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필사 (2022-07-23) – #84
필사를 시작한 목적은 여러가지인데
- 글씨를 너무 못써서 글씨를 개선하기 위해서
- 사회생활과 자녀 육아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생기는데 마음 관리를 위해서
- 어찌보면 마음 관리의 일환인데 무엇이든 마음 편히, 일정 시간 집중을 위해서
사실 필사도 하나의 독서법이기는 한데, 나는 아직도 필사를 통해 독서가 잘 되지는 않는다.
어찌보면 문단이나 문장을 쓰기 보다는, 글자 하나하나를 쓰고 있기 때문일수도…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는다. 소설 태백산맥을 필사하는 목적은 위 세가지이고, 소설의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아도 나는 본연의 목적인 글씨체 개선과 마음 안정이 조금씩이나마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글씨체는 사실 잘 모르겠는데, 필사를 하는 동안에는 마음이 참 편안해서 좋다. 그것 하나로 되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을 때면 필사를 할 때가 많은데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아니면 꽤 긴 시간 동안에도 필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발로는 걷기 명상, 펜으로는 필사 명상.
원고지 16000매를 써야 소설 태백산맥 필사가 다 끝난다고 하던데 뭐 나는 그 과정을 즐기고 싶고 빨리 끝내는게 목표는 아니다. 다만, 언젠가 다 쓴 원고지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기념샷을 찍고, 그 원고지 뭉치를 차에 싣고 벌교에 가서 기념관에 기증하고 기념 사진을 찍을 그 날을 꿈 꾸고는 있다.
너무 뜨문뜨문 써서 시작한지 4년이 지났어도 이제 1/3 쯤 썼으니 올해 안에 다른 업무나 생활을 하면서 완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이제 원고지 5029매이니 지금까지 쓴 것의 2배를 더 써야하니까 하루에 원고지 20매를 쓰면 2년 안에 가능하겠다. (하루에 원고지 20매는 매우 많은 양이다.)
3년 잡고 하면 해볼만 하겠다.
2024년 말을 목표로 진행해보자.
뭐, 급할 것 없으니 내 평소 가장 좋아하는 소신인 ‘멈추지 않고 천천히 지속’하면 어느새인가 완료가 되어있겠지.
Small, Slow and Stea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