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불곡산 등산 (2016년 9월 18일)
스웨덴 쿵스레덴을 다녀온 지도 벌써 2개월 반이 지났다.
여행기를 쓰면서 새삼 ‘어~~ 꽤 대단했네~~. 이걸 어떻게 했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하.
지금 다시 하라면 다시 할 수 있을까 싶다. (또 막상 닥치면 하기는 하겠지. 뭐든 머리로보다는 몸으로 하는거다.)
어쨌든 200km 걸었다고 기뻐하고 대견해했는데 그 후의 생활은??? 🙁
동네 공원만 슬슬 다니고 제대로 몸을 쓴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명절 마지막 날 찌부드한 몸을 일으켜 등산을 하기로 한다.
처음 생각에는 관악산이나 북한산(삼각산)을 갈 생각이었는데 거리도 있으니 그냥 동네 뒷산부터… 🙂
가족들도 다 함께 가자고 졸랐으나 명절 마지막날을 느긋하고 편안하게 쉬고 싶단다. 우웅~~~
같은 이유로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나는 명절 마지막날이니 움직이자는 결론이고, 가족들은 명절 마지막날이니 가만히 있자는 결론이니…
나 홀로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손에는 카메라 하나 들고…
분당 불곡산은 중앙공원 뒤편으로 들머리가 있고 구미, 용인으로까지 이어져있다.
오늘은 특별한 계획도 없이 그냥 산길 따라 정처없이 걸을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이쪽으로 계속 내려가면 구미동이 나오고 거기에서 집까지 가려면 탄천변을 따라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타고 가는 것인데 그보다는 계속해서 산길, 흙길을 걷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기로 했다. 완전 깔딱고개인데… 흠…
동네 뒷산이라 그런지 이런 주말에 가볍게 산책 겸 등산하시는 분들이 참 많다.
우리 애들도 이곳에 3~4번은 왔을 것이다.
요즘은 좀 컸다고 잘 안따라오기는 하지만… 🙁
작년까지는 정상에서 파는 컵라면으로 꼬시면 넘어왔는데… 🙂
이렇게 오랫만에 산길, 흙길을 걸으니 참 좋더라.
추석도 지난 9월 중순이지만 요즘 낮에는 여름처럼 더운데 산에선 바람도 잘 불고 그늘도 지고 정말 시원하고 상쾌했다.
(이 좋은 산에를 왜 안오는지…)
왕년에 내가 뭐뭐해봤어~~ 왕년에 내가 그런거 해봤어~~ 는 다 필요없는 것 같다.
2개월 전에 쿵스레덴 200km 걸었어도 2개월 쉬니 동네 뒷산도 힘들더라. 🙁
20kg 도 넘는 배낭을 메고 어떻게 다녔는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네…
간신히 집에 도착해서 씻고는 저녁도 안먹고 그냥 내쳐잤다. 🙂
힘들었나보다. (나중에 보니 아침 산책 포함해서 하루종일 걸은 거리가 16.5km)
덕분에 월요일 맞이 스트레스(?), 혹은 명절연휴 이후 스트레스 없이 얼떨결에 월요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출근 준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