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광복절에 포식
어제 2018년 8월 15일은 광복 73주기이다.
8월 15일은 광복절로 의미가 크고, 개인적 경험으로 이때를 기준으로 더위가 꺾인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어제는 아니었다. 너무도 더웠다.
결혼 전에 구입한 에어컨이 16년 만에 고장나서 호캉스를 즐기기도 했던 올해였고, 2주만에 에어컨이 와서 아이들은 쾌성을 지르기도 했고, 광복절이 되었지만 아직도 폭염과 열대야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런 때에는 잘 먹어야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서 요리를 준비했다.
중학생인 아이들은 요즘 얼굴 보기가 힘들어 아내와 둘이서만 먹었다. 힝…
이럴때에는 내가 요리사.
오늘 메뉴는 소고기를 메인으로 하는 고기와 버섯 구이 요리. 거기에 낮부터 와인 한잔.
배불리 먹고 조금 있으니 또 더위가 몰려오고 시원한 팥빙수가 생각났다. 전에 사 놓은 팥과 후르츠 칵테일은 이미 다 먹고 없어서 마트로 다시 가야했다.
날은 너무 더웠는데 가까운 마트를 차를 끌고 가기도 귀찮아서 그냥 걸어갔는데 그게 실수였다. 정말 사람 잡아먹을 듯한 광복절 더위에 살짝 더위를 먹고 말았다.
주로 사는 빙수밭이 있는데 그건 다 떨어지고 없어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빙수팥을 샀는데, 그게 너무 양이 많았다. 3KG. 다른 마트를 가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날이 너무 더워서 패스. 3KG 팥과 후르츠칵테일 하나를 사 들고 왔다. 아내가 보고 놀란다. 하하하. 이걸 언제 다 먹냐며… 올 여름 덥잖아. 한번 두번 먹으면 다 먹겠지…
얼음을 갈고, 그 위에 후르츠칵테일을 올린다. 팥을 듬뿍 넣는다. 연유를 가장자리에 뿌린다. 아이스크림을 올린다. 우유를 조금 넣는다. 개인적으로 우유 없이 얼음만으로 된 빙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빙수에는 우유를 넣어야 고소하고 얼음만의 서걱함이 사라진다. 마지막에 화룡점정식으로 녹차가루를 뿌린다.
탕수육도 부먹과 찍먹이 나뉘는 것처럼 팥빙수도 섞먹과 퍼먹으로 나뉜다. 물론 먹다보면 나중에는 다 섞여서 저절로 섞먹으로 되지만 처음 시작부터 섞는지 아닌지 여부인 것이다.
아내는 섞먹이고, 나는 퍼먹이다. (이것도 다르다니… 크…)
이 더위를 뚫고 사와서 더 맛있었나?
광복절 무더위를 고기와 빙수로 달래본다.
P.S> 기록에 남기지는 않지만 저녁에는 아내가 갈비찜을 해주어서 또 배 두드리며 먹었다. 이러니 살이 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