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필사 (2022-07-04) – #74 ~ #80
원고지 73권째를 마무리한 것이 2022년 2월 초니까 필사 관련해서 쓰는게 6개월만이네.
2022년 상반기는 내 인생에 있어 많이 생각이 나는 시기일 것이다.
뜻깊기도 했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있었고, 상상도 못해봤던 그런 상황도 맞이해보고…
후에 생각하면 다 좋았던 경험일 것이다. 당시에는 아프고 어디없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지만 그게 아니었으면 지금 하고 있는 생각과 행동을 하기는 어려웠을테니까… 어찌보면 훌륭한 스승이었던 것이지. 하늘이 내게 정신차리라고 뒤통수를 퍽! 하고 때린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6개월 동안 필사를 하지 않았다.
필사를 시작한 것은 글씨체를 바로 잡으려는 것도 있지만 일종의 마음수양과 지속의 훈련인데 뜻만 거창하고 실천이 잼병이구나.
이런 마음 다짐도 여러번 했던 것 같은데 다시 또 잡는 수 밖에…
그저께 다녀왔던 덕유산 산행은 내게 어떤 교훈을 주었다. 알고 있던 교훈이었지만 새삼 느끼게 되었다.
너무도 힘들어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도 50걸음도 못걸어 다시 쉬게 되었다. 졸립고 영 기운이 안나고 걸을 기분도 나지 않았다. 조금 쉬면 걸을 기운이 나야하는데 쉬어도 기운이 회복되지 않는다. 물을 마셔도, 간식을 먹어도 회복되지 않는다. 이런 상태로 정상까지 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회의감이 들었다. 정상까지만 가면 내려가는 것은 곤돌라가 있는데 정상까지 가는게 실현가능해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쉬기는 하여도 멈추지 않았고, 50걸음만 가더라도 잠시 쉬었다가 다시 50걸음을 걸었다.
정 못갈 것 같으면 이번에는 10걸음만 가고 쉬자 라고 마음을 먹고 걸어보면 10걸음은 더 걷게 되더라.
그래서 결국 정상까지도 갔고, 곤돌라를 타지 않고 걸어서 시간 내에 잘 내려왔다.
멈추지 않으면 결국은 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산행이었다.
그 교훈을 여기 필사에서도, 아니 필사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 다 적용하면 못할 것이 없어보인다.
잠시 쉬었다 갈지라도 멈추지 않는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내가 하기로 한 것은 쉬었다 갈지라도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