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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이용기] 해피해킹 청소하다

전에 쓴 것처럼 나는 키보드를 좋아한다. 어쩌다보니 지름신이 와서 또 키보드를 질렀다. 그 지른 키보드에 대한 얘기는 차차로 하기로 하고, 새해 맞이 키보드 청소를 한 것부터 정리해보자.

해피해킹 Pro2 무각은 내 기억이 맞다면 2008년 초에 구입했다. 당시에도 무척 비싼 가격으로 구입했는데 지금은 당시 가격의 배 이상 뛰었고, 현재는 정식 국내 판매는 하지 않고, 해외배송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 (역시 지름신은 왔을때 영접하는게 답인 듯…)

올해가 2019년이니 만 11년을 해피해킹 Pro2 무각을 썼다. 한번도 청소를 하지 않은 상태로…

해피해킹 프로2 키보드
손때가 가득한 나의 해피해킹. 최애 키보드 중 하나이다.

전에 찍은 사진에서도 보이는데 손때가 새까맣게 끼고, 주변의 플라스틱은 특유의 빛바램으로 이제 세월의 흔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며 키보드 키캡을 빼서 안의 먼지를 닦고, 키캡을 깨끗이 닦기로 했다.

키캡은 키캡 분리기 (키캡 리무버)를 사용하는게 좋고, 이는 시중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값으로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비싼 것도 있다. 키보드 관련해서는 리더스키라는 곳이 유명하다.)

키보드 키캡 리무버

내부 먼지는 부드러운 솔과 후후 부는 입바람과 먼지 블로어를 통해 제거하면 되고, 키캡의 손때는 스펀지 매직블럭을 이용하면 아주 깨끗하게 닦여진다.

일단 키캡을 분리한다.

해피해킹 무각 키캡 분리. 참 지저분하다.
내 키보드는 해피해킹 Pro2 무각 (키에 각인이 없음)

저 내부는 솔로 살살 쓸어내어 먼지를 털고, 뽑아낸 키캡은 스펀지 매직블럭에 물을 묻혀서 부드럽게 살살 닦아주면 깨끗하게 먼지가 닦여진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전부다 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나보니 오기가 생겨서 다 하게 되었고, 이것도 생각보다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그렇게 낑낑대며 청소를 하고 다시 키캡을 끼우니~~~~ 짜짠~~

다시 새것처럼 깨끗해진 나의 해피해킹 무각.
다른 키보드들과 나란히 놓고… 나는 큰 키보드보다 작은 키보드를 좋아한다. 숫자판은 쓴 적도 없고, 별도 방향키등도 별로 안좋아한다.

잠시 해피해킹 추천(?)을 하면… (이전 블로그에서 언급을 하기는 했지만…)

내가 해피해을 좋아하는 이유

  1. 작고 가볍다
    1. 덩치 커서 공간 많이 차지하고 무거운 키보드는 내 취향 아님
    2. 보고 있으면 아주 귀여운 느낌이 나서 자꾸 두들기고 싶다
    3. 키보드가 작아서 동선이 작고 그만큼 키보드 입력이 효율적이다.
  2. 키보드 배열이 효율적이다 (위에 말한 동선과도 연관이 있는데, 크기가 아닌 배열에 집중하면…)
    1. ESC, Backspace 위치가 멀지 않아 입력하기가 편하다. (해피해킹 치다가 다른 키보드 치면 ESC, Backspace가 너무 멀다는 것을 느낀다.)
    2. ‘A’ 자판 옆에 있는 키가 Capslock이 아니라 Control 키이다. 사실 Capslock은 내게 전혀 불필요하다.
      1. OS에서 Capslock <-> Control 키를 전환할 수 있지만 이게 기본적으로 전환되어있는 것이다.
    3. Space 왼쪽에 있는 키가 넓고 기본 엄지손가락 위치에서 가깝다. (이 키는 mac OS에서는 command키로 매우 많이 쓰이는 키다.)
    4. 특수키인 Fn 키의 위치가 아주 직관적이다. (다른 Fn키가 있는 키보드를 쳐보면 해피해킹 Fn 위치가 얼마나 절묘하고 편한지 알 수 있다.)
  3. 손가락에 느껴지는 키감이 좋다
    1. 누군가 ‘손르가즘’이라고 했던가? 손맛이라고 하는 그 느낌은 직접 쳐보지 않고는 말로 전달할 수는 없다. (불립문자?) 적당한 반발감에서 느껴지는 그 손맛은 편안함과 짜릿함을 함께 선사한다. 사실 나도 그랬고 대부분이 해피해킹을 잔뜩 기대해서 쳐보고는 뭐야? 이게 뭐야? 별거 아니잖아? 라고 하지만 해피해킹을 치다가 다른 키보드 치면 매우 재미없음을 느끼고, 다시 해피해킹을 치면 그 손맛을 제대로 느끼게 된다.
  4. 귀로 들리는 타건음이 좋다
    1. 인간의 오감 중 귀로 받는 자극도 다른 자극 못지 않게 감각적이다. 어떤 사람은 이 귀로 느끼는 그 소리 때문에 키보드를 선택하고, 바꾸곤 할 것이다. 나도 해피해킹의 그 타건음이 좋다.
      소리가 큰 기계식 (청축, 갈축 등) 사무실에서 민폐가 될 수 있어서 선택에 제한이 있을 수 있고, 해피해킹도 기계식보다는 소리가 적지만 보다 저소음을 위해 Type S (Silent?) 모델이 최근에 나왔다고 하는데 나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type S는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해피해킹의 소리는 너무 과하지 않아서 무식하게 누르지 않으면 키보드 소리도 그리 크지 않다. 누구는 초콜렛 부러뜨리는 소리라고 하는데 나는 그보다는 나무도마에서 칼질하는 소리같은 느낌이다. 둥강둥강, 덩강덩강하는 소리가 너무도 듣기가 좋다.

이런 이유들로 해피해킹을 선택하고, 오랫동안 애지중지 썼지만 사람은 간사하고, 호기심 많은 동물이라 이 외에도 여러 키보드를 접하고 싶어해서 최근에도 키보드를 구입하고 체험해보는 것 같다. (나는 개발자이고, 블로그 글 쓰는 것도 좋아하니 키보드는 나와 가장 가까운 기기 중 하나이니 키보드에 대한 투자는 아깝지 않다. 나는 소중하니까…)

사실 이 참에 키보드를 다 꺼내서 정리해보니 아주 예전에 중고로 구입해놓고 잘 쓰지 않던 키보드들도 있어 그것들도 먼지 닦고 정리를 했다.

이번에 그 키보드들 키감 등을 한번 정리해보련다…

이번에 새로 생긴 키보드들 포함하여… (아내가 이 글을 보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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