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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관악산 사당 주능선 코스 (2022년 7월 15일)

 

본래 제주도에 갔으면 한라산을 오를 예정이었다.

한라산은 예약제이기에 관음사 코스를 예약도 해놓았었는데 취소도 했다. (취소 없이 노쇼를 하면 일정 기간동안 다시 신청을 못하는 불이익이 발생한다.)

참고로 한라산 탐방 예약은 여기에서 한다. (링크)

한라산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등산을 하기로 했기에 꿩 대신 닭이라고 밤에 자다가 문득 생각난 관악산으로 향한다.

집에서 걸어서 서현역 근처까지 가서 그곳에서 1500-2를 타면 사당역에 도착한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평소처럼 산꾼들이 많지는 않다.

들머리를 향해 올라가면서 혹시 나를 백수로 아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데, 나 답지 않은 남에 대한 과한 신경인 것 같아 의식적으로도 관심을 끈다.

 

여기 사당 들머리 주변도 정비를 한 것인지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느낌이다. 

오늘은 사당에서 연주대까지 올라가는 사당 주능선 코스로 잡았다. 내려오는 코스도 같은 곳으로 할지는 올라가서 생각해볼일이다.

둘레길 안내가 있는 여기를 들머리로 한다.

초반 약간의 흙길을 지나면 바로 계곡이 나온다. 최근에 비가 좀 내려서 물이 좀 있다. 앞서가던 부부께서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한다.

초반 계곡

한 20분쯤 걸으면 첫번째 쉼터가 나온다. 예전에는 거기에 약수도 있어서 물도 떠 마시고 했는데 음용불가로 된 지 꽤 오래되었고 이제는 샘은 아예 폐쇄가 되었다.

보통 여기 첫번째 쉼터에서 가져온 물도 가시고, 식사도 하고, 쉬기도 한다. 참 반가운 쉼터이다. (여기까지 은근히 오르막이거든.)

첫번째 쉼터. 등산객들 뿐만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은 이곳에서 운동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오르기도 하는 것 같다. 대단하신 분들이다.

 

 

들머리로 가면서 들린 분식집에서 산 김밥. 여기 쉼터의 벤치에 앉아 한줄을 다 먹었더니 든든하다. 사발면이 생각이 났지만 가져오지 않았다. 맛있게 먹을 것인가, 무게인가의 고민인데 혼자 오면서 사발면은 좀 오바같았다.

 

하마바위 바로 앞에 있는 바위인데, 나는 공룡바위 혹은 크롱바위라고 부른다. 영락없는 공룡 얼굴 아닌가?

 

저쪽에서부터 걸어온라는 것이다. 사당에서부터의 주능선. 아까 쉼터를 지나면 능선으로 평지여서 걸을만 하다.

 

전파탑, 연주대 등이 보인다. 가까워보이지만 꽤 더 가야한다.

이번에 관악산을 사당 주능선 코스로 걸으면서 계속 느낀 것은 길이 익숙하지 않다이다. 예전에 여러번 걸었던 길인데 무언가 많이 달라진 것 같은 것이다. 초반의 둘레길 정비도 그렇고 관악산 등산길도 계단, 난간 등을 많이 놓아서 예전에는 직접 바위를 올라야했던 곳이 많이 없어졌다. 길도 조금 편해진 것 같고 전에는 우회로와 어려운 길 등의 선택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려운 길을 쉽게 만들어놔서 우회로가 별로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

일부 구간은 아직 공사 중으로 힘들게 작업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종종 보였다.

관악산 통천문. 하늘로 열린 문이라는 뜻인가 보다. 어떻게 바위가 저렇게 절묘하게 걸쳐져있을까? 저 문을 통과하면 연주대가 지척으로 보인다. 다만, 이제부터 마지막 어려운 코스가 남아있다.

 

관악산 정상. 마지막에는 밧줄을 타고 올라가야한다. 2010년에 올랐을 때에는 정말 절벽 부분을 쇠사슬을 잡고 오르기도 했는데 그건 아직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없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관악산을 매우 험한산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많이 편해졌다.

관악산 정상에도 무슨 정비나 공사를 하는지 공사하시는 분들과 여러 장비, 텐트들이 있었다.

관악산 정상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 본다. 평일 등산이 좋기는 좋군.

 

정상에서 2분만 연주암쪽으로 내려오면 전망대가 있어서 연주대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여기는 볼 때마다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저런 절벽도 기가막히고, 그 위에 암자라니… 새빨간 색깔이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준다.

 

연주암의 관음전. 우리나라에서 관세음보살을 모신 유명한 사찰 중 한 곳이라고 한다. 마침 스님이 불공을 드리고 있다.

 

저런 기도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데, 어쨌든 명분은 불교중흥과 국난극복이라고 한다. 뒤에서 지극정성을 다하고 고개를 조아리는 분들이 국난극복 발원일지 가족, 형제의 복을 바라는 지는 모르겠다.

 

잠시 고민하다가 하산 코스는 과천향교 코스로 잡았다. 이유는 힘이 들어서이다… 🙂

과천 향교 코스는 계곡 코스로 관악산 정상에서 시작해서 연주암을 거쳐가는 물이 모여모여 풍부한 수량을 이루고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과천향교 코스 계곡의 풍부한 물
.
이 물에 몸 담그면 더이상 시원할 수가 없을 듯…

과천향교로 내려와 큰 길까지 걸어서 버스를 타고는 무사히 동네까지 돌아왔다.

관악산도 편한 산은 아니지만 이보다는 어려운 등산(예: 덕유산)을 해서인지 그닥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산을 타며 계속 생각났던 국밥을 동네 맛집에서 시켜먹었는데, 맥주도 시켜서 반주로 아주 맛나게 먹었다.

등산하며 먹는 도시락, 막걸리, 사발면도 천상 별미이고, 내려와서 먹는 맥주와 국밥도 천상의 맛이다.

사진을 보니 다시 먹고 싶다.

 

등산은 중독이다. 요즘 여름에 우리나라는 이상 기후 덕(?)에 폭염이 아니라고 하던데, 이 참에 등산을 하며 명상도 하고, 호연지기도 접하고, 힐링도 하고, 마음 정리도 해야겠다.

등산은 계속되어야한다.

다음에 어디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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