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가시기도 전에 시장에는 벌써 초록빛 생명력이 가득합니다. 최근 방송된 나혼자산다에서 아기맹수 셰프 김시현 님이 경동시장을 찾아 직접 고른 봄나물들이 화제가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식재료가 바로 원추리였습니다. 지금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은 잃어버린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합니다.

원추리나물 제철 왜 지금 먹어야 할까요?
이른 봄 산과 들에서 가장 먼저 기지개를 켜는 원추리는 2월 말부터 3월 사이가 가장 맛있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원추리는 잎이 연하고 수분이 가득해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특유의 단맛이 일품입니다. 다른 봄나물들이 대개 쌉싸름한 맛을 내는 것과 달리 원추리는 쓴맛이 적어 나물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로 몸이 나른해지는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비타민 C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며 겨우내 둔해졌던 몸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줍니다. 자연이 주는 천연 비타민 영양제라고 불릴 만큼 영양 밀도가 높은 시기이므로 식탁 위에 자주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근심을 잊게 하는 망우초 원추리의 특별한 매력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원추리를 망우초(忘憂草)라고 불렀습니다. 이 이름을 풀이하면 근심을 잊게 해주는 풀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성분이 들어있어 불면증이나 정서적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는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 셈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하여 장 건강을 챙기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연한 녹색을 띠는 어린순은 식감이 부드러워 소화가 잘되면서도 장운동을 촉진해 몸속 독소를 배출하는 데 유용합니다. 몸의 열을 내리는 성질이 있어 봄철 건조한 날씨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염증성 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줍니다.

원추리나물 독성 제거하는 안전한 손질 방법
원추리는 매력적인 식재료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콜히친이라는 미량의 자연 독성 성분입니다. 이 성분은 나물이 자랄수록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어린순을 선택하고 올바른 손질 과정을 거쳐야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치기: 생으로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며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줄기 부분부터 넣어 고르게 데쳐야 합니다.
- 찬물에 담가두기: 데친 후에는 즉시 찬물에 헹구고 깨끗한 물에 2~3시간 정도 담가두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남아있는 독성 성분이 말끔히 빠져나갑니다.
- 물기 제거하기: 독성을 뺀 후에는 손으로 가볍게 짜서 물기를 제거하고 요리에 활용합니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독성 걱정 없이 원추리 특유의 시원한 향과 풍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신선한 원추리 고르는 법과 오래 보관하는 팁
시장에서 원추리를 구매할 때는 잎의 색과 줄기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잎이 너무 길게 자란 것보다는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로 짧고 통통한 어린순이 훨씬 달고 연합니다. 잎의 색은 선명한 녹색을 띠고 줄기 끝부분이 마르지 않고 탄력 있는 것이 신선한 제품입니다.
보관할 때는 수분 관리가 핵심입니다.
- 씻지 않은 상태로 보관: 수분이 닿으면 금방 무를 수 있으므로 씻지 않은 채로 보관합니다.
- 키친타월 활용: 키친타월이나 신문지로 가볍게 감싸 수분 증발을 막아줍니다.
- 비닐 팩 밀봉: 공기를 살짝 뺀 후 비닐 팩에 넣어 냉장고 신선칸에 보관하면 3~4일 정도 신선함이 유지됩니다.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데친 후 물기를 꽉 짜서 소분한 뒤 냉동 보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해동 후에는 무침보다는 국이나 찌개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시현 셰프가 선택한 섬초와 방풍나물 활용법
나혼자산다 김시현 님은 원추리 외에도 섬초와 방풍나물을 함께 구매하며 봄철 건강 식단을 선보였습니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섬초는 일반 시금치보다 잎이 두껍고 뿌리 쪽의 분홍색이 선명한 것이 특징입니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느껴지는 응축된 단맛 덕분에 살짝 데쳐 소금과 참기름만으로 무쳐도 훌륭한 요리가 됩니다.
방풍나물은 이름처럼 풍을 예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쌉싸름한 끝맛이 매력적입니다. 김시현 님은 이를 장아찌로 담가 즐긴다고 언급했는데 씹을수록 퍼지는 독특한 향이 고기 요리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데 탁월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을 주는 고마운 식재료들입니다.
봄나물 식단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조리 포인트
손질을 마친 원추리는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우러집니다.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고추장이나 된장을 베이스로 한 무침 요리입니다. 고추장의 매콤달콤한 맛은 원추리의 단맛을 극대화하고 된장의 구수한 맛은 원추리의 시원한 향과 조화를 이룹니다. 식초를 살짝 더하면 상큼한 풍미가 살아나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입니다.
국물 요리에 넣으면 국물 맛이 한결 시원해집니다. 조개나 멸치 육수에 된장을 풀고 원추리를 넣어 끓이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원추리는 마지막에 넣어 살짝만 익혀야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건강한 봄을 맞이하는 원추리나물 한 끼의 가치
제철 음식을 챙겨 먹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계절의 흐름에 내 몸을 맞추는 과정입니다. 2026년의 첫 봄기운을 담은 원추리나물은 겨우내 지쳤던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가장 정직한 보약이 되어줄 것입니다. 안전한 손질법만 지킨다면 누구보다 건강하고 맛있게 이 계절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시장에 들러 싱싱한 원추리 한 봉지를 사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삭한 식감 속에 담긴 대지의 기운이 일상의 활력을 되찾아줄 것입니다. 제철이 지나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근심을 잊게 해주는 망우초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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