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쿵스레덴 (KUNGSLEDEN) – 15일차 (귀국)
2016년 6월 28일 (화요일)
- 경로: 기차 -> Arlanda C -> Schiphol -> 인천
- 강평: Good-Bye Sweden, Good-Bye Kungsleden
처음에 한국에서 스톡홀름에 도착해서 Abisko로 갈때에는 침대칸을 예약했었다.
Murjek에서 Arlanda C로 갈때에는 다른 경험을 위해 일반칸을 예약했다.
가면서 엄청 후회했다. 발 뻗고 누워서 자면서 가는게 얼마나 편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일반 좌석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을 자도 자는 것이 아니게 13시간 이상을 기차를 탔다.
스웨덴의 버스나 기차같은 대중교통에는 애완동물의 탑승이 자유로운지 큰 개도 사람과 함께 종종 복도를 걸어다니더라. 🙂
저 시계는 아들이 용돈을 모아서 내 생일 선물로 사 준 것이다. 이번 여행에 유용하게 썼다.
사진에서 보듯이 습기도 차는 뭐 그리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이 시계 덕분에 여행내내 큰 도움이 되었다.
기차를 타고 가는 지금도, 여행하는 내내 스웨덴의 넓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자연과 그 자연속에서의 이들의 여유로운 삶이 너무도 부러웠다.
우리는 미세먼지에, 황사에, 매연에, 사대강 녹차라떼로 점점 더 자연이 파괴되고 말 그대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고 어디라도 가기 위해선 새벽같이 서두르지 않으면 길은 주차장으로 변해 즐거워야 할 여행은 짜증으로 시작되고, 캠핑을 하기 위해서도 최고의 순발력을 발휘해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조차도 하기 어려운 그런 곳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왜 이렇게 항상 서로 경쟁하고, 스스로 서두르고, 스스로 바빠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여행이 마무리되며 한국으로 돌아갈 때가 되니 점점 더 그런 생각들이 심해지고 마음이 답답해진다.
긴 기차 여행동안 어둡지 않은 창 밖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상념이 많아졌나보다.
13시간의 기차 여행을 마치고 결국 Arlanda C역에 도착했다.
Arlanda C에 도착한 것은 약 오전 10시 경으로 비행기 출발인 17시 35분까지는 7시간 30분을 공항에서 기다려야한다. 🙁
어디라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이제 여행은 충분한 것 같다.
Sweden을 다녀왔는데 그래도 Sweden 기념품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여 Sky City안에 있는 기념품 매장에서 몇가지 기념품을 샀다.
물가가 비싼 스웨덴 답게 물건이 싼 편은 아니었지만 기념품으로 잘 산 것 같다.
Tax Free였는지 공항 저쪽으로 가면 환급을 해준다고 해서 환급도 받아 기쁜 마음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오전에 이곳 Arlanda C에 도착해선 바로 무료 Wi-Fi에 연결해 가족들과 iPhone Facetime으로 화상통화를 했는데 수십초도 안되어 바로 연결이 끊어지더니 Wi-Fi 세션이 만료되었다며 재접속도 안된다.
Infomation에 물어보니 이곳 Wi-Fi는 무제한이 아니라 시간제한과 Data제한이 있는데 영상통화를 한 것으로 인해 바로 만료가 된 것 같단다.
난 얼마 쓰지도 않았다고 (정말 한 30초정도?) 복구가 안되냐고 문의하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스웨덴 여행을 하면서 스웨덴이 IT쪽으로는 크게 발전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몇번 한 적이 있다.
- 지금처럼 Wi-Fi Session 만료에 오류가 있었다.
- App에서 기차 예약시 시스템 오류로 예약은 실패했는데 신용카드에서는 결제가 되었다. 이상해서 Kvikkjokk STF Mountain Station의 staff의 도움으로 예약 완료를 한 적이 있었다.
한국 사람들이 이쪽 시스템을 보완하면 엄청 잘하고 한국의 해외진출과 스웨덴의 IT 서비스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이곳에서 비행기 출발까지 7시간 30분을 있어야하는데 인터넷도 안되고, 책도 STF에 기증하고 없고, 이미 식사도 했고, 쇼핑도 할만큼 했고 앞으로 뭘해야좋을까…
명상도 하고, 졸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
수중에 현금은 어제 카드깡하고 남은 돈 27 SEK (=약 4,000원)이 있었다.
Sky City내 매점에서 뭘 사먹을까 쇼핑을 하다가 딱 27 SEK짜리 음료수가 있길래 구입해서 아주 맛나게 마셨다.
딸이 전에 스웨덴 돈 달라고 해서 지폐를 줄 수는 없고, 여행을 다녀와 동전을 주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쏘리~~ 🙂
약 2주간의 트레킹 여행은 사람을 많이 바꾸어놓는다. 속도 바뀌겠지만 이는 잘 표가 안나고 겉은 변함을 쉽게 알 수 있다.
해외여행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이 가장 설레일때는 집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서와 비행기 탑승할때이고 가장 지루할 때는 귀국하기 위해 비행기 기다릴때와 버스 기다릴때이다.
어쨌든 시간은 지나 탑승 3시간 전이 되어 짐도 부치고 보안 검색도 하여 면세점이 있는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면세점은 작고 별로 살 것도 없어 그냥 간단히 구경만 하다가 시간이 되어 탑승을 한다.
드디어 정말로 스웨덴을 떠나는구나…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정말 꼭 다시 오고 싶은데…
한국에서 이곳 스웨덴에 온 것과 반대 코스를 밟아 한국으로 돌아간다.
스웨덴에서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으로, 그곳에서 환승하여 인천공항으로…
스웨덴에서 2시간만에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 도착한다.
전에 인천공항에서 스키폴 공항에 왔을때에는 새벽에 도착해서 사람도 별로 없고, 매점들도 거의 문을 안 열었었는데 이번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스웨덴 공항과 달리 매점들도 많고 물건들도 많아서 가족, 친척, 동료들에게 줄 기념품을 좀 구입했다.
아내에게 줄 선물로 스웨덴에서 이미 머그컵을 샀지만 아내만을 위한 선물을 하나 더 하고 싶던 중에 내 눈에 띄는 물건이 있길래 추가로 구입했다.
네덜란드는 치즈가 유명한 것을 알고 있었다. 스키폴 공항의 면세점에서도 치즈를 엄청 팔고 있었다. 이런 치즈를 한국에서 어느정도의 가격으로 판매하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대충 봐도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었고, 일종의 1+1 식으로 이벤트성 할인도 많이 해서 선물로 종류별로 왕창 사왔다.
적지 않게 넉넉히 사와서 아내는 주변 이웃, 지인들에게 나눠주며 인심을 베풀었다고 한다. 🙂
개인적으로 우유, 요거트, 치즈 등 유제품을 좋아하는데 이번에 종류별로 원없이 먹어보았다. 치즈를 핑계로 맥주도 많이 마시게 되었지만… 🙂
결국 또 시간이 되어 스키폴 공항에서 환승을 하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이제 유럽을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곳으로 올때에도 실감이 되지 않았지만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불과 그저께만 해도 스웨덴 쿵스레덴을 배낭을 메고 걸어다녔는데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다니…
여행에서 집으로 돌아갈때의 그 복잡미묘한 기분을 알 것이다.
그게 여행의 맛이기도 하고, 여행이 주는 선물이기도 할 것이다.
비행기에서 그동안 찍었던 사진도 다시 보고, 기록했던 메모도 읽어보고 추가로 여행기로 기록하며 앞으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2016년 여름의 스웨덴에서의 나의 여행을 되새겨본다.
문득 고개를 돌려 하늘을 나는 비행기의 창문 밖을 보니 노을이 지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어두운 하늘이다.
이제 집으로 간다.
내 가족에게로 간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다.
드디어 집에 도착했다.
연락도 없이 불쑥 집으로 들어왔다.
도인 같은, 혹은 거지 같은 나의 모습에 가족 모두 깜짝 놀란다. ㅋㅋㅋ
여행의 마지막 모습을 아내의 휴대폰으로 남긴다.
정말 집에 돌아왔구나.
정말 여행이 끝이 났구나…
마치 꿈을 꾼 것 같다.
꿈이 잊혀지기 전에 기억을 더듬어 기록을 남긴다.
Good-Bye Sweden, Good-Bye Kungsleden!
이렇게 나의 이번 여행은 모두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