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rPod Pro 구입/개봉기/간단 사용기
갑자기 지름신이 왔다.
이곳 블로그에 쓰지는 않았는데 지난 11월 초에 아이폰 11 Pro로 바꿨다.
참고로 나는 계속 아이폰만 쓰다가 회사 업무 시스템 때문에 아들 폰과 바꿔서 아들은 아이폰 (6s)를 쓰고, 나는 갤럭시를 쓰다가 이번에 지름신을 이기지 못하고 아이폰 11 Pro로 바꿨었다.
아내도 계속 아이폰만 쓰는데 AirPod 2nd Generation도 쓰고 있다.
AirPod이 편하다고 하여 계속 째려보고 있다가 이번에 Noise Cancellation 기능이 있는 AirPod Pro가 나와서 그래 나는 이거야! 라는 생각이 들어 12월 5일 아침에 그냥 충동적으로 구매해버렸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는데 10초도 걸리지 않아서 어찌 보면 참 좋은 세상인 것 같다.
총알배송이라 오늘 아침에 벌써 배송이 되어있다.
새로운 애플 제품을 언박싱하는 것은 언제나 설레이는 경험이다. 이 느낌 (갬성이라고 하나?) 때문에 애플 제품이 그토록 많이 팔리고 사랑받는 것이다.
Apple 제품의 설정의 간편함은 매우 유명하다. 이는 모바일이나 이런 악세서리 뿐만이 아니라 Desktop, Notebook 에서도 마찬가지인데, Apple 제품을 처음으로 써봤던 2006년의 iMac G5를 열어서 최초 설정할 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마치 치실 케이스 같은 AirPods Pro 케이스를 열자 내 아이폰에 AirPods 모습이 뜨면서 연결하겠냐고 나온다. 나는 그냥 ‘연결’ 버튼만 누르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사실 이어폰이란데 연결할 것 말고 다른게 없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다른 Bluetooth 제품을 보면 어떤 코드를 입력하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버튼을 오랫동안 누르고 있으라고 하는 등 설정이 복잡하고 잘 안되기도 한데, 그런 것에 비하면 너무도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설정이다.)
요즘은 많이 봐서 콩나무 대가리, 혹은 칫솔 잘라놓은 것 같은 AirPods을 쓰고 다니는 분들을 봐도 어색함이 별로 없는데, AirPods Pro는 길이가 더 짧아져서 어색함이 거의 없다.
내가 낀 착용샷을 올리면 참고가 되겠지만 잘 나오지를 않아서 그건 생략!! (혐짤??? 🙂 )
AirPods을 착용한 느낌은 착용하고 있는지 잘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무게도 잘 느껴지지 않고, 귀에 압박도 별로 없어서 평소에 그냥 차고 있어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음질을 보자.
솔직히 나는 좀 막귀다. (내 신체에서 섬세한 구석이라곤 별로 없는 것 같다. 먹는 것도 왠만하면 다 맛있으니…)
내가 듣기에 음질은 훌륭하다. 나는 주로 고전음악을 듣는데, 전에 쓰던 유선 이어폰이나 LG Bluetooth 이어폰에 비해 차이를 잘 못느끼겠다. 오늘 구입해서 처음으로 들은 음악은 J.S Bach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으로 Pierre Fournier 연주의 음반인데 첼로의 저음이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다음은 소음 감쇄 (Noise Cancellation)
수영을 해 본 분이면 물속에 들어갔을 때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경험으로 알 것이다. 소음 감쇄를 켜면 그런 느낌이다. 물론 물속에 있는 것처럼 먹먹하고 답답한 느낌은 없다. 그냥 고요하다는 말이다. 주변의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
새벽 이른 시간이라 다른 식구들은 자고 있어서 AirPods을 끼고 있는 상태에서 가족이 말하는 상황을 겪어보지는 못했는데, 아마도 입만 뻐끔거리고 소리는 잘 안들리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다.
내가 벽도 두드려보고, 바지도 긁어보지만 평소에 예상하고, 기대하고, 익숙한 수준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신기하다…
물론 크게 소음을 내면 귀에 들린다. 하지만 은근하게, 평소에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그냥 White Noise는 철저하게 감쇄된다.
N/C에 익숙해서 이걸 기본으로 생각했다가 N/C를 끄면 우리 주변에 얼마나 소음이 많은지 새삼 느낄 수 있다. N/C 기능이 있는 이어폰은 처음 접하는데 대박인 것 같다. 아마도 이번 AirPods Pro로 인해 세상에 N/C가 유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단하다, 애플. 이렇게 유행을 만들어내는구나…)
N/C 덕분에 음악을 들을 때 더 집중해서 감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는 음악 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감상할 때에도 같은 효과를 가져와 더 큰 재미를 줄 것 같다.
N/C를 켜거나 끄는 것은 AirPods Pro의 줄기(?) 부분을 조금 길게 누르면 띠링~~ 소리가 나면서 전환기 되고, iPhone이나 Mac에서 UI를 통해 설정을 바꿀 수도 있다.
어쨌든 잠시 써 본 바로는 대박, 완소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감상에도 좋고, 집중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