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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북한산 종주 (불광역 -> 백운대 -> 우이동)

2019년 12번째 등산

2018년 3월에 같은 코스로 다녀왔었다. (불광역 -> 족두리봉 -> … 백운대 -> 우이동)

당시 등산기 포스팅

몇번 언급한 것 같은데, 북한산(삼각산)이 서울에 있는 산이라고 해서 별 것 아닌 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오산이다. 북한산은 서울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다른 명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 빼어난 명산이다.

그리고 그 산의 기상이 왕의 기상을 담은 것 같은 느낌이 절로 든다. 산이 그리 높지 않지만 그 하늘로 치솟는 그 기운이 범상치 않다.

그 옆에 있어 같이 북한산 국립공원에 속한 도봉산은 북한산 같은 찌릿찌릿함은 없고 엄마 같은 포근함, 혹은 신선이 노니는 것 같은 신비감을 주는 또 하나의 명산이다.

사는 곳에서 가까운 관악산도 명산이고 여러 등산로가 주는 풍경과 오르는 재미가 솔솔하지만 북한산은 격이 한 층 높다고 본다.

마침 전날인 6월 7일에 비가 조금 내려 하늘이 더할 나위 없이 화창하고 공기도 맑을 것 같아 가벼운 마음으로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분당에서 8100번 버스를 타고 종로에서 버스를 타면 불광역까지 1시간이면 도착해서 그 정도면 접근성도 무난한 편이다. (자주 가자 북한산…)

사진은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오전 6시 18분에 집을 나섰다. 여름이라 6시에서 낮처럼 환하다. 하늘이 참 기분좋게 푸르다.

오늘의 들머리인 불광역 대호아파트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지도 링크)

위의 계단을 오르며 계단 옆 집들을 보니 여기가 서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자연 친화적인 밭이 가꾸어져 있다. 파도 심고, 상추도 있고, 고추도 있고…

 

북한산 들머리 옆 밭. 이 밭 주인은 부자이고, 매우 뿌듯할 것 같다. 서울에서 가장 공기 좋은 곳에서 이렇게 넓은 땅도 갖고 있으니…

어르신! 부럽습니다.

오늘의 들머리! 불광역 북한산 출입문이다.

2018년에 오른쪽으로 잘못 갔는데, 오른쪽은 둘레길이고 왼쪽의 ‘족두리봉’쪽으로 가야한다. 족두리봉까지 가파른 경사길이다.

서울에서, 특히 미세먼지가 심한 요즘에 보기 힘든 파란 맑은 하늘이다. 전날 비가 내려서 산을 오르는 중에 코 끝을 스치는 솔향이 너무도 향기로웠다.

성냥갑 같은 집들과 아파트가 갑갑해보이지만 그래도 뿌연 먼지띠가 보이지 않아 그나마 낫다.

들머리에서부터 바로 가파른 오르막이다. 아직 몸도 안풀렸는데 처음부터 빡세네~ 라며 낑낑대며 한발한발 오르면 어느새 잠시 쉴 평평한 곳이 나온다.

첫 쉼터… 초반에는 자주 쉬어줘야한다.

캬~ 좋다. 정말 북한산 인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저리 가운데가 똑 떨어져나갔지? 전에도 같은 감상이었는데 마치 모아이 석상 같다.

북한산은 관악산보다 훨씬 악산이다. 기암괴석이 매우 많아 신비로움 느낌을 준다. 물론 오르기도 힘이 든다.

7시 40분부터 등산을 시작하여 약 50분 만에 첫번째 봉우리인 족두리봉에 다다른다.

족두리봉은 조선시대 예복을 입을 때 여성들이 머리에 쓰던 관을 닮아서 족두리봉이라고 한다.

족두리 (위키피디아에서 퍼옴)

족두리봉은 아래처럼 생겼다. 실제 족두리보다 더 아름답다.

족두리봉. 신기하다 어떻게 저런 봉우리가 저기에 불쏙 솟아있는가…

족두리봉에는 오를 수 있다. 오르기가 어렵지도 않다. 하지만 올라서 전망을 볼 때에는 조심해야한다.

용암이 훌쩍 날아 뚝 떨어져서 생긴 듯한 저 바위는 족두리봉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저 멀리 서울타워가 보인다. 날씨 참 끝내준다.

저 송전탑이 옥의 티이구나. 좀 큰 티인걸…? 앞으로 걸어갈 능선과 봉우리들이다.

족두리봉에서 바라본 불광동. 빽빽하구나…

전날 내린 비로 몰이 고여있다. 근데 이런 자연에 흔적은 남기지 맙시다. 잘 쓴 글씨도 아니고 저런 훼손이 뭐란 말인가…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와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쪽으로 걸어가며 절경을 본다. 솔향이 계속 코 끝을 스치는데 미치도록 좋다. 처음 족두리봉까지는 길이 매우 가팔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평평한 능선이라 콧 노래가 절로 나온다.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하는 바위와 초록의 절경… 사진은 실제 풍경이 주는 감동을 담지 못한다. 왼쪽의 봉우리가 비봉으로 진흥왕 순수비 사본이 있다.

향로봉은 오르지 않고 옆으로 우회하다가 평평한 바위에서 잠시 쉬며 숨을 고른다. 쉬면서 먹는 간식 (과일, 떡, 물)은 참으로 꿀맛이다.

오른쪽이 향로봉인데 우회하여 오르지 않았고, 모습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사실 향로봉 모습은 정확히 잘 모르고 있다.

중앙에 비봉, 좌측에 사모바위가 보인다. 비봉 정상에 삐죽한 것이 진흥왕 순수비 사본이다.

북한산(삼각산) 정상인 백운대, 만경봉 등이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는 저기이다. (까마득하다…)

관봉이라고 하는데, 지도에는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 반구 모양이 족두리봉처럼 묘하다.

사모관대를 닮았다고 사모바위이다. 여유로운 능선길을 따라 걸으면 어느새 사모바위가 덩그러니 눈 앞에 나타난다.

멀리서부터 향로봉 (중앙), 관봉 (우측), 비봉 (좌측)이다.

21세기 사람들한테는 아이언맨 얼굴 바위로 보이겠다.

계속해서 승가봉, 문수봉 쪽으로 간다.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바위, 봉우리들이 줄지어있다.

사모바위를 지난 큰 바위 언덕 길을 오르면 승가봉이 나와서 이제 문수봉이 제대로 보이게 된다. 밧줄 잡고 내려오면 바로 통천문이 있는데 그 옆에 넓직한 바위가 있어 한숨 자기에 딱이다.

통천문. 왼편 바위 위가 넓어서 전망을 보며 쉬기에 아주 좋다. 이곳에서 한숨 자고 가기도 한다.

문수봉은 가파르게 오를 수도 있고, 빙 돌아 갈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가파르게 오르는 길을 택한다. 겨울에는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문수봉 가는 경사길. 위험하고 짜릿하다.

문수봉 가는 경사를 오르며 뒤돌아보는 절경.

아주 찌릿찌릿하다. 저 철봉을 꼭~~ 붙잡고 한발한발 차근차근 올라야한다.

시야가 점점 넓어진다. 하늘은 오전보다 뿌옇게 되었다.

이게 저의 다 왔다. 오르막은 끝나고 살짝 바위를 돌아가면 된다.

갑자기 공룡, 특히 ‘곤’을 닮은 바위가 보인다.

왼쪽에 문수사가 있다. 직접 보면 감탄이 나는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덜하여 안타깝다.

두꺼비를 연상케하는 문수봉이다.

도봉산에서 내려올때에도 두꺼비 바위를 봤는데, 여기에도 두꺼비가 한마리 있군. 하하

북한산에서 백운대에 못지않게 오르기 힘든 문수봉이다. (빙 돌아서 올 수도 있다.)

문수봉에서 북한산성 성곽길을 따라 대남문, 대성문, 대동문으로 가는데 솔직히 이 길은 재미가 없었다. 특히 대남문은 공사 중이어서 어수선한 공사길을 걸었고, 계속되는 계단길은 그동안 걸었던 능선의 포근함, 기암괴석과 멋진 산세를 보는 등산의 맛이 없었다.

대동문으로 가는 중에 제대로 북한산 봉우리가 보인다. 아직도 갈 곳이 까마득하다.

대동문 쉼터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견과류, 떡, 초콜릿 등만 먹어서 시장하고 기운이 부족하다.

대동문. 이곳을 시작점으로 하면 북한산 정상까지 빠르게 다녀올 수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백운대까지는 3.1km로 약 1.5시간 예상해본다.

북한산 동장대

이제부터 북한산 정상이 지척에 보인다. 백운대 정상의 태극기가 보인다.

노적봉인가…

북한산 백운대 위용이 대단하다. 오른쪽으로 정상을 향하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북한산 만경봉

백운대는 이렇게 깍아지는 듯한 바위를 한줄로 올라가야한다.

거의 다 왔다. 옆에 인수봉이 보이고, 백운대 아래에는 넓직한 바위가 있어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캬~~ 좋다. 북한산은 정말 최고다…

왠만하면 내 모습은 안 올리려 했건만, 백운대 태극기 인증샷은 올려야겠어서…

북한산 백운대 정상석 (836m)

힘들었는데… 정상에 오니 마냥 좋다.

백운대 바로 아래 넓적바위… 조금만 앞으로 더 가면 낭떠러지인데 저 앞에서 간식을 먹으며 많이 쉰다.

인수봉… 저 멀리 도봉산이 보인다. 이 인수봉이 바로 보이는 이 곳에서 한참을 쉬었다 내려왔다.

내려오며 만경봉이 가장 잘보이는 곳에서 다시 한번 더 찰칵!!

지금 봐도 백운대 오르는 길은 아찔하다. 그런데 다시 또 오르고 싶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 않아 배가 고프고 기운이 없다. 내려가서 맛있는 것을 먹을 것인가, 중간에 산장에서 대충 먹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산장에서 뭐라도 먹자고 정해 메뉴를 보니 인스턴트 밖에 없다. (두부 김치 등도 있었는데 이는 식사가 아니라…)

막걸리도 한잔 하고 싶었는데 이제 산장에서 술을 팔 수는 없단다.

쌀국수와 사이다로 늦은 점심을 대신한다. 그 맛이 환상이다. 먹고 나서는 허기졌는데 그래도 다시 먹기는 그래서 우이동에서 식사는 하지 않고 바로 집으로 왔다.

백운산장. 이때 시간이 3시가 넘었구나.

백운산장

 

환상이었던 쌀국수와 푹 익은 김치. 거기에 시원한 사이다.

무사히 백운탐방지원센터로 내려와 또 한참을 걸어 우이동으로 최종 하산했다.

 

 

산은 정말 좋다…

북한산은 너무 좋다.

올해에 북한산 3번만 더 가보자.

 

2019년 등산 기록

  1. 광교산 (2월 23일)
  2. 청계산 (3월 17일)
  3. 분당 불곡산 (3월 23일. 수내동 -> 불곡산 -> 태재고개 -> 영장산 -> 율동공원)
  4. 관악산 (3월 31일. 사당 -> 연주대 -> 서울대)
  5. 광교산 (4월 7일. 반딧불이 화장실 <-> 형제봉)
  6. 관악산 (4월 13일. 과천향교 -> 연주대 -> 관음사 -> 사당) 
  7. 관악산 (4월 20일. 과천 육봉 -> 연주대 -> 사당)
  8. 분당 불곡산 (4월 28일. 수내동 <-> 불곡산)
  9. 관악산 (5월 1일. 과천 초등학교 -> 연주암 -> 연주대 ->과천향교)
  10. 청계산 (5월 18일. 판교도서관 -> 국사봉 -> 이수봉 -> 옛골)
  11. 분당 불곡산 (6월 6일. 수내동 <-> 불곡산)
  12. 북한산 (6월 8일. 불광역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문수봉 -> 대남문 -> 대동문 -> 백운대 -> 우이동) (이번글)
  13. 가평 유명산 (6월 15일. 유명산 자연휴양림 -> 유명산 정상 -> 자연휴양림 산책로 -> 휴양림)
  14. 관악산 (6월 16일. 과천향교 -> 연주대 -> 과천향교)
  15. 분당 불곡산 (6월 30일. 수내동 <-> 불곡산)
  16. 도봉산 (7월 7일. 송추계곡 <-> 여성봉 <-> 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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