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 3일차 (2020년 1월 18일. 국립고궁박물관, 지열곡, 베이터우 시립도서관, 시먼)
4박 5일 여행 중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용문사에 들렀다.
첫날은 호텔 도착 후에 여행의 시작으로 용문사에 들렀고, 둘째날부터는 아침 산책으로 용문사에 다녀왔다. 매일 날씨가 다르고, 요일마다 행사가 다른지 가뜩이나 복합적인 이 절의 모습, 느낌이 다채롭게 다가온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을 가기로 정한다. Klook에서 입장권을 구입했는데 나중에 보니 17세 미만은 무료입장인데 딸랑구 것까지 구입했다. 환불이 안된다고 하니 아깝다. 쩝.
중국 본토에서 여기 대만섬으로 옮길 때 가져온 자금성의 보물들이 있다고 하고 그 덕에 세계 4대 박물관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가졌다. 결론적으로는… 음…. 글쎄… 보물을 보는 내 안목이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음…
참고로 세계 4대 박물관이라는 것은 공인된 정보는 아니고 몇가지 후보들 중에서 호사가들이 이리저리 순위를 매기는 것 같다.
-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 영국 대영제국 박물관
- 바티칸 바티칸 박물관
-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 대만 타이페이 국립 고궁 박물관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리미타주 박물관
이 가장 유명한 것 같다.
전에 갔던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도 나는 아주 인상깊게 봤는데… 특히 신라시대의 반가사유상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여기 대만 타이페이 국립 고궁 박물관에서는, 지난 독일 뮌헨 여행 때 방문했던 레지덴츠 박물관에서 느꼈던 감탄만큼도 느끼지 못했다. 쩝… (나의 보는 안목이 부족함을 탓하자…)
버스로 갈까하다가 버스를 놓쳐서 그냥 지하철로 간다. 스린역까지 지하철로 가고, 그곳에서 버스를 타면 종점이 대만 국립 고궁 박물관이다.
미리 말하면 이곳은
- 주말에는 가급적 오지 말라.
- 어중간한 시간에는 오지 말라.
- 아주 이른 시간에 오던지, 아니면 오후 늦게 오라.
사람이 엄청 많다.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가 그렇겠지만 개인 여행자들 보다는 단체 여행객이 많고, 개인일지라도 안내를 들으며 단체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틈에서 여유있게 감상을 할 수가 없다. 감상하는 시종일관 평일인 어제 오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를 계속 했다.
입장에서부터 사람이 많아서 우리는 이곳의 하일라이트인 취옥백채(翠玉白菜)와 동파육을 본따 조각한 육형석(肉形石)이 있다는 3층으로 바로 갔다. (하지만 취옥백채와 육형석은 그곳에 없었다. 🙁 ) 이게 어찌된 일인가?
날짜를 보면 오늘이 1월 18일이니 1월 22일부터인 취옥백채와 1월 21일부터인 육형석 모두 아직 이곳에 있어야할 것 같으나 준비기간이 필요하니 미리 뺐나보다. 날짜 운이 이토록 없을 수 있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이를 빌미로 나중에 이곳을 다시 방문해야겠다. 🙂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기도 하고, 모르고 접하는 우연의 즐거움도 공존하는 것 같다. 이번에는 모르고 봤고, 다음에는 좀 더 알고 제대로 봐야겠다는 욕망이 생겼다.
약 2시간에 걸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스린역으로 나왔다. 딸랑구에게 점심을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하고 물으니 역시 뚝딱뚝딱 검색을 하다가 Magic Pot 이라는 훠궈집을 제안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대만 여행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 두가지 중 하나이다.
하나는 어제 먹은 유산동 우육탕이고, 또 다른 하나가 여기 Magic Pot의 훠궈이다.
(나중에 조사해보니 유명한 훠궈 맛집이란다.)
여러번 느끼지만 대만은 물가가 싸고, 친절하고, 한글 안내도 많고, 음식이 푸짐하고 입맛에 맞아서 여행하기 참 좋은 곳인 것 같다. 나중에 또 오면 훠궈와 우육탕 위주로 많이 먹어야겠다.
대만 여행하면서 약간 불편하게 한 것은 Google Map이었다. 교통 관련해서 Google Map에 많이 의존했는데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거나, 최적화되지 않은 정보를 알려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늘 아침에 고궁 박물관을 갈 때에도 Google Map이 알려준 버스 정류장에는 해당 버스가 서는 곳이 아니어서 버스를 놓쳤었고 (그래도 대신 지하철을 타고 갔다.), Magic Pot에서 식사 후에 온천으로 유명한 베이터우에 가려는데 Map에서는 버스를 안내해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구불구불 한참을 돌아가는 코스였다. 지하철로는 금방이었는데… 쩝… (신베이터우 역이 새로 개통되어서 그곳으로 가면 빠르고 편리하다.)
어쨌든 낙후된 털털털 소리나는 버스안에서 시내 구경을 하면서 베이터우에 도착한다.
본래 온천을 하고 싶었으나 딸랑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구경만 한다. 그리고 이곳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신베이터우 공립도서관이 있어 그곳도 이용하려 한다.
공원 분수 옆에 나있는 길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베이터우 공립도서관이 나온다.
도서관은 우리같은 해외 관광객도 안에 들어가서 이용할 수도 있다. 우선은 위쪽으로 더 걸어올라가 지열곡을 구경하고 내려오다가 도서관에 들어가보기로 한다.
도서관을 좋아해서 지역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이라는 이곳 공립도서관을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 겉 모습도 배를 테마로 했는지 곡선미가 아름답고 전체적으로 나무로 만들어져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안쪽은 어떤지 안으로 들어가본다.
한국의 도서관과 달리 솔직히 그리 세련된 느낌은 없지만 그게 더 사람 냄새가 난다.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고 30분 가량 독서를 했다. 비치되어있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 책이라 읽을 수가 없고, 한국에서 가져온 책을 여유롭게 읽었다. 여행 중에 구경도 좋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여유롭게 책을 읽는 순간은 최고의 순간 중의 하나로 여행을 되새길 때 생생히 떠오르는 순간이 된다.
도서관을 나와서는 딸랑구와 슬슬 걸어서 버스에서 내렸던 분수 있는 곳으로 간다.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 또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딸랑구가 대만의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맛이 같을지 다를지 궁금하다고 버거킹이나 맥도날드에서 고민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을 사 먹었다. 🙂
이곳까지 왔는데 온천을 안해볼 수는 없어서 주변에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비를 하는지 운영을 안하고 있었다.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현지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푸싱공원.
딸랑구와 함께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먹으며 굳이 이곳을 찾아 걸어왔는데 운영을 안하는 것을 보고 딸랑구는 어찌나 재미있어 하면 웃는지… 하하하. 족욕은 못했지만 이렇게 나중에 함께 기억할 추억거리가 생겨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본래는 베이터우 이후에 ‘단수이’라는 지하철 끝까지 가서 바다와 함께 석양을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도 늦고 힘이 들어서 돌아가기로 했고 가다가 첫날 들렀던 대만의 명동인 시먼역에 내렸다.
시먼을 가볍게 둘러보다가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용산사역에 내린다. 용산사가 밤에 멋있다고 하여 용산사를 가볍게 둘러보고 숙소로 오는데 근처에 우육탕 잘하는 지역맛집이 있다고 하여 그곳에서 우육탕을 한 그릇 먹고 숙소로 온다. (참 잘 먹는 우리 부녀…)
사장님 아들인지 한 초등학교 5학년쯤 되어보이는 학생이 어찌나 주문을 능숙하게 받고 대화를 영어로 잘 하는지 우리는 감탄을 했다.
이렇게 아주 알차게 보낸 대만에서의 세번째 날도 지나간다. 내일은 예.스.진.지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라는 현지 투어를 신청해놓았는데 비 예보가 있어서 조금 우려가 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