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여행기 – 둘째날 (2017년 1월 7일) – (2/2)
일본에 가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공기가 맑고 하늘이 파랗다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우리나라의 공기는 최근 몇년동안 너무도 탁해졌고, 하늘이 파란지 잊고 산지 꽤 된 것 같다. 일본은 사면이 바다인 섬이고 중국으로부터의 먼지는 한국과 바다가 걸러주어 여기까지 오지 못하는지 공기와 하늘이 무척 신선했다.
맑은 하늘과 공기을 만끽하며 교토의 가모가와 강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것은 이번 여행에서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가모가와‘ 강변을 따라서는 일본 풍의 숙소가 늘어서있었고 우리는 다음에 일본에 올때에는 교토의 저 숙소에서 묵자고 얘기를 했다.
즐겁게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다가 청수사(기요미즈데라)를 가기로 했다. 난바의 숙소에서 아침 늦게 나왔고 이곳까지 오는데 시간도 꽤 걸렸고 자전거도 타서 벌써 시간이 꽤 지났다. 배에서는 밥줘~~ 밥줘~~ 하는데 일단 청수사 근처로 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청수사를 가는 것은 비추이고, 청수사 근처에서 밥을 먹는 것도 비추이다. (사람이 너무 많고 식당은 그리 많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청수사로 가는 길은 많이 좁고 복잡하고 가파르고 힘들었다. 원체 사람이 많고 차도 줄지어 올라가고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려니 더 힘이 많이 들었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몸만 가려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다. 일본은 자전거가 많고 이용자들도 많고 자전거도 정해진 곳에 주차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린다고 하여 아무곳에나 대충 세울 수가 없었다. 결국 거의 청수사 끝까지 올라가 전용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웠고 요금은 자전거당 200엔으로 교토에 있는 여러 공영 자전거 주차장에 하루종일 횟수 제한없이 세울 수 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여기밖에 이용을 못했다.
금강산조차도 식후경이라는데 청수사도 당연하겠지. 자전거로 힘을 쓴 가족들은 뭐라도 먹자고 아우성이고 우리는 주차장 옆의 맛있어보이는 어느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구가 넷이니 메뉴도 네가지를 시킨다. 종류별로 한번 씩 다 맛을 본다. 일본은 소문에 들은 것처럼 반찬이 엄청 적게 나온다. 가끔 어떤 식당에서는 추가 비용없이 반찬을 더 덜어먹을 수 있게 자리앞에 놓여져있기도 했는데 대부분의 경우 첫 상에 놓여져있는 적은 양의 반찬만으로 식사를 했다. 우리 식구가 한국에서 먹는 반찬의 1/10 정도만 먹은 것 같다.
그리고 일본 식당에서 종종 보고 느낀 것이 연세가 지극한 어르신들이 식당에서 서빙일 등을 많이 한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가게여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럴 경우 주인은 계산을 하고 서빙 등은 젊은 사람을 알바로 쓰는 경우가 많을 텐데 일본에서는 직접 서빙을 한다. 그리고 식사가 나오면 쟁반을 들고 굉장히 잰 걸음으로 뛸 듯이 걸어가면서 서빙을 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그게 일본식 서빙 문화의 하나인지…
식사를 마치고 청수사 입구로 가는 길은 관광객들로 정말 발 디딜 틈도 없었고, 길 양 옆으로 주전부리, 기념품 가게 등이 즐비하여 관광객들을 유혹(?)했다. 어떤 글에서 보니 청수사는 저녁에 가면 야경도 멋있고 사람들도 너무 많지않아 호젓하게 절과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하던데 당시 우리한테는 해당이 안되고 나중에 다시 교토에 와서 묵게 되면 그때는 늦은 저녁에 와야겠다. 거의 일년 365일 매일 이렇게 사람들로 붐빌테니 여기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즐거운 비명을 지를까라는 오지랍 넓은 생각을 해보았다.
청수사 초반은 무료이고, 제대로 청수사 경내로 들어갈때 입장료를 받는다. 사람들이 많아서 한줄로 이동하며 구경을 한다. 여기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는 돈이 따라 붙게 되어있는 것 같고, 여기 청수사 절에서도 무병장수, 복을 비는 기념품이나 향, 초 등을 돈을 받고 팔고 있었다. (어디나 다 똑같군.)
입구 초반에 옛날 창이 세워져 있어 한명씩 움직이려고 힘을 쓰곤 했다. 왠만한 힘으로는 꿈쩍도 안하고 어찌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는지 손잡이 부분이 반질반질하다.
청수사를 따라 계속 걸으면 뒤쪽으로 산책로가 있어 우리는 그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다시 자전거 주차장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초반에는 끌고, 나중에는 타고 다시 가모가와 강변으로 왔다. 다른 사찰 등을 보고 싶었으나 이제 조금씩 어둑어둑해져 더 보는 것은 무리일 듯 싶다. 자전거를 더 타고 싶다는 아이들의 말을 들어 강변을 길게 돌았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다시 전철에 몸을 싣고 도톤보리로 돌아오니 완전 어두워졌다.
그러고보니 잊고 있었는데 오늘은 아내의 생일이다.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고르라고 했더니 회전초밥을 드시고 싶으시단다. 도톤보리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매장이 있어 우리도 한참을 줄을 서서 기다렸다. 거의 1시간은 기다려서 안에 들어가 먹을 수 있었다. 어제 먹었던 100엔 초밥보다 값은 좀 더 비싼데 품질은 훨씬 좋았다. 네 가족이 정말 배 터지게 초밥을 먹고는 값도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다. 일본이 한국보다 물가가 훨씬 높다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힘들 것 같다. 교통비는 비싼데 적어도 먹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싼 것 같다.
노세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노나니~~
이 가사는 체험에서 우러나온 참으로 공감되는 가사이다.
노는 것도 기운이 있어야 논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살림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신나는 가족여행으로 여유롭게 즐기고 있는데 이것도 힘들다.
아이들은 내일 좀 늦게까지 자라고 했고, 나는 내일은 어디를 갈지 자면서 고민하기로 했다… (자면서…????)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