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쿵스레덴 (KUNGSLEDEN) – 0. 서론 (준비물)
이번에 가져간 것 중에 잘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음에 다시 가면 잘 가져갈 것, 전혀 필요가 없었던 것을 정리해보자.
잘 가져간 것
- 등산 스틱
이번에 만난 트레커들 중에는 스틱을 갖고 다니는 사람을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스틱이 필수라 생각한다. 그 이유로는 긴 걷기여행에서, 그리고 언덕, 산 등 높낮이 변화가 있는 곳에서는 스틱이 체중을 분산해줘서 피로도를 낮춰준다. 그리고 쿵스레덴길은 생각보다 미끄러운 구간이 꽤 많다. 나도 5~6번은 넘어졌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어떤 여성 트레커는 길을 걷다가 미끄러져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눈길도 많은데 스틱은 여러모도 도움이 되었다. 또 나는 스틱을 타프 기둥으로 쓰기도 했으니 일석이조 이상이었다.
- MSR 리액터
나가서 밥하고 찌게 끓이는 한국 요리를 제대로 해먹기는 어렵고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리고 한국에서 식재료를 가져가는 것도 한계가 있다. 대부분의 서양 outdoor 요리는 끓는 물을 넣고 몇분 기다리면 되는 요리들이 많다. 혹은 춥거나 피곤할 때 커피나 차는 몸과 마음에 여유과 회복을 가져다준다. 이럴때 참 유용하게 쓴 게 MSR 리액터였다. 바람의 영향을 잘 받지도 않고 소위 인스턴트 커피 봉지를 뜯기도 전에 물이 끓는다는 엄청난 파워를 자랑한다. 이 덕분에 길을 가다가도, 텐트를 치고 나서도 아침에 눈을 떠서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지친 몸과 마음을 식사나 커피/차로 달랠 수 있었다.
- 귀마개
예전에 어떤 휴양림에 갔다가 몇동에 오신 분이 살짝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 양해바란다며 주신 3M 귀마개를 가져갔었다. 개인적으로 매우 유용하게 썼다. 한번은 폭포 옆에서 텐트를 치고 자야했는데 이 귀마개가 없었으면 잠을 설쳤을 것이다. 또 한번은 비바람이 좀 세게 불어서 편히 잘 수가 없었는데 이 귀마개로 편히 잠들 수 있었다. - 스위스 만능 도구 (일명 맥가이버칼?)
딱 두가지 용도로 썼다. 발바닥에 잡힌 물집 터뜨리기와 통조림 따기. STF Hut에서 통조림을 샀는데 이게 원터치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통조림 따개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확인안하고 샀다니…) 이것 없었으면 곤란할 뻔 했다. - 신용카드
STF 내에서 American Express 카드는 안됨. 대신 Visa, Master 카드는 잘 사용했음. Salka 에서 Master 카드가 안되어 현금을 사용했는데 거기에서만의 시스템 문제로 생각된다. 스웨덴은 버스, 기차, 식당, STF Mountain Station 등에서 카드 사용이 매우 보편화되어있었다. (마지막날 Kvikkjokk에서 Murjek까지 가는 버스에서 카드가 안되어 중간의 어느 샵에서 카드깡을 하기도 했는데 이것도 그 버스안에 탑재된 카드시스템이 고장났었기 때문이다.) -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 카메라 충전기
스웨덴은 물가는 비싼데 전기 인심은 넉넉했던 것 같다. Arlanda C Sky city 에서도 야간기차에서도, 버스에서도, STF Mountain Station 에서도 전기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여기저기 있었고 그것을 이용하는데 별도 비용이나 요건은 없었다. 특히 기차에서는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었고 버스에서는 자리 위에 USB 단자가 제공되어 이를 통해 휴대폰 충전을 할 수 있었다. - 무릎보호대
참고로 나는 무릎이 좋지 않다. 사고로 다쳐서 2012년에 십자인대 봉합수술도 받았다. 의사는 다치기 전의 95% 상태로 모든 운동을 해도 된다고 했지만 심리적인 것인지 무릎에 부담이 될 것 같은 축구나 달리기 등은 지금도 겁이 나고 하지 못하겠다. 한쪽 무릎이 안좋으면 은연중에 반대편 무릎에 더 무리가 가게 자세를 잡게 됨으로 나중에는 반대쪽 무릎도 안좋게 되기가 쉽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무릎보호대를 양쪽 다 가지고 갔다. 20kg 이 넘는 배낭을 메고 하루에 약 10~20km을 걸으려면 무릎에 매우 부담이 될 것이다. 보호대 덕분인지 여행 내내 무릎에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 - 스웨덴 관련 App
- 지도 App (Offline 지원)
- 참고로 Kungsleden 에서 전기와 WI-FI 가 된 곳은 Abisko, Saltaluokta, Kvickjokk Mountain Station 밖에 없었다. 그 밖의 STF Hut 에서는 전기도 통신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Kungsleden 내내 전화 통신 (3G, 4G)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 가끔 잡힐 때가 있지만 정말 아주 가끔이었다. 이런 경우에 인터넷에 널려있는 많은 정보들, 검색 능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대신 모든 데이터를 갖고 있는 offline 지원 App 이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미리 관련 지도를 download 받아야한다는 것으로 미리 대비가 필요하다.
- Offline 스웨덴 번역 App
- 스웨덴 사람들은 스웨덴어와 영어를 둘다 잘 사용하지만 안내판 등은 스웨덴어로만 쓰여진 경우가 많았다. 미리 간단한 스웨덴어를 알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스웨덴어 번역 App 도 가져가면 종종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vatten 은 마시는 물이라는 뜻이고, Slask 는 더러운 물이라는 뜻이다.
- Kungsleden 안내기
- http://www.codyduncan.com/ebooks/ 에서 Kungsleden ebook 을 구입해서 ($10) 스맛폰에 가져갔었다. 그 어떤 안내서나 설명보다 유용했고 편리하게 참고할 수 있었다. 이 안내기는 매년 upgrade가 되어 최신 정보로 유지된다. (강력추천)
- 지도 App (Offline 지원)
- 실제 책
모바일 기기에 책을 저장해서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전기에 대한 부담이 있고 백야로 인해 길고 긴 밤, 아니면 여행객들과 충분한 대화 끝에 혼자 남는 시간에, 눈비 오거나 바람 부는 텐트 안에서 고독한 시간을 보낼 때, 기차 대합실이나 공항 대합실에서 기다릴 때, 십여시간의 기차 이동 중에 내 손의 책 한권은 큰 위안이고 친구였다. 가져갔던 책은 관리를 잘 하지 못해 비에 젖고 불어 상태가 안좋아졌지만 나는 그 책을 아낌없이 읽었고, 마지막 Kvikkjokk 숙소에서는 기증을 하고 왔다. - 음악, 노래
걷는 시간은 길다. 혼자 있는 시간도 길다. 그 시간동안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아님 혼자 중얼거리며,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하며, 자연의 소리와 함께 하며 걷기도 하지만 음악가 노래가 함께 해도 시간은 충분하다. 평소에 좋아하던 고전음악, 가요 등을 미리 준비해갔고 이 음악, 노래는 길을 걸으면서, 텐트안에 혼자 있으면서, 기차 여행하면서 내가 정말 많은 위안과 기쁨, 감동을 주었다. 어느 구간에서는 그 구간에 딱 맞는 어떤 분위기의 노래가 우연히 흘러나와 나는 길을 걸으며 주책맞게 눈물을 줄줄 흘리기도 하였다. - 모기향, 모기 기피제, 물파스
가기 전에 보았던 여행기에서는 (대부분이 7월 중순, 8월 초) 모기가 정말 극성이었고, 모기 때문에 힘들었다는 글들을 많이 보았었다. 하지만 나는 (6월 중순~하순) 여행중에 모기를 거의 접하지 못했었다. 딱 한구간을 제외하곤… 그 구간은 Aktse에서 호수를 지나 Parte로 가기 위한 숲구간인데 정말 그렇게 많은 모기는 처음 보았다. 그것도 본격적인 여름이 되기 전이라 그 정도였다고 한다. 잠시 쉬기라도 하면 온몸에 수십~백여마리가 달라 붙어 내 피를 원했었다. 가끔은 숨쉬는 공기 흐름에 휘말려 입안에 후욱 들어오기도 했다. 옷을 입었고, 살갗에는 모기 기피제를 충분히 발랐지만 영악하게도 옷을 뚫고 그 바늘을 내 피부에 찔러넣기도 하였다. 그 숲을 헤쳐나가기 위해 나는 2시간 30분을 정말 쉬지 않고 뛰듯이 걸었고 결국은 포기하고 모기향을 피기로 했다. 어느정도 언덕에 올라 숲을 지나쳤고 시간도 저녁 7시 30분 정도 되어 기온이 어느정도 내려가자 모기는 드물어져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여기 모기는 좀 특이한지 물렸을때에는 그닥 가렵지 않은데 다음날 되면 그때 부풀어올라있거나 그때에 심하게 가렵곤 했다. - 손목시계
지난 생일때 아들(중학교 1학년)이 그동안 모은 용돈으로 손목시계를 사주었다. 손목시계라면 매우 비쌀 것 같지만 사실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다. 물론 얼마 안되는 용돈을 모아 선물을 산 중학생 아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결심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스마트폰의 시계 기능 덕에 수년간 시계없이 살아온 나는 이번 여행때 아들의 선물을 손목에 차고 갔고, 손목에 살짝 무게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여행중에 시간은 평소보다 훨씬 중요했고 아들의 선물은 그 역할을 톡톡히 잘했었다.
- 수낭 (Carry Lock)
스웨덴은 물이 풍부하고 맑았다. 흐르는 계곡물, 강물, 산에서 졸졸 흐르는 개울물,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 호수의 물 등 물은 언제나 지척에 있었고 항상 맑았다. 1박을 하기 위해선 최소 2리터의 물이 필요한 것 같다. 수통은 1리터의 용량으로 1박에는 좀 부족했다. Carry Lock이라는 수낭을 하나 가져갔다. 4리터 용량으로 텐트를 치고나서 주변에서 물을 담아오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물은 생명이다.
- 슬리퍼
무게와 부피를 생각했을때 슬리퍼를 가져갈지 고민을 했었다. 결론은 ‘잘가져갔다’ 이다. 걷기여행은 발이 많은 고생을 한다. 텐트나 숙소에 머무는 기간동안은 발을 쉬게 해줘야한다. 무겁고 땀차고 신고 벗기가 번거로운 등산화도 잠시 쉴 필요가 있다. 마땅한 슬리퍼가 없어서 아내의 알록달록 슬리퍼를 가져갔었는데 그 색이 스웨덴의 맑은 날씨와 매우 잘 어울리더라…
- 여행자 보험
보험이란게 그런거지… 결과적으로 쓸모가 없었어도 들어야하는것… 쓸모가 없었다는 것은 별 일이 없었다는 것이니 이를 다행으로 여겨야겠지. 사용하는 S카드에서는 S.TravelCare 라는 여행자 보험이 있어서 별도 비용없이 그 보험으로 충분했다! 전화 한 통화로 가입 끝!!
다음에 다시 가면 잘 가져갈 것
- Outdoor 식사
라면, 3분카레 등을 어느정도 가져갔지만 스웨덴에서 사서 보충하고, 현지 요리를 접하자는 생각에 충분히 가져가지 않았다. 나흘만에 가져간 라면 등을 다 먹고 거기것을 사서 먹었는데 대부분이 파스타이고, 스웨덴 물가가 원체 높은 국가인데 STF Hut 내에서는 특히 더 비싸다. 계속 한국 음식을 먹는 것도 좀 아니지만 그래도 입맛과 경제성을 따졌을때 Outdoor 식사를 어느정도 충분히 갖춰가는것도 좋을 것 같다. 여행 후반으로 갈 수록 한국 라면과 고기 갈아 같이 비빈 고추장이 엄청 생각났었다. 나는 내가 이렇게 파스타를 잘 먹을 줄 몰랐다. 살려면 먹어야했다. 먹지 않으면 걸을 수가 없다. 걷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아무도 나를 대신 데려가주지 않는다. - Outdoor 간식
위와 비슷한 생각으로 초콜렛, 견과류 등을 충분히 가져가지 않았다. 스웨덴에서는 엄청 비쌌다. 참고로 작은 콜라가 스웨덴 편의점에서 30 SEK, 당시 물가로 한국돈으로 4,500 원 정도이다. 한국 편의점에서 비슷한 크기가 한 1,500원 정도였다. 이정도로 스웨덴 물가는 비싸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많이 걷는 일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식사로 충분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중간중간 간식을 통해 에너지 보충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에 간다면 초콜릿, 초코바, 견과류, 마른 멸치, 육포, 마른 북어 등을 두둑히 챙겨갈 것이다. - 타프 말고 셸터형 텐트
스웨덴 가기 전에 읽은 Kungsleden 여행기에서 스웨덴 현지인들은 shelter형 혹은 터널형 텐트를 주로 쓰고, 우리같이 텐트+타프 조합은 거의 못봤다는 글을 보았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Hilleberg는 스웨덴 회사인지 스웨덴 현지인들은 주로 Hilleberg 제품을 쓴다고 보았다. 내가 갔던 이번에는 비수기여서 그리 많은 캠퍼를 보지는 못했고, Hilleberg 제품은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역시 텐트와 타프 조합은 보지 못했다. 나는 전부터 가볍고 편리한 실타프를 사용했었고 이번에도 가벼운 2인용 돔텐트와 실타프를 가져갔지만 하루종일 걸어 지친 몸에 비, 눈, 바람의 상황에서 텐트치고, 타프까지 설치한 여유와 체력은 별로 없어보인다. 빨리 텐트를 치고 쏙 포근하게 들어가고 싶다. 정말 귀찮을때에는 타프 없이 텐트만 치기도 했었지만 그러면 간단하기는 한데 밤새 서리가 내린다거나 눈, 비가 내린 경우 텐트안의 기온은 뚝 떨어지고 결로 등이 많이 발생하여 타프가 있는 것보다 쾌적함은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여행 내내 느낀 게 다음에 이런 여행을 할 때에는 shelter 형 텐트를 새로 사리라는 생각을 했었다. 사실 텐트와 타프를 같이 치면 뭔가 공간은 여유있게 활용할 수 있고 보기에도 멋있다. 여행중에 만난 어떤 여행객은 내 텐트가 정말 멋져보인다고 해서 좀 헛갈리기도 한다. - 모기망
비수기 여행이라 여행객들을 그리 많이 보지는 못했는데 모기망을 쓴 사람은 딱 1명 보았다. 보자마자 그 사람이 참 부러웠다. 얼굴을 완벽히 가려주는 모기망은 그리 답답함도 없을 것이고 무게도 거의 느끼지 못할 것이고, 모기로부터 완벽히 차단해주기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여름에 갈 분들은 필수라 생각한다. - 배낭 커버
가기 전에 배낭 커버를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판쵸 우의가 있어서 그걸로 대신하자고 생각하고 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으로 인해 고생을 많이 했다. 스웨덴은 비가 많이 오지는 않아도 지나가는 비처럼 비가 종종 내린다. 그리고 판쵸우의는 사람이 입는 것이지 배낭에 씌우는 용도가 아니다. 물론 판쵸 우의로 사람과 배낭을 모두 커버할 수는 있지만 배낭이란게 걸으면서 내려놓기도 하고 다시 들쳐메기도 해야하는 것인데 그럴때마다 판쵸 우의로 사람과 배낭 모두를 입히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비가 오는 경우 사람 몸에서는 열이 나서 몸안은 땀으로 가득한데 비가 올때에는 가뜩이나 습하고 답답하게 된다. 스웨덴에서는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았고 오염원이 없는 깨끗한 비여서 대부분의 사람이 비는 그냥 맞는다. 다만 배낭 안에는 젖었을때 곤란한 일이 발생하는 물건들도 있으니 사람은 (상쾌하게) 비를 맞더라도 배낭만은 비로부터 보호하곤 한다. 나도 결국 판쵸우의를 배낭커버처럼 사용하였는데 뭔가 모양새도 나지 않고 비로부터 배낭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여 가져갔던 책이 비에 젖어 불어터지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 현금 (스웨덴 크로나)
스웨덴은 유럽연합에 속하지 않아 유로를 사용하지 않고 별도 통화인 크로나(KR, SEK)을 쓴다. 국내에서도 크로나 환전을 하는 은행이 있고 내가 사는 근방의 은행에서는 크로나 환전을 하지 않아 안양 부근까지 가서 환전을 했다. 스웨덴이 카드 사용이 원활하다고 하여 환전은 1,800 SEK, 원화로 약 27만원가량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1 SEK도 남기지 않고 딱 알맞게 썼지만 여행 중간에 현금이 모자라면 어떻하나 가슴조리는 상황이 좀 있어서 환전을 조금 넉넉히 하는게 정신건강에 좋겠다는 교훈을 몸으로 깨닫기도 했다.
전혀 필요 없었던 것 혹은 잘못가져간 것
- 랜턴
내가 갔던 6월에는 밤 12시에도 해가 떠 있는 백야였다. 정말 밤 12시에도, 새벽 3시에도 해가 중천에 떠 있거나 해가 지고 있어도 어둡지 않고 낮이나 저녁 무렵처럼 환했다. 따라서 가져간 랜턴은 전혀 필요가 없었다. -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2, 카메라 보조배터리2
위에서 잘 가져간 것에서도 적었지만, 스웨덴은 전기 인심이 후했다. 혹시나 해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도 2개를 가져갔고, 카메라 보조배터리도 2개를 가져갔지만 충전을 잘 할 수 있었고, 전기를 아껴쓰니 두번째 여분은 전혀 필요가 없었다. 보름동안의 여행동안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무게와 부피만 차지했었다. - 비누
씻어도 그냥 물 만으로 씻었다. 너무 과하게 먹지 않고 많이 걸어서 그런지 전 같이 몸이나 머리에서 기름기도 많이 나지 않고 비누없이 물만으로 머리 감고 세수해도 별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사실 씻은 곳이 대부분 흐르는 계곡이었다. 그 청정 특급수 계곡에서 비누 등을 쓸 수는 없었다. 결국 가져갔던 비누는 별 쓸 일 없이 그대로 가져왔다. - 자물쇠
혹시나 하는 의심에 가져갔는데 전혀 쓸일이 없었다.
계륵
- DSLR 카메라
여행을 갈때마다 고민되는게 DSLR 을 가져갈까 말까, 렌즈는 어떤 렌즈를 가져갈까이다. 이번 여행에서 두 손은 거의 항상 스틱을 잡고 있었고 따라서 DSLR은 목에 메고 다녔다. 목에 메진 DSLR은 그네처럼 이리저리 흔들렸고 결코 가볍지 않은 DSLR은 내 목을 심히 아프게 했다. 특히 눈이 쌓여있었던 Tjaktja 에서는 발이 눈에 푹푹 빠져서 내 한몸 건사하기도 힘들었는데 정말 카메라를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봐서 여행 중에는 불편하고 힘이 들지만 여행 끝나고나서 DSLR로 찍은 사진을 보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어서 이번에도 DSLR을 가져갔는데 어쨌든 이번에도 여행을 마치고 사진을 보면서는 행복해했는데 앞으로는 어째야할지 잘 모르겠다. 여행중에 DSLR을 가져온 트레커는 거의 보지 못했다.
Kungsleden 본격 걷기 여행기 보기 (1일차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