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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북한산 (불광역, 족두리봉, 사모바위, 삼천사) (2022년 7월 20일)

북한산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산이다.

수도에 이런 명산이 있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몇번 얘기했지만 서울에 있지만 다른 명산에 결코 뒤지지 않고, 그 크기와 위상도 대단한 명산이 북한산이다.

그래서 북한산은 북한산 국립공원인 것이다. (1983년 지정된 우리나라 15번째 국립공원) (관련 링크)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자연공원인 북한산국립공원은 1983년 우리나라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76.922㎢로 우이령을 경계로 하여 북쪽으로는 도봉산 지역, 남쪽으로는 북한산 지역으로 나뉜다. 북한산국립공원은 화강암 지반이 침식되고 오랜 세월 풍화되면서 곳곳에 깎아지른 바위봉우리와 그 사이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계곡들을 이루고 있다. 또한, 2,000년의 역사가 담긴 북한산성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 문화유적과 100여 개의 사찰, 암자가 위치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역사 문화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인용

 

그리고 북한산은 쉽지 않다. 

북한산은 작은 산이 아니기에 들머리도 여러곳이지만,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가기에는 접근성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백운대까지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우이동 코스이지만 집에서 너무 멀고 교통편이 너무 불편하다. 그나마 가기 편한 곳은 불광 쪽인데 거기에서부터 백운대까지 가려면 하루종일을 잡아야한다.

보통 내가 북한산을 갈때 들머리로는 불광역 대호아파트 뒤를 택하거나, 이북오도청을 잡았는데, 오늘도 익숙한 불광역으로 간다.

예전 포스팅을 참고하자

북한산 산행기 (2017년 1월 15일)

2015년 북한산 (비봉-의상능선)

북한산 산행기 (2017년 1월 15일)

[등산] 북한산 종주 (불광역 -> 백운대 -> 우이동)

[등산] 북한산 (2019년 8월 18일)

[등산] 북한산 종주 (불광역 -> 백운대 -> 우이동)

 

전에는 종로까지 버스로 가서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불광역까지 갔는데, 이번에는 종로까지 버스로 가서 그곳에서 지하철로 불광역까지 가는데 가면서 후회했다. 지하철 타기까지 엄청나게 걸어서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하철역이 너무 복잡했다. 그래도 평일 등산의 호젓함을 혼자 누리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할까?

어쨌든 불광역에 도착해서 들머리가 있는 9번 출구로 나선다.

북한산 들머리가 있는 불광역 9번 출구

 

점심을 위해 가다가 분식집에서 김밥 한줄 사서 등산화 신발끈 단디 매고 들머리로 향한다.

들머리는 지도앱에서 ‘대호아파트 뒤’로 검색하면 되는데, 위치는 이곳이니 참고하자.

 

 

들머리인 대호아파트 뒤. 예전에 비해 계단이 알록달록 예뻐졌다.

 

서울에서 가장 공기 좋은 곳의 텃밭이라고 부러워했는데 여전하다.

 

옆집의 텃밭인데 여기도 여전하다. 집도 텃밭도 그대로네.

참고로 불광역을 시점으로 하면 첫번 째로 족두리봉을 오르게 되는데, 족두리봉까지가 아주 가파른 오르막 구간이고, 그 다음에는 시루봉까지 갈때에도 완전 오르막이다.

어제 잠을 설쳤는지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아서 이 두 구간을 오르는데 너무 힘들었고, 애초 목표는 백운대까지 가는 것이었으나 중간에 포기하고 사모바위에서 삼천사 쪽으로 내려왔다.

즉, 이 불광역에서 오르는 코스는 초보자들도 할 수는 있으나 충분히 몸을 풀고 컨디션을 제대로 만들어서 올라야 무리가 안 될 것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아닌가? 잊은건가?)

족두리봉 쪽으로 가야한다. 둘레길이 있어서 헛갈릴 수 있다.

 

족두리봉 가는 길. 저기 바위가 족두리봉이 아니다. (아직 한참 더 가야한다.) 족두리봉까지는 경사가 심하고 초반이라 많이 힘들다. 몸이 안 풀린 초반에는 자주 쉬어주는게 좋다.

 

누군가 칼로 벤 듯한 바위가 있다. 그것도 두 종류가 있다. (조금 더 아래쪽 사진 참고)

 

어느정도 오르면 전망이 보이는 곳이 있는데, 매번 이쯤에서 사진을 찍는 것 같다. 매년 동네가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가서 눈으로 보면 풍광이 대단한데 사진으로는 그 느낌 전달이 되지 않아 안타깝다. 정말 다른 명산을 많이 다녀봐도 여기 북한산, 도봉산만한 산은 많이 찾기 힘들다.

 

전에는 붙어있었으나 어떤 이유로든 갈라진 또 하나의 바위. 모양이 사람 얼굴을 떠올려서 마치 모아이 석상이 떠오르기도 한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오늘은 족두리봉까지 유독 힘들다. 컨디션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이러다가 목적한 백운대까지 못 갈 것 같다. 다만 산에서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않아야하는데 제 1원칙이다.

 

드디어 힘들게 족두리봉에 오른다. 족두리봉은 우뚝 솟은 암벽으로 오르고 내릴 때 조심해야한다. (아주 위험하지는 않지만 실수라도 하면 큰일 난다.)

 

족두리봉 정상에 보면 용암이 휙 날라와 떨어져서 그대로 굳은 듯한 울퉁불퉁 바위가 있고, 작은 웅덩이가 있다. 웅덩이 옆에 사람들이 자기의 이름들을 새겨놓은 눈쌀 치푸리게 하는 모습이 있다. 왜 이럴까…

 

족두리봉 정상에 앉아서 한참을 쉬면서 아까 사온 김밥을 먹으며 기력을 회복한다. 비둘기들이 사람이 앉아있으면 먹을 것 줄 것이라 생각하고 모여들어 손을 휘저으며 먹어야했다.

 

이쪽이 오늘 가야할 곳이다. 향로봉, 비봉, 문수봉 등이 있는 곳인데 가지 못해 아쉽다.

 

 

이제 족두리봉이다. 참 기가 막히다. 북한산 인수봉과 비슷하게 아주 매끈하게 멋있다.

 

아주 어려운 향로봉을 향해 가다가 뒤를 돌아보고 찍은 풍경. 지나온 족두리봉, 송전탑이 보인다. 전에는 향로봉이 이렇게 안 힘들었는데 몸이 안 좋긴 안 좋구나…

 

향로봉은 올라본 적이 없다. 항상 옆으로 우회해서 지금 이 사진이 있는 곳에서 한참을 쉬다 간다. 향로봉 가는 그 급경사를 찍었어야했는데 찍을 기운도, 정신도 없어서 그냥 생략하고 말았네.

 

진흥왕 순수비 모형이 세워져있는 비봉이다. 위험하기는 하지만 비봉도 오를 수 있는데, 아찔하고 위험한 것 싫어하는 나는 올라가본적이 없다. 올라갔다가 잘못되면 나만 손해…

 

사모바위. 사모관대의 그 사모이다. 나는 아이언맨 얼굴 바위로 생각된다. 향로봉에서 여기 사모바위까지는 평탄한 능선이라 걷기에 좋다. 여기에서 잠시 쉬면서 계속 강행할지 하산할지를 고민하다가 하산하기로 정했다. 예전에 변사또 산악회에서 올랐던 삼천사 쪽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사모바위가 있는 곳에서 왔던 곳을 뒤돌아본다. 향로봉, 관봉이 보인다. 문수봉에 올라서 보면 더욱 장관인데 오늘은 아쉽지만 생략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삼천사 쪽으로 내려가는데, 전에 오를 때에도 얼핏 느꼈지만 여기는 뭔가 그냐말로 내춰럴하다. 국립공원이면 걷기 좋게 정비가 많이 되어있는데 여기는 그런 것 없다. 간혹 여기가 제대로 된 하산길이 맞나? 내가 제대로 내려가고 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보여준다. 그동안 봐왔던 북한산과 또 다른 맛이 있다.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삼천사 하산 코스. 상류가 계곡에 물이 없다.

 

조금씩 계곡에 물이 보인다. 한 여름이지만 이 물은 너무도 시원하다. 날도 덥고 힘도 들어서 이 물에 모자를 적셔 쓰기도 하고, 세수도 했다. 세상 시원하다. 이 맛에도 등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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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점점 많아진다. 그동안 봐왔던 북한산과 많이 달라서 참 새롭게 느껴지는 삼천사 코스

 

전에 오를때에도 여기를 보고 똑같이 생각했는데, 천연 욕탕이 있다. 딱 한사람 들어가서 발 뻗고 누우면 딱 맞을 천연 욕탕이 여기 있다. 정말 여기에 들어가 누우면 세상 부러울 것, 아쉬울 것 없을 것 같다. 크~~ 이런 명품 욕탕이 있다니…

 

앞에 물이 있는 곳에 평탄한 바위가 있기에 배낭 풀고 편하게 대자로 누웠다. 아마 깜짝 잠도 들었던 것 같다. 산 바람 솔솔 불고, 물소리 졸졸 들리고 새소리도 들리고, 몸은 편하고 만사 땡이로구나…

 

하류로 내려올 수록 물은 더욱 풍부해졌고, 곳곳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분들이 삼삼오오 보였다. 세상 시원해보인다. 이렇게 계곡에서 놀아본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지난 번 소금강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곳도 물이 풍성하고 계곡이 멋있다.

 

서울이 아니라 어디 첩첩산중 강원도 계곡에 온 것 같다. 여기 서울에 있는 북한산입니다.

 

휘적휘적 걷다보니 삼천사 절이 나왔다. 전에도 봤지만 이곳에는 보물로 지정된 마애여래입상이 있다. 근데 더 기분 좋은 것은 이곳은 문화재 보호를 빌미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려시대 11세기경에 조성되었다면 약 1천년 전에 조성된 것이군. 천년의 세월이라….

 

종교를 떠나서 뭔가 상서로운 느낌이 든다. 삼천사지 마애여래입상

 

삼천사 바로 옆에 있는 바위에 새겨져있다.

 

 

계곡은 삼천사를 관통하여 흐른다. 계곡 위에서 드리워져있는 다리가 멋스럽다.

 

여기 삼천사 묘하게 재미있고, 센스있다.

 

보면서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던 재미있는 불상. 뒤쪽의 근엄한 불상이 있어 더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돈을 받는 다른 절과 달리 (나의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절다운 모습과 참신함을 보여주었던 삼천사. 후에 다시 와서 꼭 108배 한번 해야겠다.

 

계곡물은 삼천사를 관통하여 계속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절을 지나서 조금 내려가면 계곡을 끼고 식당가가 즐비해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식당에서 먹는 것을 좋아할지 모르나, 몇번 먹어본 바로는 맛도, 서비스도 그닥이여서 별로 즐겨 이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혼자이기에 더욱더 간단히 패스하고, 동네에서 국밥이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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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길가에 삼천사 비석이 놓여있다.

 

익살스러운 모습과 웃는 표정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다시 네이버 수요 웹툰 미래의 골동품 가게 만화가 생각난다. (명작이지)

 

교통은 잘 되어있어서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서 환승하여 동네로 왔다. 요 근래 등산을 하면서 힘들고 목마를때마다 생각나는 것은 맥주와 사이다의 조합이고, 동네 맛집의 순대국밥이다. 그래서 등산하고는 집 근처로 와서 꼭 순대국밥에 맥주 한잔을 곁들였다. 크~~ 그 맛은 정말 최고다.

 

순대국밥에 맥주 한잔… 캬~~~ 이 맛 아실려나???

 

아쉽게 종주는 하지 못했으나 어쨌든 산을 충분히 즐기고, 충분히 느끼고 왔다. 이또한 다 인연대로 가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체력을 길러서 올해에는 꼭 다시 설악산과 지리산에를 다녀오자.

산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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