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소백산을 가려했다, 오늘이 아니라 어제. (1박 2일)
하지만 설 명절 처가에서의 가족들 모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고 나의 계획은 수정되었다.
등산을 하고픈 욕구는 삭아지기는 커녕 더 커져갔고 마침 어제 점심때부터 내린 눈은 겨울산에 대한 호기심을 더 키워주었다.
연휴 마지막날에 무리하기는 조금 부담되어 근교의 산으로 골랐다. ‘청계산’
접근성이 매우 좋다, 신분당선 지하철역이 바로 있으니까, 이름도 ‘청계산역’이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5분쯤 걸어가면 바로 청계산 원터골 들머리가 나온다.
물, 간식(한줌견과, 약과, 귤, 사과)을 챙겨서 집을 나온게 오전 9시이다.
겨울산은 많이 타보지 않았다. 게다가 오늘처럼 눈이 많이 쌓인 경우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겨울산이 이토록 좋은 줄 미처 몰랐다.
얼음은 미끄럽지만 눈은 미끄럽지 않았다.
눈은 흙보다도 푹신했고 푸근했다.
본래의 초록과는 다른 순백의 가지와 잎들은 또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오늘 이곳을 같이 올랐던 다른 분들도 다들 연신 황홀한 탄성을 내뱉었다.
오늘 전국의 눈산을 오른 분들은 다 비슷한 아름다움을 접했을 것이다.
대중교통으로 가서 들머리와 날머리가 꼭 같을 필요가 없어서 좋다.
매봉에서 계속 가던 길로 가서 이수봉을 거쳐 옛골로 나올 예정이다.
시간이 일러서 사간 사발면은 더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먹을 생각이다.
이수봉에서 옛골쪽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며 다시 눈의 푸근함과 푹신함을 계속 느끼며 편하게 내려왔다.
나는 내려가지만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분들은 볼이 빨래져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지만 그분들도 즐거워보였다.
이렇게 하루종일 산을 타서 이 시간쯤 되면 이제는 콧노래를 부르며 휘적휘적 편하게 내려간다.
청계산에 오면 거의 매번 옛골토성에서 식사를 하고 갔는데, 라면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 시장하지가 않아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다.
옛골에서 다시 원터골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가려했었는데 옛골토성 바로 옆에 서현동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어 좀 더 편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최근 산행 중 가장 행복하고 황홀했던 산행이었다.
점점 더 산에 중독되어가나보다.
다음주에는 어디를 갈까???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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