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우일보] 2022년 6월 18일 (4일차)
아침에 5시면 눈이 떠진다.
얼마전까지 걱정과 불안이 많아서인지 자면서도 가슴이 시리고, 불면증에 시달렸었는데 요즘은 한결 나아졌다.
불면증이 있을때는 새벽 2시 쯤에 잠이 깨고 쉽사리 다시 잠에 들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새벽에 침대에서 일어나 무엇인가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고, 하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침대에 누워 시간만 죽였고 수면의 질이 나쁘니 낮에도 컨디션이 엉망이었고, 퇴근하여 집에오면 긴장이 풀려서인지 잠이 쏟아져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푹 잠들지 못하고 다시 새벽에 일어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운동을 하면 몸이 피곤해서 잠을 잘 잘 것이고, 컨디션을 인 좋을수록 몸을 움직여야하는데 만사가 귀찮음을 이유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무기력증처럼 무서운게 없다. 답이 없다.
전에는 머리를 바닥에 대기만 하면 바로 잠들고, 새벽까지 쭉 자던 내가 불면증이라니… 불면증이 이토록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단순히 힘든게 아니라 무서운 것이었다.
이제는 조금 진정이 되어서 다행이지만, 아직 완벽히 좋아진 것은 아니다. 좋아지려면 상황이 바뀌어야하고, 그럴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전에는 막연하게 남 얘기처럼 생각했던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등이 남 얘기가 아니게 여겨졌다.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몸을 움직이기 싫을 수록,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수록 움직여야한다는 것을…
건강상태나 마음 상태가 충분히 건강해지면 그제서야 움직이겠다는 것은 영원히 움직이지 않고 그 상태로, 아니 더 나쁜 상태로 빠져들겠다는 다짐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움직여야한다. 두 발로 걸어야한다.
오늘은 새벽 5시 경에 눈이 떠졌다. 그 시간까지 푹 잔 것이 고맙다.
잠시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하루 계획을 세운다. 아침 산책 시간이라고 알람이 울린다.
AirPod를 꼭 챙겨서 귀에 꽂고 집을 나선다.
중앙공원에는 그리 많지는 않지만 아침 운동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꽤 있다.
내가 나가는 시간에 이미 운동을 다 하고 집으로 돌아오시는 참으로 부지런하신, 새벽잠 없는 분들도 계시다.
모여서 태극권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기체조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참 부지런하시다.
그런 분들을 보면 거의가 다 어르신들이다. 그 분들도 젊었을 때에는 안하셨으려나? 나이 들어서 하루의 생활 체계가 바뀌고, 뭔가 느낌, 깨달음, 다짐이 있어서 활동을 바꾸신 것이겠지?
하루에 1만보를 걸으려면 100분을 걸어야하는데, 오전 산책으로 기분좋게 시작을 했으나 저녁에는 다른 일이 있어 저녁 산책을 하지 못해 1만보에는 못 미쳤는데 별로 개의치 않는다.
며칠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 아닌가… (집안에서 꼼짝도 안하고 그냥 누워만 있었으니…)
일신우일신…. 일보우일보… 매일 걸으면 된 것이다. 꼭 만보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나는 내일은 만보를 걸을 것이다. (앞뒤가 안 맞지만 이게 맞다고 본다.)
걸으면… 해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