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모처럼 여행을 갔다. 동네 지인들과 한동안 계를 하더니 갑자기 쿵짝쿵짝해서 4명이 부산으로 1박2일 여행을 잡은 것이다.
새벽 5시에 수서역으로 간다.
새벽에 아이들은 자고있고, 일어나려면 멀었다. 새벽에 아내를 배웅하고 피곤하여 좀 더 눈을 부쳤다가 7시에 일어나 산책을 가려는데 토요일이니 좀 다른 코스로, 좀 더 길게 걷고 싶었다.
생각난 곳은 율동공원.
자전거로 갈까? 차로 가서 거기서 걸을까? 고민하다가 율동공원까지도 걸어가기로 했다.
가는 길은 위 사진처럼 딱딱한 포장도로라 자전거 타기에는 좋아도, 걸어가기에는 그리 좋지 않다. 가던 중에 오리가 길 안내를 한다.
율동공원은 언제와도 기분이 좋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여있고, 가운데에 커다란 호수가 있어 한 여름에 와도 다른 곳보다 온도가 2~3도는 낮은 느낌이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혼자온 사람, 친구랑 온 사람, 가족이랑 온 사람, 강아지랑 온 사람 등 많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즐기고 있었다.
지금까지 호수 주변을 가장 많이 돈 것은 2바퀴였다. 나는 가끔 무모한 도전을 잘 하는 것 같다. 생각난 김에 5바퀴 돌아보자고 생각했고, 2바퀴 돌다가 후회했는데, 결국 5바퀴 다 돌았다.
전에는 푹신한 바닥이었는데, 얼마전에 콘크리트로 공사를 한 것 같다. 5바퀴 다 도니 발바닥이 많이 아프다.
온 길을 다시 되돌아 걸어 집으로 가는데 집이 왜 이리 멀던지…
이제 고 1, 중 2인 아이들은 다 컸다.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일어나서 갈곳 가고, 할 것 하고 있구나…
오후에는 또 몸이 찌부드하여 뒷산인 불곡산에도 다녀왔다. 그랬더니 하루 걸음수가 기록을 경신했다. 35,332 걸음…
아내는 부산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구경하고, 맛있는 것 먹고, 아이들은 할 것 알아서 하고, 나는 걷고 싶은데로 걷고…
즐거운 주말이다. 다음에는 가족여행을 가면 좋겠는데 이제는 애들도 더 바쁘고, 가족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좋아해서 일정잡기가 쉽지가 않다.
쓰다보니 또 걷고 싶네… 요즘은 걷는 행위를 가장 많이, 즐거이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