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람과 살면서 알게 된 문화충격 (3편)
‘공기’놀이를 아는가?
보통 다섯개나 그 이상의 공기돌을 갖고 서로 건드리지 않으면서
단계에 따라 하나씩, 두개씩 손바닥에 주워담는 놀이이다.
1단, 2단, 3단, 4단, 꺾기 등 여러 과정이 있다.
이때 묻고 싶다.
4단과 꺾기 사이에 그 중간 단계가 없는가?
4단과 꺾기 사이에 ‘찍기’라는 단계가 없는가?
‘찍기’는 손바닥에 다섯개의 공기돌을 갖고 있다가 하나를 하늘로 던지고는
그 손의 검지 손가락을 땅에 콕 찍고 다시 그 던졌던 공기돌을 잡으면 성공이다.
물론 손바닥 안에 있던 나머지 네개의 공기돌이 떨어져서 안되는 것이고…
이게 공기 놀이의 변화 포인트이자 잠시 쉬어가는 코너인 ‘찍기’ 단계이다.
집사람은 ‘찍기’ 단계를 모른다.
그냥 1단, 2단, 3단, 4단, 꺾기만 있단다.
참 낭만이 없다.
찍기가 없는 공기놀이는 정말 팥 없는 단팥빵이고, 김 빠진 사이다이다.
집사람은 찍기에 듣고 엄청 놀랐다.
나도 찍기를 처음 듣는다는 말을 듣고 엄청 놀랐다.
물론 내 동생들도 당연히 찍기를 정통으로 알고 있고
내 처형은 찍기가 없는 방식을 정통으로 알고 있다.
이것도 아내와 함께 살며 알게 된 문화 충격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