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을 북카페로 꾸미고 싶다.
요즘 책의 향기에 빠져있다.
책을 읽음에 책만 있으면 되지만 좀 더 사치를 부리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도 한다.
우리집을 카페로 만들고 싶다. 그냥 카페가 아니라 북카페…
사실 북카페로 정의할지 서재로 정의할 지 마음속에 망설임이 있다.
둘다 향기로운 단어인데 일단의 마음으론 ‘서재’로 하고 싶지만 책 뿐만이 아닌 커피나 차의 향기가 같이 녹여있기를 바라는 욕망이 감지된다.
제주도의 눌치재 같은 멋진 이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일단은 ‘북카페’로 생각하고 진행하자.
내가 생각하는 우리집 북카페의 모습이다.
벽 한쪽을 다 덮는 커다란 책장이 있어 각종 책들이 빼곡하지만 여유롭게 꽂혀있다.
현재 조명이 좀 어두운데 더 밝은 조명으로 여러 개 천정 조명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조명은 눈이 부시게 환해서는 안된다.
현재 놓여져있는 피아노는 활용을 안하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다. 어찌보면 그냥 내부 인테리어용으로만 쓰이고 있다.
아.. 아내의 그림 액자가 위에 놓여져있기는 하다.
그 피아노를 처분하고 그 자리에 또 커다란 책장을 놓고 싶다.
책장에는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저런 소품들도 놓여있다.
가령 고전 타자기, 자사호, 찻잔, 개완, 처남이 호주 여행 때 사다 준 부메랑, 동생이 스페인 출장 때 사다준 가우디 이구아나 조각, 딸랑구가 뽑기로 뽑은 인형, 아내가 그린 그림.
책장의 일부 칸은 LP를 놓을 것이다. 현재 집에는 LP가 없는데 본가에 가서 예전에 듣던 내 소중한 LP들을 가져와야겠다.
현재 집에는 LP Player가 없다. 이건 사야한다. 근데 지금은 놓을 자리가 없다.
현재 있는 TV를 없애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북카페에 반드시 없어야하는게 TV이다.
현재 있는 TV를 없애고 그 벽에 멋진 그림을 놓고 TV 장 위에 LP Player를 놓는다.
그 옆에는 독서실에 있는 매우 멋진 구리빛 지구본을 놓는다.
분당 도서관 자료열람실에 갔을때 본 그런 멋진 지구본 말이다.
현재 바닥에 있는 좌식형 테이블을 없애고 좀 더 높은 의자식 테이블로 바꿀지 그냥 이용할지는 결정을 못했다.
지금과 같이, 카펫이 깔려있는 거실 마루 바닥에 앉아 겨울이면 포근한 이불을 덮고 책을 보는 것도 아주 낭만적이긴 하다. 그러다가 그대로 바닥에 누워 잠을 자는 것도 나쁘진 않고…
현재 있는 소파를 없애고 그 자리에도 책장을 놓는다. 이렇게 해서 거실 뒤 (현재 소파 자리), 거실 오른쪽 (현재 책장 자리), 거실 앞 왼쪽 (현재 피아노 자리)에 책장이 놓이게 된다.
테이블은 칸막이 등이 없이 넓은 6인용이다. 스타벅스에 있는 그런 넓은 테이블을 생각하면 되겠다.
의자는 스타벅스 것 같이 불편하면 안된다. 스타벅스 것처럼 자리가 빙빙 돌아가는 것은 안좋을 것 같은데 어떤 의자가 좋을지는 아직 내 머리속에 형상화가 안되어있어 조사가 필요하다.
빼 먹을 수 없는 두가지가 남아있다. 음악과 커피 혹은 차(tea)이다.
현재 거실에 오디오 시스템이 있으니 현재도 음악 관련해서는 구비가 되어있다. 아까 말한 LP가 추가되면 금상첨화겠다.
음악은 꼭 클래식 위주로 틀 것은 아니나 우리집만의 분위기가 느껴지도록 공동주택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음량으로, 방해가 되는 않는 시간이면 계속 음악이 흘러나와야겠다.
주로 현재 홈서버 BSD의 Plex를 통해 틀거나 apple music을 통해 틀을 것 같은데 한번 설정하면 마냥 음악이 무한으로 나오게 할 것이고 자주 곡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음료는 어른을 위한 커피와 차,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음료가 필요하다.
커피는 아내가 네스프레소나 직접 원두를 갈아서 내려 만드는 원두커피가 준비될 것이고, 차는 기호에 따라 홍차, 녹차, 우롱차, 밀크티, 녹차라떼 등이 구비될 것이다. 간단히 마시고 싶으면 티백도 여러 종류로 준비될 것이다. 차는 주전자에 담겨 가운데에 놓여있어 언제든지 계속해서 마실 수 있다.
거실에 은은하게 향기도 나야겠다. 디퓨저를 알아봐야겠다. 현재 있는 것은 향이 좀 약하고 그리 좋지도 않다. 그런 인공적인 향보다 자연스러운 꽃향기가 좋은데 그런 것은 아내가 더 잘 알 것이다.
책은 고전부터 만화책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종류별로 풍부하게 있을 것이다. 그 공간은 책을 읽기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고 공부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고 차를 마시는 공간이기도 하고, 토론을 위한, 대화를 위한, 사색을 위한, 사교, 친목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실 현재 상태에서도 북카페로 활용됨에 전혀 모자라지 않지만, 필수사항으로 TV가 없어야한다. 이 부분이 아내, 아이들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인데 지금 생각에는 협상이 잘 안될 것 같다.
아내의 논리는 명쾌하다. 북카페에서 드라마를 봐도 좋겠다는 것이고, 그 TV로 가끔은 Wii 스포츠도 해야한다는 것이고, 가끔은 olleh TV로 영화도 봐야한다는 것이다. 흠…
북카페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미디어센터는 포기하면 안될까?
나의 우리집 북카페 상(이미지)을 그렸으니 이걸 초안으로 아내와 협상을 해봐야겠다.
여보! 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