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숫자는 너무 어렵다.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숫자를 말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육십오가 맞을까 육십다섯개가 맞을까?
‘육십다섯개’ 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을 가끔 본다.
육십오 혹은 예순 다섯개라고 해야 맞을까?
뭐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 게 아니라 예전에 이런 표현을 들었을때에는 매우 어색했었는데 언제부턴가 별로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그런가?
다섯은 뭐고 오는 무엇일까? (한자? 우리말?)
쓰는 용도가 다른가?
영어에는 기수와 서수가 있어서 개수와 순서를 구분하는 분류가 있는데
우리의 영과 공, 일과 하나, 이와 둘, 삼과 셋, 십과 열 등은 어떻게 분류해야하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분류가 아니라 대상은 하나인데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여러가지인 것인가?
더 어려운 것은 시간을 말할때이다.
가령,
열한시 십일분 (똑같은 11인데 왜 시는 열한이고, 분은 십일이지? 열하나시도 아니고 왜 열한시지?)
두시 이십 이분 (이시 이십 이분 이라고 하면 안되나? 둘시라고 안하고 두시라고 하는 것은 발음 때문인가? )
열시 십일분 (십시 십 하나 분이라고 하면 안되나?)
영시 이십이분 (공시라고는 왜 안하지?)
공삼시 이십이분 (영삼시라고도 안하고…)
1 부터 100까지 숫자를 세어보자.
일 이 삼 사 오 육 칠 팔 구 십… 구십 구십일 구십이 구십삼 구십사 구십오 구십육 구십칠 구십팔 구십구 백
또다른 방법이 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 아흔 백
날짜에 적용되면 더 어렵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여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 열하루, 보름
섣달, 섣달 그믐, 초파일, 동지
정확히 말하면 숫자는 아니지만, 상대적 날짜는 참 어렵다.
어제, 그제, 긎그제… (그 다음은 모르겠음. 긎그그그저께?)
내일, 모레, 글피, 그글피… (그 다음은 모르겠음. 그그그글피?)
월에는 발음에 예외가 있다. 육월이 아니고 유월, 십월이 아니고 시월.
범위가 들어가면 정말 어렵다.
한두, 두세, 세네, 너덧, 네다섯, 대여섯, 예닐곱
사투리까지 하면…
하나 두이 서이 너이
놀이 버전은 또 다르다.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오징어 육개장 칠면조 팔보채 구데기 뽕. (마지막은 뽕이다 🙂 )
010-0012-0123 은 어떻게 읽나? (공일공? 공일영? 영일영?)
원래 말이라는게 습관적인 것이어서 생각않고 자연스레 말하는 속성이 있지만
한국말은 뇌로 생각하고 말하려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쓰고 보니 이걸 왜 썼는지 기억이 안난다.
뭐가 불만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