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사버린 날짜도장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갑자기 ‘날짜도장’이 사고 싶어졌다.
책을 언제 읽었는지를 표시하고 싶었을까?
노트에 날짜를 좀 더 감각적으로 표시하고 싶었을까?
불현듯 이게 사고 싶었고, 주변에 보인 문구점에 들어가 날짜도장 있냐고 물어보았다.
가격은 생각보다 꽤 비쌌는데 그냥 달라고 했다.
가격은 비싼데 설명서도 없고 어떻게 잉크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후에 변경하고 도장을 찍는지도 잘 모르겠다.
설레는 마음으로 어찌저찌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이리저리 돌려 날짜를 오늘로 맞춰놓았다.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삼아 노트에 쾅하고 찍으니 선명하게 오늘 날짜기 찍힌다.
이게 묘한 쾌감이 있다.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그 소리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는 표시가 명확하게 찍힌다.
스프링의 탄성으로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가 다시 눌러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이걸 왜 사고 싶었는지, 어디에 써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점점 아이가 되어가나보다.
복고, 클래식, 아날로그가 점점 좋아지니 아이가 아닌 정말 어른이 되어가는걸까?
이런 경쾌한 움직임과 소리를 좋아해서 키보드도 좋아하나보다.
이런 성향도 유전이 되는지 딸아이도 키보드와 스위치를 무척 좋아한다.
요즘도 나의 키보드를 보기만 하면 와서 두다다닥~~ 눌러보고 아~~ 좋다~~ 라며 다시 갈 길을 간다.
자식이지만 내가 봐도 신기하다.
저녁마다 그날의 날짜를 찍어주고 잘했어요~~ 라고 칭찬한마디 써줄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