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이 안 돼요.’ ‘시스템 로그를 확인해봐.’ ‘오늘 블로그에 새 글 올렸어요.’
여러분은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로그(log)’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나요? 컴퓨터, 인터넷, 블로그, 스마트폰을 막론하고 ‘로그’는 마치 공기처럼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흔한 단어의 시작점이 ‘통나무’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디지털 세계의 심장처럼 뛰는 ‘로그’의 기막힌 기원과,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숨은 의미와 흥미로운 활용 사례까지 하나하나 풀어보고자 합니다.

바다 위에 던진 통나무 한 그루, 그리고 시간의 기록
‘로그(log)’라는 단어는 애초에 ‘통나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 평범한 나무 토막이 ‘기록’이라는 의미로 변신했을까요? 답은 수백 년 전 항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항해의 시대, 넓은 바다를 떠도는 선원들에게 자신의 위치와 진행 속도를 아는 건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였습니다. 당시에는 멋진 GPS나 정밀한 계기판은커녕,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단순한 도구와 눈썰미뿐이었죠.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칩 로그(chip log)’라 불리는 선박 측정 도구, 다시 말해 ‘통나무 줄’입니다.

이 도구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지만 영리했습니다. 작은 통나무 조각에 밧줄을 붙이고 일정한 간격마다 매듭(knots)을 만들죠. 통나무를 물에 던진 뒤, 모래시계를 엎어 일정 시간(일반적으로 30초)을 재는 동안 선박이 움직이면서 줄이 풀리게 합니다. 그때 풀려나간 매듭의 개수를 세는 방식이었죠. 여기에 바다 항로의 전통이 덧입혀지면서, 오늘날 ‘노트(knot)’라는 단위(1노트=1해리/시간)도 이때부터 쓰이게 됩니다. 결국 선원이 바람과 파도를 견디며 적어내려간 수많은 항해기록의 ‘책(기록장)’을 ‘로그북(logbook)’이라 부르게 된 것이죠.
로그의 확장: 증기기관에서 컴퓨터·블로그까지
이처럼 단순한 속도 측정 도구의 이름이 물 위에서 슬금슬금 기록의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칩 로그를 쓴 뒤, 속도와 항로, 날씨 등을 일지에 꼼꼼히 적어야 다음 항해에도 이 경험을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해일지는 통째로 ‘로그북’이 되었고, 여기 기록하는 행위를 ‘로그’한다고 불렀습니다.

기본 단어는 통나무였지만,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이 말은 철도, 우편, 군대, 심지어 법원 등에도 널리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 후반, 마침내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자 컴퓨터 운영 체제나 서버, 각종 자동화 기기에도 ‘로그’의 개념이 들어왔습니다. 접속, 명령, 오류, 변화 같은 모든 ‘흔적’이 시간대별로 남겨지는 것이죠.

오늘날 우리가 클릭하는 블로그(blog)도 이와 관련이 깊습니다. web(웹)과 log(기록)이 합쳐진 ‘웹로그’가 줄어들어 ‘블로그’가 되었으니까요. 블로거가 하루하루 새 글을 올리며 자신의 흔적을 남겼듯, 과거 뱃사람도 항해의 하루를 로그북에 차곡차곡 적었습니다. 개인의 소소한 기록, 사회적 소통, 데이터의 보안까지 모두 이 한 단어로 연결된 셈입니다.
로그를 둘러싼 오해와 현대적 적용
여기서 흥미로운 오해도 있습니다. 로그가 흔히 컴퓨터 용어로만 여겨지면서 젊은 세대는 ‘로그 = 디지털 기록’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말은 모르고 보면 ‘기록하다’라는 단어의 가장 아날로그적이고 인간적인 뉘앙스를 품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log는 해킹이나 사이버 보안, 법적 증거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킹이나 대형 사고의 진실 역시, 최종적으로 로그 기록이 열쇠가 되는 경우가 많죠. 사용자 인증(로그인, 로그인 실패), 시스템 변화, 프로그램 실행 등의 발자취가 시간 순으로 남아 있어야 문제 진단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로그아웃(log out)’과 같이 사용된 ‘로그’는 ‘통나무’를 타고 배에 ‘승선’(로그온)하거나 ‘내려옴’(로그오프)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맥락까지 이해한다면, 단순한 버튼 클릭이 아니라 거대한 세월과 전통, 그리고 인류의 기록 본능이 담겨 있었던 셈입니다.
우리가 알면 유익할 숨은 상식들
- 블로그(blog)는 ‘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 따라서 ‘블로그 글쓰기=나만의 디지털 항해일지 작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배의 속도를 매듭(knot)으로 표시하는 건, 실제 매듭을 세는 방식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
- 오늘날 컴퓨터의 ‘로그 파일’은 프로그램의 오류, 침입 기록 등 보안 분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자료임.
- 항해일지의 기록 방식이 ‘기록-검토-개선’의 선순환 모델로, 많은 분야(일기, 사업, 연구, 개발)에서 그대로 계승되고 있음.

교훈 그리고 오늘의 실천 제안
이렇게 무심결에 쓰는 용어 하나에도 때론 수백 년을 뛰어넘는 인간의 창의와 고난,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역사가 숨어 있다는 점, 놀랍지 않으신가요?
여러분도 오늘 하루, 나만의 ‘로그북’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일상 속 작은 기록들이 모여 미래의 나를 성장시키고, 때로는 소중한 누군가에게 귀중한 헤리티지로 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읽은 순간부터, ‘기록’의 즐거움과 ‘로그’의 깊이를 직접 경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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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oughts on “뱃사람의 통나무 로그(log)가 기록이 된 진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