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여행기 – 둘째날 (2017년 1월 7일) – (1/2)
오늘은 어디를 갈까 살짝 고민을 하다가 막연히 교토를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여행중에는 더욱 부지런을 떨고 아침 일찍 서두르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느긋하게 여행을 하게 되었다.
어제는 너무 강행군이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밤까지 여행을 즐겼으니…
곤히 자고 있는 가족들을 깨우지 않고 나혼자 카메라를 메고 밖으로 나간다.
참고로 이 길로 조금만 더 가면 애플스토어 오사카점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아무런 준비도, 사전 정보도 없이 떠난 여행이었다. 애플 스토어가 있는지도 몰랐고,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애플 스토어가 있는 줄 알았다면 사지는 않더라도 구경이라도 갔을텐데…
참고로 요즘 Apple TV에 관심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애플 스토어에 갔으면 하나 구입해서 가져왔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참고로 이날 1월 7일은 아내의 생일이었다. (전날인 1월 6일은 딸랑구의 생일. 2시간만 딸이 늦게 태어났으면 엄마와 딸이 생일이 같을 뻔 했다.)
생일케잌을 사기 위해 지도앱에서 검색을 해보지만 제과점이 주변에 없었고, 있어도 이 이른 시간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
어제 하루종일 여기저기 거리를 다니면서도 제과점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기억이 났다. 한국은 빠리바게트, 뚜레쥬르, 그 외에도 많은 제과점이 이른 시간부터 고소한 빵 냄새를 풍기면서 아침을 빵으로 안내하곤 하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은가보다.
결국 케익은 사지 못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의 메인 일정인 교토까지 어떻게 가야할지 대략 작전을 짜야했다.
참고로 나는 소위 길눈이 그리 밝지 못하다.
가뜩이나 어제 난바역에서 여기 숙소에 올때에도 어디가 동쪽이고, 어디가 서쪽인지 통 가늠을 못하고 헤맸던 안좋은 기억이 있는데 여기에서 교토까지 그 복잡한 지하철을 환승하면서 이용해야한다니 삐직하고 땀이 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래서 사람들이 패키지를 이용하는가… 🙁
가져간 여행책자에서 안내하기로는 난바 기준으로 우메다역까지 가서 그곳에서 환승해서 가와라마치역으로 가면 된다고 하던데, 어떤 블로그에서 말하기를 우메다역은 참으로 복잡하고 그래서 헤매다역이라고 부른다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가려는데, 이곳 블로그에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주었다.
여기 숙소에서 가까운 니폰바시역에서 더 편하게 가는 방법이다. (니폰바시 -> 가와지 -> 가와라마치)
마음이 놓인다.
이제 짐을 챙겨서 나가서 식사를 하고 출발을 하면 된다.
식사 후에 니폰바시역으로 가서 표를 구입하는데 애를 먹었다.
자판기와 지하철 노선도도 일본어로 되어있고, 내 기준으로는 자판기 이용방법도 전혀 직관적이지 않았다. (너무 내 주관적인가?)
내 상식으로는 목적지와 명수를 입력하면 얼마라고 알려주고, 그 이상의 금액을 넣으면 표와 함께 거스름돈이 나오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먼저 돈을 넣어야한다. (우리나라는 어떤 방식이지? 지하철에서 표를 구입해본지가 하도 오래되어서 방법을 모르겠다. 카드로만 이용해봐서… 쩝…)
목적지까지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겠고, 어른 두명,학생 두명으로 요금도 복잡하고, 계산도 복잡한데 사람이 계산해서 그 이상의 금액을 미리 넣어야하다니… 휴…
어쨌든 그곳의 일본인에게 문의도 하고, 그곳 승무원에게 요청도 해서 어찌어찌 힘들게 표를 구입했다.
우리 아이들도 무척이나 답답해한다. 그래도 영어를 조금 알아서 안내가 영어이면 어떻게든지 해보겠는데 완전 까막눈인 일본어라 본인들도 답답한가보다. 하하하…
어쨌든 니폰바시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자축해본다.
이와자 역에서 잘 갈아타고 잘 가다가 사람들이 내리는데 우리는 그냥 있었더니 승무원이 와서 이 지하철은 여기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라고 내려서 다른 지하철로 갈아타라고 안내해주었다. 🙂
방송을 못알아듣고, 안내문을 보아도 무슨 말인지 못알아보니 문맹의 설움과 불편함을 제대로 겪었다.
아이들도 이런 불편함을 느껴서 영어와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겠다는 부모로서의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부수효과를 기대해보지만 아이들은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다. 🙂
한국에 천년고도 경주가 있다면, 일본에는 교토가 그에 해당한단다. (나무 위키 교토/역사 참고)
수많은 문화유산과 박물관, 사찰 등이 있는 고도 교토.
우리가 교토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은 자전거 타기였다.
가와라마치 지하철 내에 있는 Information Center에 문의하니 아주 친절하게 자전거 대여점을 안내해주었다.
자전거 안내점은 지하철역 밖에서 한 200m 정도 떨어져있었다.
요금은 하루종일에 인당 500엔으로 그리 비싸지는 않았으나 자전거도 기어도 없는 그닥 좋지는 않은 것이었다.
사실 기어는 별로 필요없었다. 역설적이게도 청수사 가는 길은 가파른 언덕길의 연속이고 사람이 무척이나 많아서 기어가 있어도 무용지물이었기 때문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