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덕유산 향적봉 (2022년 7월 2일) (하산)

 

등산을 하다보면 정상을 향해 갈 때 너무도 힘들어서 어서 정상이 나오고 내려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정상을 찍고, 하산을 하다보면 올라갈때가 더 좋았다는 묘한 생각과 기분이 든다.

그게 우리들 사는 것과 비슷하지 아닐까 싶다.

학교이든, 아이들 키우는 것이든, 직장이든 나날이 힘들어서 어서 다 마무리되고 홀가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아이들 다 키우고 직장도 퇴직해서 더이상 반드시 해야할 일이 없을 때, 하지 않아도 될 때 마냥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안 좋을 것 같다.

가장 힘들 때, 가장 할 일이 많을 때, 가장 빨리 심장이 뛸 때가 막상 가장 좋을 때이고, 내리막길을 걸으면 오르막길을 걷고 있을 때를 그리워하지 않을까 싶다.

근데 또 막상 다시 하라면 못하겠다고 하겠지만… 그래서 일기일회(一機一會)라고 하는 것이겠지.

 

어쨌든 역대급으로 힘들었던 등반을 마치고 이제는 하산을 한다. 아까 타고 온 버스는 무주구천동을 지나서 있는 삼공리 주차장에 세워져있고, 오후 5시 30분에 서울로 출발하니 그 전까지 주차장으로 가야한다.

정상에서의 시간은 오후 2시 30분으로 5시 30분까지 3시간이면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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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적봉에서 백련사로 내려오다가 살짝 아쉬워 몇걸음 내려온 계단을 다시 찍었다. 정말 힘들었던 이번 덕유산 향적봉 등산인데 가을에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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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조금 내려와 쉬던 벤치에서 돌아본 하산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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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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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계단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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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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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

 

사실 하산길은 특별한게 없었다. 오를 때와는 달리 숲이 울창해서 햇빛으로 인한 어려움이 적어져서 그닥 힘들지 않았다. 백련사에서 덕유대 구천동탐방지원센터까지는 대략 6km 정도 되고, 그 길은 구천동어사길이라는 계곡길로 구성되어있다.

백련사에서 탐방지원센터까지는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하고 있어서 버스를 타면 쉽게 이동할 수 있지만 나는 차량이 이용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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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덕유산 하산길에서 기대를 한 길은 이 구천동어사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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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동어사길

구천동 어사길은 무주 구천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구천동 33경 중 제6경 인월담에서 제25경 안심대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소설 “박문수전”에서 어사 박문수가 무주 구천동을 찾아 어려운 민심을 헤아렸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계곡 물길을 따라 걸으면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치유의 길”로 구천동 비경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 관광지이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구천동어사길

 

구천동어사길과는 전에 가족 캠핑을 왔을때 가족과 함께 즐기고 즐거운 추억을 남겼던 곳이다. 그리고 그때 경관의 수려함과 수량의 풍성함 등으로 제대로 걷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곳으로 이번 하산길을 많이 기대하고, 차량을 타지 않았다.

 

무주구천동 계곡 산책 (오전)

무주구천동 계곡 가족 나들이

무주구천동 인월암 인연

 

어사길을 걸었던 덕에 나는 이날 예상했던 17km을 조금 넘게 제대로 걸었다. (완전 완주)

사진으로 어사길의 수려함을 제대로 담을 수 없지만 일부만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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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고승이 수도를 했다는 수도바위이다. 위에 작은 돌탑이 세워져있길래 나도 돌 하나를 올려서 탑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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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바위 이야기

 

여기 덕유산 이후에 경북 청송 주왕산, 경기 과천 관악산, 강원도 평창 오대산(소금강)을 다녀왔는데 계곡의 수려함으로 따지면 소금강, 덕유산, 관악산 순으로 꼽고 싶다. 주왕산쪽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는지 계곡, 폭포에 물이 거의 없었다.

이때는 아직 오대산(소금강)을 보기 전이라 어사길을 따라 이어지는 무주구천동의 수련한 계곡물의 풍성함과 맑음, 기암괴석의 기기묘묘함에 감탄을 했고 그 걷기 좋은 길에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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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무천동 어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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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울창하고 물도 많아서 걸으며 전혀 덥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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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무천동 어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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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조금 더 많으면 더 좋았겠다 (소금강을 보고 나니 더 이런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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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무천동 어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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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연이 있었던 인월암 푯말이 보인다. 이번에는 아쉽지만 인월암에 들르지 않는다. 전에 뵈었던 스님께서는 여전히 안녕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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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립공원은 지나친다. 하지만 집결지인 주차장까지는 아직도 한참을 걸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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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좋지만 길이 흙길에서 포장길로 바뀌어 지친 발로 걷기가 힘들다.

오늘은 해가 너무 좋아서 참 힘든 산행이었다. 물과 음료수를 3리터를 넘게 마셨지만 화장실도 한번도 가지 않을 정도로 땀의 배출이 많았다. 걸으며 계속 맥사(맥주+사이다) 생각이 간절했다. 국립공원을 지나서 편의점이 보이자 바로 들어가서 맥주와 사이다를 사서 시원하게 들이켰다. 크~~~

이 맛에 등산을 또 하지… 등산의 즐거움은 참 여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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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후 마시는 맥사의 짜릿함과 시원함

집결지 근처에는 식당이 많은데 미리오신 분들은 여러 식사를 하고 계셨다. 나도 일행에 끼어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그 분들과 함께 산나물전을 함께 먹었다. 곰취 등이 들어간 전은 환상이었다. 맥사를 마셔서 그분들이 권한 막걸리는 사양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못된 결정이었던 것 같다. 등산에는 막걸리인데…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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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맛있게 먹었던 산채비빔밥과 산나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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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걸었다!! 힘들지만 의미있는 도전이었고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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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플러 앱의 기록. 참 어려운 코스임을 알 수 있다.

 

등산이 주는 즐거움을 다시 느껴버렸다. 등산을 중독이다!!

다음에는 전북의 주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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