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배낭여행 3일차 (자전거 타고 BWM Welt, 올림픽공원)
여행 3일째 – 2018년 4월 4일 수요일
이날의 여행 정리
- 숙소에서 자전거 대여하여 뮌헨 자전거 투어 (BMW Welt, 올림픽 공원, Alianz Arena 구장, 영국 공원)
- 뮌헨 바이에른 국립극장에서 오페라 관람
시차 때문인지 잠을 잘 못잔다. 어제 Hofbräuhaus에서 맥주 진하게 마시고는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누운게 밤 10시인데 2시간만인 자정에 일어났다. 한국시간으로 아침 7시. 헐… 역시 습관은 무서워…
거의 잠을 못잤다. 너무 피곤하네.
지금 묵고 있는 호스텔 (the4you)에서 1박 추가했는데, 지금 방 108호에는 단체 일행이 들어오기로 했다고 방을 옮겨야한단다. 그래서 그런지 어제는 이 넓은 6인실 방에서 나 혼자 잤다. (거의 못 잤지만…)
자전거로 유명한 나라는 네덜란드와 덴마크이지만 독일도 자전거 도로가 아주 잘되어있다고 (독일이 자전거 도로 뿐이겠어? 모든 도로가 반듯반듯…) 전에 들었어서 독일에서 꼭 자전거로 시내 여행을 하고 싶었다.
마침 숙소에서 자전거 대여를 하고 있어 하나 빌렸다. (가격은 15유로. 여권을 맡겨야한다.) 기어도 없는 평범한 자전거였지만 길도 평평하여 큰 상관은 없었다.
독일 뮌헨의 자전거는 일반 자동차 도로와 마찬가지로 자전거 전용 도로가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되어있고, 자전거 좌회전, 직진 라인, 중앙선(?)도 구분되어있으며 자전거 전용 신호등도 있다. 간단히 말하면 자전거는 일반 차와 마찬가지로 취급되고 있는 듯 하다. 즉, 도로와 운영시스템은 사람, 자전거, 차량 용의 세가지가 별도로 있다.
안 타본 자전거가 익숙하지 않고, 독일의 도로 체계에 적응할 수 있을까 우려가 있었는데 얼마 안가 너무도 잘 되어있는 자전거 도로 체계에 혀를 내두르며 마음 편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자전거로 어디를 갈까 아침에 궁리하다가 뮌헨에 BMW Welt가 있고, 그 바로 옆에 뮌헨 올림픽 공원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정했다. BMW Welt는 숙소에서 대략 7km 떨어져있어 자전거로 가기에 부담이 없는 거리이다.
참고로 Welt는 영어로 World이다. BMW ‘세상’인 것이다. BMW 전시장과 박물관이 있고 그 옆에 BMW 본사가 있다. (전시장은 무료, 박물관은 유료)
(2018년 여름에 BMW 화재로 한국이 난리였는데, 내가 여행을 했던 2018년 4월은 화재 전이다.)
뮌헨 올림픽 스타디움은 뮌헨 올림픽(1972년)의 주경기장이고, 타워와 호수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뮌헨 올림픽 공원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 (참고로 많이들 알겠지만 1972년 뮌헨 올림픽은 검은 9월 테러가 일어난 올림픽 사상 최악의 기억을 안고 있다.)
BMW Welt는 찾기 쉽다. 어느정도 가다보면 서울타워 (전에는 남산타워라 불렸는데…)와 똑같이 생긴 타워가 보이고, 그 옆이 바로 BMW Welt이다.
많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물건이 카메라, 오디오, 자동차라고 하던데, 나는 카메라, 오디오에는 조금 관심이 있지만 자동차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옷은 헐벗지 않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차는 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 쿨럭…)
그래서 차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요즘 전기차에는 좀 관심이 간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자동차 전시회장이나 이곳에 오면 얼마나 눈이 휘둥그레지고 재미있을까 싶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인가?
이곳의 자동차 중에서 가장 멋있었던 차는, 아래에 있는 BMW Z4이다. 아마 미래형 컨셉카인 것 같다.
BMW Welt 관람을 마치고 올림픽 공원을 간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대중교통이 연결되어있고, 이곳 BMW Welt나 올림픽 공원은 별도 지하철역이 연결되어있다. (Olympiazentrum)
자전거를 타고 온 것은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이 넓은 공원을 자전거로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너무도 상쾌하고 유쾌하다. 한국은 미세먼지로 숨쉬기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곳은 그런 것 없다. 뮌헨 타워 옆쪽으로 천막을 씌워놓은 듯한 스테디움이 보인다. 그곳이 올림픽 주경기장이 있는 올림픽 공원이다.
한국에서는, 특히 서울, 수도권에서는 지평선을 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아무리 수도권이어도 주변에 언덕, 동산, 산이 곳곳에 있고 빌딩이 가득하여 멀리까지 볼 수는 없다. 내가 살고 있는 분당만해도 남쪽으로는 불곡산, 동쪽으로는 영장산, 남한산성이 있는 남한산, 북쪽으로는 청계산, 서쪽으로는 광교산이 둘러싸고 있어 어디를 보아도 산이 보인다.
서울은 더 말할게 없다.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인왕산, 수락산, 남산 등 어디를 둘러봐도 산이 있다. 게다가 서울은 빌딩숲이 아닌가. 이런 곳에서만 살다가 뮌헨에 와서 살짝 놀란 것은 산이 없다는 점이다. 도시 전체가 그냥 평평하다.
예외가 있다면 이곳 올림픽 공원에 있는 얕은 언덕과 저 멀리 보이는 남쪽의 알프스 뿐.
식사하고, 벤치에 앉아 한참을 멍 때리며 구경을 하다가 다음 목적지는 아까 언덕에서 본 Alianz Arena 구장으로 정했다. 정말 즉흥적이다. 몇번을 말하지만 이번 여행은 정말 아무 계획도, 정보도 없이 왔다. Alianz Arena 구장이 이곳에 있는지, 유명한 곳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언덕에서 우연히(?) 발견했고, 모양이 희한하여 관심이 생긴 것이다. 거리는 꽤 되어보이는데 믿을 것은 자전거와 google offline map 뿐이다.
아쉬움에 자전거로 호수 주변을 한 바퀴 더 돌고 Alianz Arena로 출발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