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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맥북(2013)을 팔다 (2021-04-06)

맥을 쓴 지도 꽤 오래 되었구나.

생애 처음으로 맥을 구입한 것은 2006년에 iMac G5 20인치를 구입했을 때이다. 그 세련됨에 어찌나 반했었던지…

그러다가 Intel Mac이 나오면서 iMac G5는 생명력과 활기를 잃어갔고, 맥미니(2010)을 구입해서 역시 잘 썼다. 

그 후로 큰 마음먹고 맥북프로 13인치(2013 late)를 구입해서 지금까지 장장 7년 넘게 잘 쓰고 있었다.

iMac G5, 맥미니, 맥북프로까지 맥은 내 속을 썩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그 흔한 format, OS 재설치를 한 적도 한 번도 없었다.

얼마전에 Big Sur 벽돌 파동도 있었지만 나는 OS upgrade에 한번도 문제가 없었고, 충성 맥빠(^^)답게 upgrade가 뜨면 제일 먼저 시도를 했고, 그 시도는 언제나 성공했다.

현재 다니는 회사(에비드넷)에서는 최신형 맥북프로를 지급해서 사용하니 이제 나의 모든 컴퓨터 시스템은 맥으로 도배가 되어있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을 쓰지 않았을 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최신 맥북프로를 쓰다가 집에 있는 옛것(?)을 쓰니 어느정도 성능적 체감은 느껴졌고 견물생심이라고 최근에 나온 M1 chip 탑재 맥을 구입하는게 경제적일 것이라는 지름신의 꼬드김에 넘어가고 말았다.

중고가격은 계속 내려갈테니 한시라도 빨리 파는게 이득일거라 생각해서 약 2개월 전 중고마트에 올렸으나 연식이 연식이라 별 소득이 없어서 가격을 낮춰야하나 고민하던 중에 연락이 와서 바로 거래가 성사되었다.

갖고 있는 손때 묻은 정든 제품을 잘 버리거나 팔지를 않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미니멀리즘에는 경도되었으나 실천은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영향이 있는지 조금씩 버리고 중고로 내놓고 있다.

속썩이지 않고 빠릿빠릿하며 아이언맨 에너지원 같은 사과 불빛을 영롱히 비줘주는 기특한 놈이었는데 내놓으려고 초기화하고 먼지 닦고 박스에 넣으려니 감회가 새롭더군.

이게 잘하는 짓일까, 중고로 팔아서 소액 돈은 생기겠지만 그것보다 훨씬 큰 돈을 들여야 새 제품을 사는데 괜한 짓인가 생각이 들게도 하였으나 박스에 넣고 거래를 하러 나갔고, 거래는 1분만에 성사되었고 무거웠던 손은 빈손(입금은 계좌로)으로 돌아왔다.

수년간 언제나 책상 위에 놓여있어 나의 손길을 받아주던 그 놈이 막상 없으니 무척 허전하다.

빨리 새 친구를 만들어야겠다.

정들었던 그 놈의 흔적을 남겨본다.

MacOS Big Sur로 업그레이드하여 잘 쓰던 MBP 2013 Late (13 인치)
확장성도 좋다. USB-C는 없고, USB2, HDMI, SD카드 Slot 등이 있다. 새로운 제품 사면 USB Adapter (USB-C to USB)도 구입해야한다. 쩝…
사양 (당시에는 정말 좋은 사양이었는데… 메모리도 8GB이고, SSD이고)
요즘의 맥북과 달리 영롱한 불빛을 밝혀주는 구형 맥북프로
초기화를 하고 새로운 주인에게 넘겼다. 너…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잊은거야??? 그런거야???
박스도 그대로 갖고 있었다. 세월의 먼지가 묻어있지만 내게 왔던 그대로 나갔다.
세월의 흔적은 덜수가 없군.
이렇게 들고 나가서 거래를 했다. ^^

굿바이 나의 첫번째 맥북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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