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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 2일차 (2020년 1월 17일. 중정기념관, 대만대학교, 타이페이101) (1/2)

시차가 있어서 그런가? 대만은 한국보다 해가 일찍 뜨는 것 같다. 한국은 7시면 깜깜한데 이곳은 7시인데 어둠이 없다.

새벽형 인간인 나는 여행을 와서도 일찍 일어나고 왠만하면 아침에 주변 산책을 한다. 밤에 비가 내린다고 하더니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을 챙겨 호텔을 나와 어제 봤던 용산사로 향한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는 용산사의 아침

용산사 우측의 세줄기 폭포(?)

.

아침 8시 경에 도착했는데 절 내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제와 다른 점이라면 어제는 여행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현지인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대부분 불경이 적힌 책을 하나씩 들고 절 이곳저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스피커에서 나오는 불경을 따라 부르고 있다.

전혀 예상하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에 조금은 놀랐고 이들의 염원과 정성에 큰 인상을 받았다.

절을 빙 둘러 빼곡히 앉아 스피커 소리에 맞춰 다같이 독경을 외운다.

누군가의 염원을 담아 놓여있는 꽃… 비에 젖어 촉촉하다.

비에 젖은 귤이 싱그러워 보인다.

인천공항에 줄 서 있을 때 어떤 분들이 하신 말이 ‘대만에는 소금커피가 유명하대~~ 그거 꼭 마셔보자~~’

주변을 찾아보니 용산사 맞은편에 85도씨라는 유명한 소금커피점이 있다.

대표메뉴인 소금커피를 아이스로 마신다. 커피에 소금이라니 잘 안어울릴 것 같지만 우유의 고소함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뒷맛도 깔끔하니 아주 좋다. 이날은 아이스로 마시고, 다음날에는 뜨거운 커피로 마셨는데 아이스가 더 맛있는 것 같다.

어제는 도보로 주변 탐색을 했고 오늘은 시내관광을 할 예정이다. Klook에서 미리 Funpass 2일권을 구입해서 그것으로 도심 지하철과 시내 버스를 무제한 탈 수 있다.

FunPass 2일권. 지하철과 버스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예치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많이들 선호한다. 그때그때 표를 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오늘의 대략적인 일정

  1. 중정기념당 – 대만의 국부인 장제스 기념당
  2. 융캉제 – 대만의 먹거리. 한국의 홍대나 신촌에 해당한다.
  3. 대만국립대학교 – 대만의 서울대학교에 해당?
  4. 타이베이 101 – 대만의 롯데타워에 해당?
  5. 성품서점 – 대만 최대 24시간 서점. (결국 가지는 못했다.)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는 딸랑구에게 맡겼는데 딸랑구가 이것저것 검색해보더니 대만은 우육탕이지 하더니 ‘유산동 우육면’이라는 매장을 제안했다.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가까워서 일단 그리로 간다. 용산사역에서 2정거장 떨어져있다.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나와 구글지도를 보고 찾아가는데 생각보다 작은 가게이다. 근처에 다다랐을때 보일 줄 알았는데 좁은 골목안으로 들어가서야 간신히 찾았고, 간판을 봐도 읽을 수가 없고, 해석할 수가 없어서 앱에 있는 사진을 보고서야 알 수 있었다.

평일 약간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우리가 앉은 이후에 사람들이 몰려서 자리는 금세 꽉 찼다. 이럴 것을 예상했는지 주인은 우리에게 다른 분과 합석을 요청해서 모르는 남자분과 함께 앉았다.

유산동 우육면. 유명한 맛집인데 시설은 매우 허름하다.

메뉴는 다른 블로그를 참고하자.

딸랑구는 그냥 우육탕 (150 NTD: 대략 6,000원)을 시켰고, 나는 대만식 우육면 (150 NTD)을 시켰다.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조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한 15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시장 내 가게 분위기를 예상해서 주문하자마자 음식이 나올 줄 알았는데 좀 의외였다. 여유있게 매장 안도 살펴보고 미리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먹나를 보다보니 음식이 나왔다.

딸랑구가 시킨 일반 우육면. 뒤에 보이는 생마늘은 까서 먹으라고 놓여져있다. 🙂

내가 시킨 대만식 우육면. 일반 우육면에 비해 좀 더 색깔이 진하다.

짭조름한 간장 양념이 되어있는지 간은 맞았고 국물이 아주 진하고 구수했다. 고기도 두툼하면서 아주 부드럽고 푸짐하게 넉넉히 들어있어서 먹으면서 연신 아침식사로도 훌륭하고 술 마신 후에 해장국으로도 아주 좋겠다고 몇번을 감탄했다.

테이블에 양념장과 우리나라 시래기 같은 추가 식재료가 놓여져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고, 얼마나 넣어야할지 몰라서 넣지 않고 그냥 순정(?)으로 먹었는데 내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특이했던 것은 생마늘이 껍질도 까있지 않은 상태로 테이블에 있어서 물어보니 까서 그냥 먹으라고 한다. 호기심에 하나 까서 우육탕과 함께 먹었는데 한국마늘처럼 엄청나게 맵고 아리지가 않아서 그냥 통으로 먹을만 했다.

반찬은 별도로 없이 마늘만이 반찬인가 보다. 대체적으로 대만에서 식사할 때 반찬은 따로 없었다. 우리나라의 반찬문화는 독보적인 것 같고, 한편으로는 풍성하고 맛있어서 좋기는 한데 이로 인해 음식 값이 오르고 나트륨을 과다섭취하는게 아닌가 싶다.

면을 너무도 사랑하는 딸랑구. 면을 많이 먹을 수 있어서 대만여행이 너무도 좋았다고 한다. (아빠와 함께 한 여행이라 그렇지…)

면은 우동면으로 아주 탱탱하다. 건너편에 합석했던 아저씨가 보인다.

대만에서 이것저것 먹었지만 딸랑구가 꼽은 최고의 맛집은 여기 유산동 우육면이다. 물론 첫날 먹고자 했으나 break-time이어서 못먹었던 우공관 우육면도 유명하고 맛집이라는데 못먹어봤으니 비교불가고, 마지막 저녁으로 숙소 근처에서 먹었던 우육탕집도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었지만 여기보다는 조금 못한 것 같다. 우육탕 외에 훠궈도 정말 맛있게 먹었지만 훠궈와 우육면은 동등비교대상이 아니라, 우육면만을 비교할 때 여기 유산동 우육면은 정말 내 입에 딱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침식사로도 훌륭하고 해장으로도 아주 좋을 것 같다. 그 구수함과 풍족함을 다시 한번 더 느끼고 싶다.


만족스레 아침식사를 하고 중정기념관에 가기 위해 다시 타이베이역 (Main Station)으로 간다. 작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하도를 통해 역으로 가다가 오락실이 보여서 딸랑구가 드럼을 치겠다고 10 NTD 두개를 넣었는데 돈만 먹고 동작을 하지 않는다. 사람도 없고 불러도 대답도 없어 20 NTD를 손해봤다고 투덜거리며 나왔다. 🙁

타이베이역에서 붉은색인 R 라인을 타고 두 정거장을 가면 중정기념당역으로 그곳에서 내리면 바로 중정기념당으로 갈 수 있다.

중정은 대만의 국부인 장제스의 본명인 장중정에서 따왔다고 한다. (중정기념당 나무위키)

매시 정각에 기념당에서 하는 근위병 교체식이 볼만하다고 하여 시간 맞춰갔다.

중정기념당에 있는 건물 중 하나

저 멀리 중정기념당이 보인다. 저곳에서 근위대 교체식을 한다.

장제스가 세상을 뜬 1975년의 나이 89세를 기려서 계단이 89개라고 한다.

계단을 오르면 웅장한 홀에 장제스의 상이 있고 그 앞에서 근위대 교체식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도 가득하다.

근위대 교체식

중정기념당에서 바라본 조망. 저 멀리 중국 본토가 있는 서북쪽 방향이란다.

장제스가 이끈 중국 국민당은 모택동이 이끈 중국 공산당에 밀려 현재 대만으로 정부 소재지를 옮기고 중국 본토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세워진다. 

중화인민공화국은 공식적으로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있고, 대만도 대만의 영토는 중국 본토까지 포함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재도 정치, 외교적으로 대치중이다.

중국 본토에서 현재 대만으로 옮길 때 자금성에 있던 주요 보물들을 가져와 현재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에 비치하고 있고, 자금성에는 빈 껍데기만 남았다고 한다. (다음날 국립고궁박물관을 관람했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별로였다…)

중정기념관에서 장제스가 영원히 바라보는 방향은 중국 본토가 있는 서북쪽이라고 한다.

서북쪽 정문인 ‘자유광장’. 본래는 大中至正(대중지정)이라고 썼다가 정권이 바뀌면 자유광장으로 바꾸었단다.

자유광장과 중정기념당

이제는 지하철 한정거장을 이동해서 동문(둥먼)에서 내려 융캉제로 간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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