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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별미, 무청 시래기 돼지고추장 볶음 (3월 10일)

본가 부모님께서 작년에 텃밭에서 키운 배추, 무로 김장도 했고, 그 김장으로 겨우내 종종 만두도 빚어 먹었다. (김장 김치를 1년 내내 먹는 우리 가족)

얼마전에 부모님께서 우리 집에 오셨는데 그때 뭔가 한 바구니 들고오셨으니 그게 바로 김장 무 청을 말린 시래기였다.

시래기는 바짝 말라 물에 삶고 불려야하는데, 그리 오래 마르지 않아서 그런지 불리기가 어렵지 않았다.

쌀뜨물을 담아서 큰 들통에 붓고 시래기를 넣고 함께 끓이면 구수한 시래기가 된다.

야들야들해진 시래기를 깨끗한 물에 여러번 씻으면 훌륭한 나물거리나 음식의 부재료가 된다.

시래기는 종종 사먹는 뼈다귀 감자탕에도 많이 들어가는데 토속입맛인 내 입에 이보다 맛있는 것은 별로 없다.

무는 영양가가 무보다 잎에 더 많다고 하는데, 이 시래기에는 비타민, 미네랄 등이 아주 풍부하고 식감과 풍미가 대단하여 한 번 먹으면 그 맛을 잊기는 쉽지 않다.

마트나 시장에서 물에 불린 시래기를 팔기도 하는데, 위생상태도 좀 그렇고 잘 불리기가 어려워 만족감을 느끼기가 어렵다.

시래기는 나물로 해먹어도 아주 좋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돼지고기 고추장 볶음이다. (사실 볶음이라고 하기는 좀 애매한데 다른 적당한 명칭을 모르겠어서 그냥 볶음이라고 하겠다.)

방법은 아래와 같다.

재료

  • 시래기
  • 고추장 양념
  • 목살

조리법

  1. 더치오븐 아래에 시래기를 평평히 고루 펼쳐 놓는다.
  2. 고추장 양념 목살을 시래기 위에 고루 놓는다.
  3. 목살 위에 시래기를 또 한겹 올린다.
  4. 더치오븐이 넘치지 않게 적당히 시래기와 목살의 탑을 쌓는다.
  5. 더치오븐에 불을 켜고 1시간 쯤 기다린다.

더치오븐은 요리하기가 쉽다. 처음에는 강한 불로 익히다가 10분 쯤 지나 김이 나면 약불로 줄여서 한 40~50분쯤 지나면 맛있는 요리가 된다.

고구마든, 수육이든, 볶음이든 다 이 한가지 방법으로 한다. 실패한 적은 한번도 없다. 🙂

이래서 더치오븐을 마법의 요리도구라 부르는 것 같다.

삶은 시래기이다. 사지 않고, 집에서 기른거라 시래기가 깨끗하고 부드럽다. 그래도 여러번 물에 헹궈야한다.
물에서 건져 물기를 어느정도 제거해준다. 일부는 볶음요리로 쓰고, 일부는 나물을 한다. 남 주기 아까울 정도로 맛이 있다.
시래기와 양념한 목살을 연달아 올려준다. 목살의 육즙과 시래기가 만나 콜라보를 이루게 된다.
가족이 먹는 건데 뭘 아끼랴… 용량이 허용하는 한에서 계속 층을 쌓는다.
마지막에는 고추장 양념물을 부어주고, 더치오븐 뚜껑을 덮고 불을 켠다. 처음에는 센불, 끓으면 약불.
만능 무쇠솥 더치오븐.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다.
뚜껑을 열고 싶은 욕구는 굴뚝같지만 적당한 시간이 될 때까지 뚜껑은 절대 열지 않는다. 더치오븐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매움을 중화하기 위해 부드러운 계란말이만 하나 더 했다. 김치도 없이 밥과 이것만 있으면 된다.

고기도 야들야들하니 정말 맛있지만, 고기보다도 시래기가 그 특유의 구수한 풍미와 부드러움으로 모두를 감탄케 한다.

처음에는 시골음식이라고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아이들도 한입 먹어보고는 계속 젓가락을 놀린다.

밥 위에 고기와 시래기를 얹어서 크게 한 입 먹으면 너무 맛있다. 이렇게 부드러울수가…

이렇게 푸짐하게 시래기 목살 볶음을 해 먹었는데도 아직 먹은만큼 더 시래기가 냉장고에 있어 마음이 넉넉하다.

이 맛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웃이 더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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