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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 3일차 (2020년 1월 18일. 국립고궁박물관, 지열곡, 베이터우 시립도서관, 시먼)

4박 5일 여행 중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용문사에 들렀다.

첫날은 호텔 도착 후에 여행의 시작으로 용문사에 들렀고, 둘째날부터는 아침 산책으로 용문사에 다녀왔다. 매일 날씨가 다르고, 요일마다 행사가 다른지 가뜩이나 복합적인 이 절의 모습, 느낌이 다채롭게 다가온다.

한국 절과 달리 뭔가 화려하고 다채롭다. 수많은 신도들이 아침마다 저 붉은 책을 보고 다 같이 기도를 따라한다. 아마도 복을 기원하는 염원일 것이다.
중앙의 거대한 향로와 그 주변으로 복을 기원하는 사람들…
이 절에 모신 부처님은 어떤 부처님일까? 한국의 대웅전에 모신 석가모니불과는 모습이 다른 것 같다.
없던 현수막이 생겼다. 어떤 분이 저걸 가리키며 내게 저걸보고 기원하라고 한다. 무슨 큰 법회가 있나 보다…
오른쪽 것의 용도는 모르겠고, 왼쪽의 깎아놓은 사과처럼 생긴 것은 저걸 던져서 같은 면이 나오는지 달리 나오는지 여부로 행운을 점치는 도구라고 한다. 절을 둘러보면 저걸 던지는 분들이 많다. 가만히 보면 좋은 운이 나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던진다. 하하하… 나는 안 했다. 🙂
절 바깥의 잉어 분수
용 분수
오늘도 85도씨 카페에서 소금커피를 한잔 한다. 어제는 아이스, 오늘은 핫! 내 입맛에는 아이스가 더 맛있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을 가기로 정한다. Klook에서 입장권을 구입했는데 나중에 보니 17세 미만은 무료입장인데 딸랑구 것까지 구입했다. 환불이 안된다고 하니 아깝다. 쩝.

중국 본토에서 여기 대만섬으로 옮길 때 가져온 자금성의 보물들이 있다고 하고 그 덕에 세계 4대 박물관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가졌다. 결론적으로는… 음…. 글쎄… 보물을 보는 내 안목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음…

참고로 세계 4대 박물관이라는 것은 공인된 정보는 아니고 몇가지 후보들 중에서 호사가들이 이리저리 순위를 매기는 것 같다.

  1.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2. 영국 대영제국 박물관
  3. 바티칸 바티칸 박물관
  4.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5. 대만 타이페이 국립 고궁 박물관
  6.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리미타주 박물관

이 가장 유명한 것 같다.

전에 갔던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도 나는 아주 인상깊게 봤는데… 특히 신라시대의 반가사유상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여기 대만 타이페이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는, 지난 독일 뮌헨 여행 때 방문했던 레지덴츠 박물관에서 느꼈던 감탄만큼도 느끼지 못했다. 쩝… (나의 보는 안목이 부족함을 탓하자…)

버스로 갈까하다가 버스를 놓쳐서 그냥 지하철로 간다. 스린역까지 지하철로 가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면 종점이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만 풍(?)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고궁 박물관 입구. 대만풍은 중국풍과는 다르다.
박물관을 지키고 있는 사자상. 사자가 참 우직하니 친근하게 생겼다. 오른발로 밟고 있는 것은 뭐지? 축구공? 🙂
뒤쪽에 언덕을 둔 안정감 있는 구도이다. 입장은 미리 구입한 사람은 QR 코드를 보여주면 된다. 17세 이하는 무료입장으로 손에 마크를 찍어준다.

미리 말하면 이곳은

  1. 주말에는 가급적 오지 말라.
  2. 어중간한 시간에는 오지 말라.
    • 아주 이른 시간에 오던지, 아니면 오후 늦게 오라.

사람이 엄청 많다.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가 그렇겠지만 개인 여행자들 보다는 단체 여행객이 많고, 개인일지라도 안내를 들으며 단체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틈에서 여유있게 감상을 할 수가 없다. 감상하는 시종일관 평일인 어제 오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를 계속 했다.

입장에서부터 사람이 많아서 우리는 이곳의 하일라이트인 취옥백채(翠玉白菜)와 동파육을 본따 조각한 육형석(肉形石)이 있다는 3층으로 바로 갔다. (하지만 취옥백채와 육형석은 그곳에 없었다. 🙁 ) 이게 어찌된 일인가?

용산사역 혹은 멍지아 공원 바로 옆에 있는 로컬맛집 Zheng Li Beef 국수 전문점. 우육탕이 아주 맛있다. (다른 것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으나 역시 맛있겠지…)
역시 실물은 없고 사진만 놓여있다. 소동파가 즐겨 먹었다는 동파육을 실물보다 더욱 실물처럼 옥으로 깎아놓았다. 껍질과 육즙조차도 묘사되어있다.
취옥백채는 남부 분원에서 전시된다고 하고, 육형석은 Changhua (대만 서부의 지역) 투어를 간다고 한다.

날짜를 보면 오늘이 1월 18일이니 1월 22일부터인 취옥백채와 1월 21일부터인 육형석 모두 아직 이곳에 있어야할 것 같으나 준비기간이 필요하니 미리 뺐나보다. 날짜 운이 이토록 없을 수 있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이를 빌미로 나중에 이곳을 다시 방문해야겠다. 🙂

중국에는 사람이 죽으면 몸의 구멍을 금으로 막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무덤에서 나온 눈, 코, 입, 귀 등을 금으로 막았던 장식을 설명하고 있다.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기도 하고, 모르고 접하는 우연의 즐거움도 공존하는 것 같다. 이번에는 모르고 봤고, 다음에는 좀 더 알고 제대로 봐야겠다는 욕망이 생겼다.

박물관을 나와서 찍은 서관
대만의 건물들은 이런 낡은 건물이 많다. 고궁박물관에서 남쪽을 향하고 봤을때 보이는 건물 (아파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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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시간에 걸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스린역으로 나왔다. 딸랑구에게 점심을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하고 물으니 역시 뚝딱뚝딱 검색을 하다가 Magic Pot 이라는 훠궈집을 제안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대만 여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두가지 중 하나이다.

하나는 어제 먹은 유산동 우육탕이고, 또 다른 하나가 여기 Magic Pot의 훠궈이다.

(나중에 조사해보니 유명한 훠궈 맛집이란다.)

가격은 착하다. 인당 289원으로 대략 11,500원 정도이다. 훠궈 세트에 음료수, 아이스크림까지 나온다.
각종 야채와 버섯, 어묵 등이 가득하다. 우리나라처럼 가운데 놓고 같이 끓여먹는게 아니라 각자 앞에서 끓여서 자기 것을 먹는다. 나와 딸랑구 각자 끓이며 먹는다.
고기, 면도 있다. 라면 사리도 있어서 추가로 시켰다. 찍어먹는 소스는 셀프로 자기가 퍼오는 것인데 이 소스맛이 내 입맛에 딱이다. 한국와서도 이 맛이 그리울 것 같다.
맛있게 조리해먹는 딸랑구. 아빠는 이 여행이 너무도 좋구나… 후에 많이 그리울 것 같애~~
다 먹으면 판을 빼가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준다. 흑임자 아이스크림인 것 같은데 맛이 진하다.

여러번 느끼지만 대만은 물가가 싸고, 친절하고, 한글 안내도 많고, 음식이 푸짐하고 입맛에 맞아서 여행하기 참 좋은 곳인 것 같다. 나중에 또 오면 훠궈와 우육탕 위주로 많이 먹어야겠다.


대만 여행하면서 약간 불편하게 한 것은 Google Map이었다. 교통 관련해서 Google Map에 많이 의존했는데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거나, 최적화되지 않은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늘 아침에 고궁 박물관을 갈 때에도 Google Map이 알려준 버스 정류장에는 해당 버스가 서는 곳이 아니어서 버스를 놓쳤었고 (그래도 대신 지하철을 타고 갔다.), Magic Pot에서 식사 후에 온천으로 유명한 베이터우에 가려는데 Map에서는 버스를 안내해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구불구불 한참을 돌아가는 코스였다. 지하철로는 금방이었는데… 쩝… (신베이터우 역이 새로 개통되어서 그곳으로 가면 빠르고 편리하다.)

어쨌든 낙후된 털털털 소리나는 버스안에서 시내 구경을 하면서 베이터우에 도착한다.

본래 온천을 하고 싶었으나 딸랑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구경만 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신베이터우 공립도서관이 있어 그곳도 이용하려 한다.

온천의 지역 답게 내리면 바로 온천 공원 분수가 반겨준다.

공원 분수 옆에 나있는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베이터우 공립도서관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베이터우 공립도서관. 곡선미가 독특하다.

도서관은 우리같은 해외 관광객도 안에 들어가서 이용할 수도 있다. 우선은 위쪽으로 더 걸어올라가 지열곡을 구경하고 내려오다가 도서관에 들어가보기로 한다.

안내판이 잘 되어있다. 산책 삼아 슬슬 걸으면 가게, 온천, 호텔, 온천 박물관 등을 구경하며 지루하지 않게 갈 수 있다.
유황 온천수가 솟아올라 수증기 장관을 이루는 지열곡. 냄새가 좀 나지만 특유의 향이 그리 나쁘지는 않고 탁 퍼진 공간이라 그리 심하지 않다.
위쪽에 작은 폭포(?)가 있다. 지열곡은 크지 않아 조금만 둘러보면 더 볼 것은 없다.
증기가 자욱했다가도 바람이 불면 휘익 날라가 못의 물이 보이기도 한다. 펜스에 기대어 많은 사람들이 지열곡을 바라본다.
지열곡 위쪽에 있는 자그마한 사당(?). 역시 향을 꼽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다.

도서관을 좋아해서 지역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이곳 공립도서관을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겉 모습도 배를 테마로 했는지 곡선미가 아름답고 전체적으로 나무로 만들어져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안쪽은 어떤지 안으로 들어가본다.

한국의 도서관과 달리 솔직히 그리 세련된 느낌은 없지만 그게 더 사람 냄새가 난다.

무슨 유람선 같다.
1층은 컴퓨터, 잡지 등을 비치해두었다.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조명이 특이하다.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고 30분 가량 독서를 했다. 비치되어있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 책이라 읽을 수가 없고, 한국에서 가져온 책을 여유롭게 읽었다. 여행 중에 구경도 좋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여유롭게 책을 읽는 순간은 최고의 순간 중의 하나로 여행을 되새길 때 생생히 떠오르는 순간이 된다.

딸랑구는 어떤 살아남기 시리즈 한국 만화를 발견해서 독서삼매경에 빠졌다.
도서관 옆에는 연못도 있고 산책로가 잘 되어있다.

도서관을 나와서는 딸랑구와 슬슬 걸어서 버스에서 내렸던 분수 있는 곳으로 간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또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딸랑구가 대만의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맛이 같을지 다를지 궁금하다고 버거킹이나 맥도날드에서 고민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을 사 먹었다. 🙂

버거킹 햄버거 가격은 한국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맛도 차이 없다.

이곳까지 왔는데 온천을 안해볼 수는 없어서 주변에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비를 하는지 운영을 안하고 있었다.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푸싱공원.

몸을 씻는 곳은 아니고 저 난간에 앉아 족욕을 하는 것이다.
족욕을 했으면 참 재미있는 경험이었을 것을… 아쉽다.
한자를 읽을 수는 없지만 오늘 12시부터 18시까지 운영을 안한다는 공지 같다.

딸랑구와 함께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먹으며 굳이 이곳을 찾아 걸어왔는데 운영을 안하는 것을 보고 딸랑구는 어찌나 재미있어 하면 웃는지… 하하하. 족욕은 못했지만 이렇게 나중에 함께 기억할 추억거리가 생겨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족욕장 방향판
신베이터우 MRT 역은 새로 지어졌는지 매우 크고 화려하다.

본래는 베이터우 이후에 ‘단수이’라는 지하철 끝까지 가서 바다와 함께 석양을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도 늦고 힘이 들어서 돌아가기로 했고 가다가 첫날 들렀던 대만의 명동인 시먼역에 내렸다.

대만의 명동이라는 시먼은 정말 명동과 똑같았다. 토요일 저녁에는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첫날 먹은 곱창국수집 바로 옆에 있는 Xing Fu Tang 밀크티 매장. 첫날에도 사람이 많았어서 가볍게 스킵했는데 호기심에 이날은 줄을 서서 사 마셨다. 결과는??? 최악이었음!!!
오래 기다려서 드디어 구입한 버블티. 인증샷을 남기긴 했는데 생각보다 맛은 별로였다. 그래서 우리는 이걸 다 마시고 바로 CoCo로 가서 한잔 더 마셨다. CoCo가 최고…
입맛 버렸어요. 제대로 된 버블티 한잔 주세요~~

시먼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용산사역에 내린다. 용산사가 밤에 멋있다고 하여 용산사를 가볍게 둘러보고 숙소로 오는데 근처에 우육탕 잘하는 지역맛집이 있다고 하여 그곳에서 우육탕을 한 그릇 먹고 숙소로 온다. (참 잘 먹는 우리 부녀…)

늦은 저녁 (8시 넘어)에도 사람이 많다. 용산사는 9시까지 문을 연다.
밤에 더 화려한 용산사. (용산사의 실제 모습은 아침에 와야 볼 수 있다.)

용산사역 혹은 멍지아 공원 바로 옆에 있는 로컬맛집 Zheng Li Beef 국수 전문점. 우육탕이 아주 맛있다. (다른 것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으나 역시 맛있겠지…)

사장님 아들인지 한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보이는 학생이 어찌나 주문을 능숙하게 받고 대화를 영어로 잘 하는지 우리는 감탄을 했다. 

먹기 전에 향을 음미하는 딸랑구…
유산동 우육탕과 함께 딸랑구가 꼽은 최고의 우육탕이다. Google Review를 보아도 평이 좋다. 아~~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다… 우육탕~~~
이제는 집 같은 호텔에 와서 씻고 맥주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XXXX (Four X) 맥주는 예전에 호주로 배낭여행 갔을때 XXXX를 보고 성인 유흥업소인 줄 알고 쫄았던(?) 기억이 난다. 하하하하…

이렇게 아주 알차게 보낸 대만에서의 세번째 날도 지나간다. 내일은 예.스.진.지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라는 현지 투어를 신청해놓았는데 비 예보가 있어서 조금 우려가 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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