라면 바로 사서 구워먹고 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럽고 몸에 좋아보였다.

삼겹살, 목살 위주가 아닌 소세시, 붉은살 덩이 고기 위주로 비치되어있는 정육점

독일은 족발이 유명하다고 하더니 정육점에서도 족발 부위를 그대로 판다.

유럽 대부분이 식당에서 사먹으면 비싸고, 가게에서의 재료가격은 매우 쌌다. 고기도 많이 싸다. 고기는 비계는 별로 없이 붉은살코기 위주로 판다.

우리나라에 있는 것과 비슷하면서 다른 각종 야채들… 독일도 버섯을 많이 먹나보다.

감자, 호박, 양파, 파 등도 푸짐히 많이 판다. 감자는 밭에서 바로 캐왔는지 흙이 말라있지도 않다. 신선해보인다. (근데 감자는 우리나라에서는 6월 말 경에 캐는데, 여기는 벌써…???)

양파도 모양, 종류, 색깔이 다양하다. 독일도 늙은호박으로 죽을 쒀먹나…?

이건 뭐지? 아스파라거스? 버섯? 최고의 품질이라고 써있다. 건강한 식재료들이 즐비하여 사서 조리해서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과일도 종류도 다양하고 값도 비싸지 않았다. 망고가 아주 흔하게 보였다.

내 사랑 망고… 이곳에서는 아니지만 여행하면서 망고를 종종 사서 먹었다. 그 달콤함이라니…

올빼미 수공예품. 참고로 올빼미는 귀가 나와있지 않고, 부엉이는 귀가 나와있단다. O v.s ㅂ 의 차이.

시장 한켠에 있는 손을 올린 여성. 힐러리 전 미국무장관인 줄 알았다. (그럴리는 없겠지…)

향신료인 것 같다. 우리나라 겨울에 감 꿰어서 말리듯이 저렇게 치렁치렁 널어놓고 판매를 한다. 신기하다.

이걸 보고는 깜짝 놀랐다. 독일도 반찬으로 발효식품이 흔한가보다. 주로 올리브인가…? 전통 재래시장다운 뭔가 풍요로운 모습이다.

이건 나도 차마 못먹겠더라… 사서 안먹은 것은 아니고, 자신이 없어서 구입자체를 하지 않았다. 샌드위치 가운데에 회(?)가 들어간다. 많이 비릴 것 같은데 막상 먹으면 의외로 안비리고 맛이 있으려나…?

위의 회샌드위치를 파는 매장 이름이다. 체인점인 것 같다. 유럽 곳곳에서 이 매장을 보았다.

저 탑이 있는 곳이 피터 대성당이고, 이곳이 전통시장이다. 시장이든 도시이든 유럽은 이렇게 테이블을 도로나 광장에 내놓고 영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달박달박 복잡한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전통시장 구경을 마치고 피터성당으로 간다. 실제 미사가 열리는데 밖에 써있는 미사 프로그램을 보니 어제는 모차르트 미사 브레비스가 연주되면서 미사가 있었다고 한다. 오늘은 다른 음악이고, 시간도 맞지 않아서 감상은 어려울 것 같다. 이번 유럽 여행 중의 주된 테마 중의 하나는 모차르트인데 이곳 독일, 뮌헨에서의 모차르트는 아직 인연이 안되나보다. 

고등학교 때 독어를 제 2 외국어로 배웠지만 전혀 모르겠다. 이쪽으로 가면 피터 성당이라는 방향인가보다 라고 생각한다.

피터 성당 내부에 들어가 가볍게 한바퀴 둘러보았다. 음악과 함께 진행되는 미사를 보았으면 아주 인상적이었을텐데… 아쉽다.

피터 성당의 전망대는 유료(성인 약 4,000원)이고,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걸어올라가야하는데, 그마저도 공사중이어서 오를 수가 없다. 공사중인 것은 이곳에 언급이 없다.

 

이제 어딜가지 하고 망설이다가 뮌헨에 바이에른 국립극장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곤 위치를 가늠할 겸, 적당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예매도 할 겸 그쪽으로 가다가 Manufactum Warenhaus라는 생활용품 매장이 보여서 구경을 위해 들어갔다.

견물생심이어서 이곳의 생활용품, 특히 차에 관한 용품들을 보고는 구입하고픈 욕구가 샘솟은 것을 참느라 혼났다.

원예용품, 다기, 만년필, 그릇, 정원용품 등 각종 물건들이 즐비해있어 아주 재미있게 눈요기를 했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것, 평소에도 많이 보던 것, 접하던 것이지만 하나하나 새롭게 느껴지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여행이 즐거움이자 묘미인 것 같다. 가령 대중교통 이용하는 법, 식당에서 음식 주문하는 방법, 음식 먹는 방법, 음식 먹고 계산하는 방법, 엘리베이터 타는 방법,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연결하는 방법, 유럽에서는 화장실 이용하는 방법 등도 한국에서와는 다르다. 일부는 추가 돈을 내야하고, 일부는 아주 불편하고, 일부는 주위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아서 눈치껏 해야하는 것 등도 있어 때로는 땀도 흘리기도 하지만 그게 그 여행을 결코 잊지 못하게 만드는 추억이나 향기가 아닐까 싶다.

나는 그래서 여행이 좋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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