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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우일보] 2022년 7월 27일 (걷기 43일차) – 분당 불곡산

어제 밤에 아내와 함께 와인을 한잔 해서 숙취가 좀 있었으나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산으로 간다.

항상 느끼지만 오늘은 내가 오를 수 있을까? 어제 술을 마셨는데 오를 수 있을까?

어제 잠을 설쳤는데 오를 수 있을까?

어제 운동을 좀 과하게 했는데 오를 수 있을까?

그동안 열심히 올랐는데 오늘은 좀 쉬는게 어떨까?

그동안 운동을 많이 했는데 하루 정도는 쉬는게 몸에도 무리가 안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기는 한다.

그런데 다짐한 것이 있다.

매일 하기로 한 것 중에 ‘아침 산책하기’가 있는 것이다.

그냥 ‘산책하기’로만 써 있다면 아침에 귀찮을 때 오후나 저녁으로 미뤄도 괜찮을텐데 아침 산책을 하기로 해서 미룰 수가 없다.

그래서 귀찮고 꾀가 나도 항상 아침에 집을 나선다.

막상 나서면 어디를 갈까 살짝 고민하기는 하는데 몇번 언급한 것처럼 흙이 좋고, 난이도가 있는게 좋아서 불곡산으로 간다.

어제 마신 알콜은 잠깐 걸은 효과로 땀이 되어 발산되었고 이제는 정상으로 컨디션이 돌아왔다.

매일매일 똑같아 보이지만, 그 똑같은 하루에 큰 의미가 있음을 알고, 똑같은 사진이지만 인증샷을 찍는다.

지금은 똑같고 별 가치가 없어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이게 어마어마한 일을 한 것임을 알 게 될 것이다.

아침 인증샷 불곡산 정상 정자

 

이날 밤에는 아내가 갑자기 한강 번개를 해서 아이들까지 온 식구가 밤 11시에 한강에 갔다.

가서 특별히 한 것은 없지만 모처럼 가족들이 야외에 모여 라면과 핫바 등을 먹으며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캠핑도 가서 자연 속에서 많이 부대끼며 어울렸는데, 학업을 핑계로 그러지 못하고 있는게 아쉬운데, 다 핑계 같기는 하다.

이런 한강 번개는 이번이 처음인데 앞으로 종종 이런 가족 번개를 하기로 했다. 뭐 맘만 먹으면 이렇게 갑작스럽게 속초든 부산이든 가는게 대수겠는가?

올해로 대학생이 된 아들은 밤 한강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들이 이렇게 컸다니 참 새삼스럽고 믿기지가 않는구나. 아들이 큰 것은 대견한데, 내 나이 먹은 것은 좀 서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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