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펜을 구입했으나… (2018-02-27)
만년필을 쓰다가 어찌저찌하여 딥펜에까지 관심이 가서 하나 구입해보았다.
내가 가진 딥펜의 로망은
- 종이를 지나가면서 귀에 들리고 손 끝에 느껴지는 그 ‘사각’거림
- 종종 잉크를 묻혀가며 쓰는 그 고전적임
- 다 쓰고 난 후 펜 고정대에 꽂아두는 그 고풍스러움
이다.
https://youtu.be/l4HuW2CwEsM
이 영상을 보면 딥펜의 느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샀는데… 샀는데…
익히 알고 있었지만, 딥펜은 종이를 가린다. 많이 가린다.
원고지에 쓰면 종이가 긁혀서 잉크가 번진다.
어찌보면 딥펜에 적합한 종이가 따로 있는 것이다.
조금 살짝 쓰면 안 번질까 했지만 거의 영향이 없다.
딥펜으로 원고지에 필사를 하는 것은 포기해야겠다. 🙁
집에 있는 A4 프린터 용지에 써보니 딱이다!
생각했던 그 사각하는 느낌과 멋들어지게 흘려쓰는 그 느낌이 아주 좋다.
글씨는 원고지에 만년필로 쓰는 것처럼 반듯하게 써지지 않는다. 대신 흘겨쓰게 되는데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예전에 못쓴다고 생각했던 글씨가 딥펜으로 쓰면 못쓴다기 보다는 개성으로 느껴진다. 나쁘지 않다. 🙂
정말 이 세상에는 많은 것이 있고, 그 많은 것들은 다 나름의 재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나중에 나이를 더 많이 먹어서도 재미있게 살 것 같다. 아니, 재미있게 살 것이다.
참고로 아래는 만년필 자극 영상
https://youtu.be/vrUriPVqYG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