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쿵스레덴 (KUNGSLEDEN) – 3일차 (2/2)
2016년 6월 17일 (금요일)
- 경로: Tältlägret -> Alesjaure 전방 10km.
- 걸은 거리: 24km (iPhone 건강 App)
- 걸은 시간: 6:40 ~ 17:00
- 난이도: 하
- 강평: Tältlägret은 최고의 절경. 철저한 지도 확인 필요. 걷기 안전 주의!
스웨덴 쿵스레덴 (Kungsleden) 여행기 – 3일차 (1/2) 보기
3km를 다시 돌아와 어제의 그 갈림길에 서서 Kungsleden을 알리는 붉은색 표시를 다시 따라갔다. 다시 생각할 수록 어이가 없다. 겁없이 샛길로 새다니… 이 또한 여행의 묘미겠지.
하늘은 흐렸고, 오른쪽에는 계속 강을 끼고, 왼쪽에는 어제 지척에 보였던 두 봉우리를 보며 길을 걸었다.
길을 가다가 절경이 나오면 사진을 찍고, 목이 마르면 배낭을 내려놓고 물을 마시고, 기운이 떨어지면 간식을 먹곤 했다.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한줌견과…
처음 Abisko Turistation에서 봤던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여행객들은 다 어디갔는지 길에는 여행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 여행객들은 내가 어제 Tältlägret에서 1박하는 동안 앞으로 한참을 갔을 것이고, Abisko Turistation에는 오전 11시에 기차가 도착하니 오전에는 아직 아무도 없는게 당연한건가?
여유있게 풍경도 감상하며, 멋진 풍경이 나올때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하고, 또 배낭이 무겁기도 하고, 급할 것이 없어 천천히 걷기도 해서 그런지 내 걷는 속도는 결코 빠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뒤에서 다른 여행객의 소리가 들린다. 그들은 20대로 보이는 젊은 외국인 여성 두명이었는데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나보다 한참 뒤에 있었는데 어느새 나를 추월하고 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만난 거의 유일한 여행객이라 반갑게 ‘hi’ 하고 인사를 했다. 그들도 내게 ‘즐거운 여행중이냐’고 인사를 하고 쑤욱 걸어갔다. 그들의 모습이 반가워 뒷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침에 출발한지 약 3시간 30분이 지나 오전 10시경이 되자 드디어 Abiskojaure STF Hut이 보인다.
Abiskojaure는 그동안 보아왔던 그리 크지 않은 강보다 훨씬 큰 강 건너에 있었다. 철제 다리 앞에는 피곤한 몸을 이곳에서 편히 쉬라는 달콤한 문구가 씌여있었다.
본래의 계획은 어제 이곳에서 하루 자는 것이었는데 일정이 바뀌어 이곳에서는 점심을 간단히 먹고 Alesjaure까지 가기로 했다.
2016년 여름 시즌이 오늘, 2016년 6월 17일 시작이다. 그래서인지 마당에 한동의 텐트가 있을 뿐 아직 제대로 북적이는 분위기는 아니고 살짝 썰렁하다.
산장지기에게 인사를 하고 마당의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고 라면을 끓여 먹었다. 라면을 끓이는 중에 비가 내려 급하게 비닐을 꺼내 배낭에 씌웠다. 영 볼품이 없다. 한국에 돌아가면 배낭커버를 꼭 사리라 다시 마음을 먹는다.
Abiskojaure STF Hut은 옆으로 큰 강이 흐르고 앞에 산이 높게 솟아있어 무언가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앞으로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 되면 이곳이 얼마나 북적북적할까 상상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는 여유있게 다시 짐을 싸서 출발을 한다. 다음 목적지는 Alesjaure인데 이곳에서 20km 떨어져있다고 하니 오늘 도착하기는 무리일 것 같다. 그 전 어딘가 적당한 곳에서 야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길을 나선다.
Abiskojaure STF Hut을 떠나 1시간쯤 걸으니 힘센 물살의 강이 나타났다. 물도 마시고, 땀도 식히고 피곤한 발의 피로도 풀기 위해 배낭을 풀고 강가에 앉았다.
철제 다리를 건너 깔딱고개를 넘어 계속 걸어간다.
철제 다리를 경계로 풍경과 길이 확 달라졌다. 숲과 나무, 나무길은 사라졌고 돌산과 돌길이 이어졌다. 하늘은 검은 구름이 계속 몰려오고 가끔 빗방울이 떨어지곤 했다. 오늘 짐을 풀고 잠을 잘 적당한 곳을 찾으며 걷는데 마땅한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하고,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데 텐트를 칠만한 마땅한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밥을 지을 식수도 확보해야하는데 물도 얻을 수가 없다. 마음이 급해지는데 나무길을 걷다가 산에서 눈이 녹은 물이 흐르는 냇물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바로 약간 앞쪽에 평평한 곳이 있어 이곳에 텐트를 칠 수 있겠다. 그곳에 서고 보니 앞쪽에 강과 산이 있어 경치가 평범치 않다. 시간을 보니 오후 5시이다. 하루종일 만난 사람이라고 Abiskojaure 산장지기와 길에서 살짝 만난 두명의 여성여행객뿐이다. 엄청나게 한가한 여행길이라고 생각하며 급하게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치고, 비올 것에 대비해 타프를 치고, 물을 떠오니 세상 걱정이 없다.
식사를 마치고 포근한 침낭에 누운게 18시 36분인가보다. 당시 쓴 일기장에 이렇게 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