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테러(?) 에피소드
오후 3시쯤에 딸랑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뭔가 마음이 급함이 문자에서 바로 느껴졌다.
딸랑구: “아빠아빠! 아빠한테 뭐가 왔는데 뭔지 모르겠어”
나: “뭐가 왔어?”
딸랑구: (사진을 첨부해보내며)”언어가 이상해서 보내봅니당. ㅋㅋㅋ”
나: “ㅋㅋㅋ. 스웨덴에서 왔네”
딸랑구: “스웨덴 언어야? 이게?”
나: “왼쪽 아래에 (스웨덴어로) 스웨덴이라고 써있잖아. Svenska”
딸랑구: “그게 뭐가 스웨덴이야. 난 몰랐지.”
나: “ㅋㅋㅋ”
딸랑구: “처음보고 딱 생각한거나 IS였어…”
나: “ㅋㅋㅋ”
사연인즉슨 스웨덴에서 우편물이 왔는데 그 표지에 스웨덴어로 뭐라고 써있으니 딸아이는 어느말인지 모르고 뉴스에서 본 IS의 우편 폭발물이라고 상상이 되어서 급하게 물어본 것이었다. 하하하.
스웨덴에서 우편물이 온 것은 작년 6월에 STF Membership에 가입했는데 그게 만료되니 뜻이 있으면 재가입을 권유하기 위함이었다.
영어는 어느정도 알아도 스웨덴어는 처음보는 딸아이는 요즘 뉴스 등에서 세상의 험한 소식을 많이 들어서 묘한 상상을 한 것 같다.
근무 중에 딸아이의 문자를 받고 한참을 웃었다.
아이다운 천진스러움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스웨덴을 다녀온지 벌써 1년이 거의 다 되어간다. 나중에 가족들과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나라이다.
나처럼 길게 같이 걷지는 못하더라도 스웨덴 최북단까지 가서 한 겨울에 오로라를 보고 싶다.
스웨덴이 IS와 같은 폭력과 얼마나 다른 평화롭고 풍요로운 나라인지를 보여주고 싶다. 내가 걸었던 그 길을 조금이나마 함께 걷고 싶다.
바빴던 근무 중에 오아시스 같은 미소를 안겨준 딸랑구의 순진함이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