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만보] 2019년 8월 11일 (일요일)
본래는 북한산에 가려고 했다. 다시 북한산 백운대에 서고 싶었는데, 집에 아내도 없이 아이들만 있는데 거기까지 다녀오기는 좀 부담되어서 가까운 청계산으로 향했다.
원터골 (들머리) -> 옥녀봉 -> 매봉 -> 이수봉 -> 옛골로 내려오는 익숙한 코스.
사실 산을 탈 때마다 초반 20분은 무척 힘들다. 매번 어리석게도 같은 질문을 되풀이한다.
‘오늘 왜 이리 힘들지? 이런 상태로 오늘 산을 탈 수 있을까? 오늘 유독 힘드네…’
하지만 20분 정도가 지나고 몸이 살짝 데워지면서 탄력 받으면 언제 힘들었냐는 듯이 생생하게 올라간다. 온 몸은 땀으로 덮이고, 숨소리는 거칠어지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순간 내가 생생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바지를 입은 채로 소변을 눠서 소변이 바지를 타고 내려갈 때의 그 느낌을 아는가? 뭔가 따뜻하면서 시원한 그 느낌… 🙂
등산을 하다보면 뒷머리를 타고 뜨거운 땀 한방울이 도르륵하고 목덜미를 타고 내려갈 때가 있는데 그때의 느낌이 뭔가 매우 개운하다. 몸도 이미 데워져있지만 땀의 온도만큼은 되지 않는지 그 땀 한방울의 온도와 궤적이 그대로 느껴지며 내 몸이 지금 매우 활발히 반응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8월 초의 서울은 무척 더웠다. 하늘에 구름은 좀 있었지만 햇살을 가려줄 정도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산에 들어가면서부터 온몸으로 느끼는 그 쾌적함에 자주 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햇살을 따갑지만 나뭇잎이 적절한 그늘을 만들어주어 그늘막 아래에 있는 것처럼 시원함과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정상이나 능선을 걸을때의 시원한 바람은 땀과 함께 체온도 날려버려서 오싹하다고 느낄 때도 있다. 특히 이날은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꽤 강하게 불었다.
BAC (Blackyak Alphine Club) 인증을 시작했다.
다음은 소백산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