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 사랑
나는 키보드를 좋아한다. 타이핑 할 때 손가락에 느껴지는 그 키감을 좋아한다. 키보드가 눌릴 때 귀를 자극하는 그 독특한 소리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 직장에 놀러갔다가 (당시에는 평일에 아버지 직장에 놀러가기도 했다. 요즘은 좀 상상하기 어려운… 쿨럭… ) 그곳에 있는 타자기를 보고 반해서 한참을 갖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뭔가 최첨단의 미래 오퍼레이팅 환경을 상상했었나보다.
찰칵찰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입력이 되고, 한 줄 입력을 다하면 손으로 레버를 움직여서 다시 첫 줄로 돌아가게 하는 메커니즘이 너무도 멋있어 보였다.
영화를 보다보면 가끔 타자기를 치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뭔가 감성적이다.
영화에서의 타자기는 감성적이지만 업무용으로 집중해서 치는 타자기의 치는 소리는 전쟁터에서 총 쏘는 소리와 비슷하게 매우 시끄럽기도 하다.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했고, 부모님께서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리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1개월동안 정식으로 타자학원을 다니면서 타이핑을 배웠다. (참 별났네…)
여름방학 독후감 숙제를 타자기로 쳐서 내기도 했다. 옛날 타자기는 잉크가 묻은 띠를 활자판으로 때려서 해당 글자를 종이에 표시하는 방식이라 한번 틀리면 아예 버리고 다시 치거나 그 부분만 종이를 긁어내던지 하여튼 요즘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입력하는 것보다 실수에 있어 치명적이었다. 손 글씨로 쓰면 30분이면 될 것을 타이핑 틀린 것 고치고, 다시 치고 하느라고 몇배의 시간과 땀, 짜증으로 독후감을 쳐서 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우리가 보통 치는 영어 자판을 쿼티(QWERTY) 자판이라고 한다. QWERTY 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아래 그림처럼 왼쪽 자판 배열이 QWERTY 순서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QWERTY 자판 배열이 나온 이유는 타자기로 타이핑을 할때 속도가 너무 빠르면 자판바가 엉키는 문제가 생겨서 너무 빠른 속도로 치지 못하게 적당히(?) 비효율적인 배치를 했다고 하던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위키를 보면 이에 대한 여러 설이 있다.)
어려서 타이핑을 배운 덕에(?) 후에 컴퓨터가 나왔을 때에는 보다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키보드는 컴퓨터를 사면 덤(?)으로 함께 딸려오는 물건으로 인식하기도 하지만, 가끔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많이 본다. 컴퓨터를 주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가장 자주, 오래 접촉하는 기기가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라 정작 본체보다도 이런 기기에 더 큰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사실 딸려오는 키보드 중에도 범상키 않은 키보드도 있으니 처음으로 맥을 구입했을때 거기에 딸려온 키보드는 범상치 않았다.
문제는 너무 범상치 않다는 데에 있었다. 뭔가 미래지향적인 사이버틱한 디자인인데 애플답지 않게 너무 과했다. 지나치지 않고 미니멀리즘이 요즘 애플의 미덕인데 당시에는 겉멋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 키감도 푸석푸석하니 타이핑이 영 불편하다. 따라서 이 키보드는 잘 쓰지 않고 디자인적으로만 어필을 했었다.
어느날 기계식 키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기계식 키보드는 아론 키보드…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으로 거금을 들여 큰 마음 먹고 아론 기계식 키보드를 산 것은 2004년이었다. 2004년은 아들이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짤깍거리는 소리와 독특한 키감에 만족하며 집에서 사용하다가 (회사에서는 시끄러워서 사용하기가 민폐이다.) 어느날 아들이 키보드 위에다 젖을 왈칵 토해서 키보드가 망가지고 말았다. 🙁 어쩌겠는가 사랑하는 젖먹이 아들이 기분 좋다고 키보드를 만지며 놀다가 왈칵 토해버린 것을… 그렇게하여 다시 덤으로 딸려오는 키보드를 한동안 사용했는데 한번 맛을 본 그 고가의 키보드의 독특한 키감과 소리를 잊을 수 없어 새로운 키보드를 찾다가 눈이 점점 올라가버리고 말았다. 찾다가 찾다가 결국 키보드의 끝판왕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독특하고 무뚝뚝한 키보드는 기계식 키보드는 아니었고 이름은 무뚝뚝함과는 영 다르게 ‘해피해킹’이라고 지어져있었다. 정확히는 해피해킹2 Pro.
당시 회사도 옮기고 새로운 환경, 새로운 마음, 새로운 키보드(잉? 무슨 전개가 이래?)로 업무를 해보자 하여 큰 마음먹고 구입한게 해피해킹2 Pro이다. 그게 아마 거의 처음으로 나도 모르게 지름신을 영접하고, 접신하여 내가 더이상 내가 아닌 상태에서 구입한 물건이 아닌가 싶다. 당시 저 키보드의 가격은 여기에 공개하지 않겠다. 알면 미쳤구나~~ 라고 쯧쯧 혀를 찰 할 분들도 꽤 있을 것이다. (아내가 보면 안되는데…) 참고로 지금은 당시 가격의 2배 이상으로 값이 올랐고, 요즘은 한국에서 정식판매하지도 않다. (참고로 요즘 그 키보드 값이면 좀 싼 컴퓨터를 사고도 돈이 남는다.)
저 사진과 내 해피해킹 키보드의 차이가 있다면 색깔이다. 처음에 살때에는 분명히 저렇게 밝은 흰색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이보리 색으로 누렇게 변해버렸다. 흰 플라스틱이 오래되면 갖게 되는 그런 색… 그리고 손때가 많이 묻어있다. (더러버~)
처음에 이 키보드를 구입하기 전에는 고민이 많았다. (물론이겠지…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가격 외에도 인터넷에서 저 키보드에 대한 사용기를 보면 극찬과 극혐으로 뚜렷하게 나뉜다. 정말로 타이핑이 행복해졌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엽기적인 키배열로 인해 도무지 적응을 할 수 없었다는 사람으로 나뉘었다. 그리고 나는 왠지 ‘무각’ (자판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방식)을 갖고 싶었다. 가뜩이나 키배열이 엽기적이라는데 거기에 무각이라니… 주변에 해피해킹2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어서 체험을 해볼 수도 없었고 인터넷에서 사용기를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고, 가상으로 나에게 계속 대입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밖에 없었다. 해피해킹2 말고 보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해피해킹 라이트를 갖고 있는 동료가 있어 잠시 사용해보았는데 키감도 그렇고 감성도 그렇고 내가 산정한 해피해킹2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지름신이 오고 있는데 신내림 말고는 약이 없지…)
각종 분야에는 영원한 라이벌이 있다. 에디터에서는 vi와 emacs가 있고, 연세대와 고려대, 한니발과 아프리카누스, 항우와 유방, 짜장면과 짬뽕, 카레와 짜장, 양 웬리와 라인하르트, 메시와 호날두 등이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키보드계에도 숙명의 라이벌이 있으니 해피해킹와 리얼포스이다. 둘다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내가 명품 키보드 구입을 고려했던 2007년에는 리얼포스가 값도 더 비쌌고, 뭔가 더 살짝 위엄(포스)이 있고, 왠지 정파같은 느낌이었다면, 해피해킹은 절대고수이기는 하지만 뭔가 사파쪽인 것 같고 골수분자만이 좋아하는 범용적이지 않은 느낌이었다.
나는 사파인가보다. 리얼포스는 전혀 내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당시에 리얼포스는 103키의 풀 자판 버전만 있어서 배치나 크기에 있어 내게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리얼포스도 후에 새로운 모델을 내면서 우측 숫자키 자판이 없는 컴팩트 버전이 나왔는데 당시 이 모델이 있었다면 나의 고민은 더 크고 판단은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해소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짜장면과 짬뽕을 같이 시키는 것처럼 좌-해피, 우-리얼로 둘 다 영입을 하면 좋겠지만 메시와 호날두를 같이 영입하면 그 구단이 돈을 얼마나 많이 써야되겠는가??? 따라서 나는 장고끝에 해피해킹이라고 하는 지름신을 손을 벌려 영접하였다.
해피해킹을 영접하는데 있어 두가지 꼼수가 있었다면 하나는 카드 무이자 신공을 발휘한 것과 다른 하나는 영접 장소를 집이 아닌 회사로 한 것이다. (회사로 배송. 🙂 ). 즉, 아내는 당시에는 내가 이런 키보드를, 이런 비용으로 샀다는 것을 몰랐다. 물론 나중에는 알게되었지만…
사고 싶었던 물건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배송이 될때까지 기다리는 그 마음을… 즐겁기도 하고, 초조(?)하기도 한 그 마음. 며칠 후에 배달된 그 물건을 받았을 때의 그 기쁨. 근데 막상 사용을 해보니 기대에 못미칠 때의 탄식. 지름신에 당했다는 억울함. 사실 처음 해피해킹 키보드를 받고 썼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뭐야? 별거 아니잖아? 겨우 이런 느낌인데 극강의 키감이라고 했던거야? 나 속은거야? 낚인거야?
해피해킹은 기계식 키보드가 아니라 타이핑 시에 소리도 작고 키감도 드라마틱하게 미사여구를 붙일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아니다. 10년을 써온 지금도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지를 잘 모르겠다. 뭔가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기묘하고 미묘하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읽어봐도 처음에는 실망 아닌 실망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해피해킹의 타이핑 소리는 ‘둥겅둥겅’이라고 해야할까, ‘덩강덩강’? 마치 두툼한 나무도마 위에서 날이 잘 선 칼로 두부를 자를때의 그런 느낌과 소리라고 해야할지… 기계식 키보드처럼 (물론 청축, 갈축, 흑축, 백축 등에 따라 많이 다르지만) 많이 쫀득한 느낌도 아니다. 기계식을 쓰다가 해피해킹을 쓰면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비싼 돈을 들였잖아… 그러니 내 손가락에 더 큰 자극을 줘 (잉? 19금?). 좀 더 쫀득한 키감을 느끼게 해줘~~ 라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게 처음에 살짝 실망하고, 아직 길이 들지 않아서 그럴거야, 타이핑을 많이 해보지 않아서 그럴거야, 모레쯤이면 좋아질거야~ 라는 식으로 마음속에서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 며칠을 타이핑을 해보면 어느 순간 어~~ 이 손가락이 키보드를 눌러서 자판이 안으로 내려갈때의 느낌과 키보드가 손가락을 밀어낼 때의 그 느낌이 묘하다… 뭔가 기분이 좋다~~ 느낌이 편안하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해피해킹의 키감이 묘하고 좋다는 것은 해피해킹을 한동안 쓰다가 다른 키보드를 써보고 다시 해피해킹을 써보면 안다.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며칠 해피해킹에 익숙해졌다고 다른 키보드를 쳐 보면 손가락에 전달되는 그 느낌의 투박함과 배치의 불편함에 음… 이런 키보드를 용케도 내가 썼었군 이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해피해킹, 그것도 프로2에 무각 자판은 나처럼 희안한 것을 좋아하고,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에 두려움이 없으며, 남들과는 뭔가 다른 길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타이핑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나 맞을까 말까한 그런 쉽지 않은 키보드이다. 어쨌든 나는 해피해킹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그 후로 아주 만족하며 올해로 10년째 사용하고 있다. 요즘은 국내 판매도 하지 않고, 가격도 엄청나게 올라서 살래야 살수가 없는 물건이 되어서 그때 큰맘 먹고 사기를 잘했지~ 라면서 정말로 행복하게 타이핑을 하고 있다. 해피해킹 키보드는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쓰고 있다.
해피해킹 이후에 구입한 키보드는 Filco의 Majestouch 갈축 기계식 키보드이다.
이 키보드를 왜 샀을까?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마도 회사에서는 해피해킹으로 타이핑이 즐거운데 집에서는 번들 키보드로 해피하지 않아서 꿩 대신 닭으로 구입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컴퓨터로 먹고 사는 사람이니 컴퓨터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이번에도 스스로 위안을 하며 구입했을 것이다.
해피해킹 이후로 키보드는 작은 것을 선호한다. 큰 것은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개인적으로 우측 숫자판은 써본 적이 없기에 필요도 없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름답지 않다.
갈축이라 청축보다는 정숙하지만 어쨌든 기계식은 기계식이다. 딸끄락하는 소리가 아주 경쾌하게 들려 해피해킹과는 또다른 타이핑하는 재미와 손맛이 있지만 시끄럽기는 하다. 가끔 이 키보드를 사용하는데 최단의 동선을 갖고 있는 해피해킹을 쓰다가 이 키보드를 사용하면 손가락이 한참을 움직이고 손가락이 좀 더 피곤한 것 같다. 특히 백스페이스가 너무 멀다.
이 키보드는 뭔가 마구 일필휘지식으로 막 써내려갈때 미친 듯이, 이성적으로가 아닌 감정적으로 (감성적이 아닌 감정적으로) 써내려가면 왠지 어울린다. 그 딸끄락하는 왠지 신경질적인 듯한, 혹은 하이힐의 도도한 발소리 같기도 한 그 소리를 무한히 발생시키며 쳐대는 타이핑은 샌드백을 두드리는 것이나, 드럼을 치는 것 같이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음… 써놓고 보니 좀 성격이상자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어쨌든 이 키보드는 나의 메인은 아니지만 종종 아주 재미있게 잘 사용하고 있다.
이런 키보드에 대한 관심, 키감에 대한 호기심도 유전이 되는 것인지 내 딸랑구가 키보드를 좋아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 타자기에 관심을 보인 것처럼 딸랑구도 키보드에 관심을 보인다. 참고로 딸랑구는 키보드 뿐만이 아니라 이런 감각적인 소리, 느낌, 사용자 interaction에 흥미를 느낀다.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이 아이의 장래 희망은 도서관 사서나 마트 점원이었다. 이유는 책을 빌리거나 마트에서 물건 계산할때 바코드를 대면 띡하는 소리가 나며 화면에 무엇인가 나오는게 신기해서 그걸 업으로 삼고 싶다는 것이었다. (쿠쿠쿠)
회사에서는 해피해킹, 집에서는 Majestouch 갈축을 쓰면서 즐거운 타이핑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다가 보니 맥 (맥미니)을 구입했다. (2010년) 한동안 맥미니를 데스크탑으로 쓰다가 나중에는 거실에 TV와 연결해서 썼다. 일반 키보드를 연결해도 되지만 TV 앞에서 유선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것은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 애플 무선키보드, 무선마우스도 함께 주문했다. (비싸다.) 해피해킹을 사봐서 이정도 금액은 이제… 음… (눈이 머리 위에 솟아있군.)
처음으로 써보는 무선키보드이다. 키감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나쁜편도 아니다. AA건전지 2개를 넣어서 사용하고, 건전지 이외의 부분은 매우 얇게 되어있다. 애플 제품은 항상 느끼지만 심미적으로 아름답다.
요즘은 맥북을 사용해서 이 키보드를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틈나면 카페든 어디에서든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꼭 그럴 필요가 있거나 꼭 그렇게 쓸 글이 많은 것도 아닌데 왠지 멋있다. (나이가… 음…) 요즘은 스마트폰이 워낙에 잘 되어있어 키보드가 없어도 되지만 스마트폰에 키보드를 무선으로 연결해서 타이핑을 하여 글을 쓰면 뭔가 멋있어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해봤다…
번거롭다. 🙂
가방에 저 키보드를 넣어서 다니자니 매우 거추장스럽다. 저 키보드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니지만 또 아주 작은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건 키보드 문제는 아니고 애플의 문제인데 내가 치는 자판인 세벌식을 iOS에서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두벌식을 쓰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벌식은 타이핑하는 재미가 없다. 아마 나중에 세벌식에 대한 포스팅이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세벌식은 초성은 오른손쪽에 배치가 되어있고, 중성은 가운데, 종성은 왼손쪽에 배치가 되어있다. 즉, 대부분의 경우 한글 타이핑은 오른손에서 시작해서 왼손에서 끝나고 이게 반복되니 물결처럼 리듬감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그리고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가면서 치는 게 아니니 손가락도 덜 피곤하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타이핑이 재미있다.
어느순간, 인터넷에서 휴대용 무선 키보드를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
지름신과의 접신이 잘되는 나이지만, 이번에는 아마 안될 것 같다. 작은 휴대용 무선 키보드를 갖고 스마트폰으로 카페 등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는 아직 남아있지만 그보다는 그냥 노트북을 사용할 것 같다. 키보드 값도 생각보다 너무 비싸고 iOS가 세벌식을 지원하지 않아 타이핑을 즐길 수 없을 것이다.
키보드, 스마트폰, 카메라라는 도구나 환경 탓을 하지 말고, 그냥 무엇으로든 쓰기에 집중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는… 지름신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간과하면 안된다. 자신하면 안된다.)
그런데… 휴대용은 아니지만 예전 타자기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물건을 발견했다.
이 유튜버에 의하면 더럽게 예쁘고, 더럽게 비싼 키보드란다. 🙂
아~~ 당긴다~~.
Hanx Writer도 완전 감성 어플이다. 안정성이 좀 문제인 것 같은데 2015년 9월에 업데이트되고 이후로 개선이 없어서 좀 문제일 것 같기는 한데 개선을 기대해본다.
이 외에 비슷한 복고풍 키보드로 유선 기계식 키보드도 있다.
https://youtu.be/h5eymMSKMxc
어쨌든 키보드를 칠 일이 많은 사람들은 살짝 새로운 키보드에 어느정도 투자를 하는 것도 지루한(?) 일상에 소소한 재미가 가미되지 않을까싶다.
한가락하는 나의 키보드들을 한군데 모아 보았다.
그동안 이들과 함께 했던 컴퓨터 생활이 기억이 난다. 많이 코딩도 했고, 문서도 많이 만들고 메일도 많이 쓰고, 메신저도 많이 하고, 블로깅도 많이 하고…
가끔 심심할 때면 키보드 바꿔서 타이핑하면 꾸준히 재미있을 것 같다.
P.S> 쿼키라이터가 자꾸 당기는데, 큰일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