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Press를 하고 나서
쿵스레덴을 다녀온 2016년 여름에 여행기를 기록해야겠는데 어디에 할까 고민을 하다가 wordpress 설치형을 선택하고 그 후로 계속 블로그를 지속하고 있다. WordPress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CMS (Content Management System)로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6 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WordPress는 내게 대단한 경험(?)을 제공해주었다. 쉬운 가입 혹은 설치, 어마어마한 양의 plugin을 통한 기능 확장, 다양한 theme, 거대한 community network. 하지만 한국에서의 wordpress는 그게뭔데? 였다.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와 tistory가 소위 꽉 잡고 있었다. 포탈에서 검색을 해도 그들의 contents가 더 쉽게 잘 나오고, 블로그를 하는 이유인 왕래와 소통에 있어 wordpress를 채택한 내 블로그는 처음부터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댓글이 없는 내 블로그.)
그러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모르고 잘 활용하지 않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게 wordpress라면 내가 그 안으로 들어가면 되는게 아닌가? wordpress.com에는 방대한 community가 운영되고 있었다. WordPress 기초, 활용법, 여러 안내서, 꾸준한 contents 생산을 통해 개인의 글쓰기 욕구를 충족시키고 지속적인 blogging이 가능하도록 독려하는 daily, weekly, 주말 event 등이 있었다. 물론 이런 이벤트들은 99.99% 영어로 진행된다. 물론 영어가 아닌 자국어로 참여해도 상관은 없다. 나 말고 보는 이들이 못 알아보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번역 plugin을 달아서 친절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이미 내 blog에도 붙이기는 했다.) AI를 통한 번역은 아직은(?) 사람에 의한 번역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탁월한 한글은 표현력이 너무 섬세하여 영어로 번역하는게 그리 쉬운게 아닐 것이다.
어쨌든, 나는 한국에서 내 blog로 사람들이 많이 오고, 내 글을 많이 읽고, 내 글에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살짝 포기(?)하고 글로벌하게 놀기로 했다. daily prompt에 가서 가끔이나마 안되는 영어로 해당 주제에 대해 써보기도 하고, 남들이 쓴 글도 보고, 그 글에 반응한 멤버들의 사이트를 또 들어가서 그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쓰는 참여를 조금씩 하니 내 블로그에도 손님들이, 국제손님들이 들어오고 서로 친구가 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 많이 미흡하고 손님도 그리 많지도 않고 방문자수도 그리 많지도 않다. 하지만 전에 한국에서만, 한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을때보다 손님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글로벌이다 보니 훨씬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의 경험에 달려있는 것이겠지만 나는 우리나라 블로그에서 ‘정보’가 아닌 개인의 느낌, 시, 문학, 감상 등을 주력으로 하는 블로그는 별로 보지 못했다. 그런 블로그도 많겠지만 아무래도 ‘정보’를 다루는 블로그보다는 소수이고 노출이 덜 되는 것 같다. 그런데 wordpress를 통한 커뮤니티에서 만난 많은 블로거들은 아마츄어 시인, 작가 등이 무척 많아서 정보 뿐만이 아닌 그들의 생활과 느낌, 생각, 목소리를 느끼고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내가 wordpress를 쓰지 않았거나 썼더라도 갈라파고스처럼 나만의 공간 안에서만 놀았다면 결코 알 수도 접할 수도 없는 일들일 것이다. 물론 아직도 내 블로그의 99.99%는 한글로 되어있고,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컨텐츠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내 생각과 계획만은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어마어마한 바다를 발견한 것 같은 느낌으로 하루하루 즐겁게 블로깅을 한다.
문득 든 생각 중에 나와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 블로거들이 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찌보면 표절(?)일 수도 있는데 wordpress.com 에서 하는 것 같은 wordpress 한국 community를 하면 어떨까? 많은 한국 사람들이 wordpress를 통해 blogging을 하고, 네이버 블로그를 통하지 않더라도 보다 자유롭게 블로깅을 하고, 어떤 블로그가 있는지 쉽게 찾고 방문하고 보고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한국에서도 wordpress가 보다 활성화되고, 그게 한국에서만 머무는게 아니라 한국의 블로거들이 전세계로 뛰어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국에도 wordpress community가 있는데 많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어쨌든 wordpress는 지금까지도 내게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고, 앞으로 더 큰 재미와 경험을 선사해주거나, 그것들을 내가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두서없이 정신없이 마구 쓰는 블로그도 재미있는 것 같다.
조만간 나의 wordpress 블로그 구축 및 운영기도 기록해봐야겠다. 설치법이나 회원가입 등 가이드는 널려있겠지만 그런 안내서 말고 나의 좌충우돌 생생한 경험기가 더 재미있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쓰는 내가 재미있으면 일단 된거지 뭐… (위안… 위안…)
– 2017년 3월 15일 초안 작성
P.S> 댓글이라도 좀 달리면 좋겠네… 🙂 (이래도 안 달리겠지… 그러면 더… 음… 그럴텐데… 쩝…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