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제주 렌터카 여행 (2018년 3월) – 4일차 (마지막날)

2018년 3월 15일 목요일

눌치재에서 잘 자고 일어났더니 창에 물이 맺혀있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린다. 대부분의 일정이 끝나고 내리는 비에 감성이 더 촉촉히 젖는다.

여행과 비는 어찌보면 매우 잘 어울리는 단어이다. 현실적으로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수 있겠지만…

눌치재 침상 옆 창의 모습. 촉촉한 비에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첫날 눌치재 쥔장을 만났을 때 비오는 날에 먹는 라면 맛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후에 내가 여행하며 비오는 처마 밑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면 인증샷 찍어 보낸다고 했었는데 막상 비가 오니 낭만이라기 보다 궁상 맞아 보여서 그냥 편하게 눌치재 안에서 끓여먹었고, 인증샷도 보내지 않았다. ㅋㅋㅋ

비오는 날 버너로 끓여먹는 라면 맛… 거기에 김밥, 입가심으로 요거트. 최상의 조합이다. 잊고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냉장고를 뒤져(?) 계란도 넣은 모양이다. ㅋㅋㅋ
살짝 비가 잠잠해진 참을 타서 눌치재 옥상에 올라간다.
이런 사다리도 참 오랜만에 타보았다. 재미있었어…

눌치재의 철봉(천의무봉)에서 턱걸이를 하는 것이 이번의 To-Do 중의 하나여서 비가 잠잠해진 참을 타서 철봉에 오른다.

가운데 가장 높은 봉, 많이 높다. 가만히 보면 나도 참 혼자 잘 논다. 혼자 여행의 이런 무한 자유가 참 재미있다.
하루 잘 잔 눌치재를 떠나기 전에 가지고 있던, 이제는 내겐 필요없는 물건들을 식탁에 살포시 올려놓고 나온다. (물, 차, 부탄가스, 맥주 등)

눌치재를 출발하기 전에 어제 산 엽서에 가족들에게 내용을 적는다. 여행, 비, 출발 전 엽서… 뭔가 낭만적인 것 같다. 여행을 하면 그곳을 떠나기 전에 엽서를 보내는데 대부분 엽서가 나중에 도착하고 후에 그 엽서를 보면 뭔가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여행 추억이 생생해지기도 하고 여러모로 좋아서 꼭 엽서를 보낸다.

엽서는 남원에 있는 우체국에 들러 우표를 사서 부치고, 점심 약속을 잡은 조천의 토종닭집으로 향한다.

밑반찬과 샤브샤브에 넣을 야채
처음 먹어봤다. 토종닭 가슴살 샤브샤브. 별미였다. 흐~~ 다시 먹고 싶다.
시원한 육수가 끓으면 고기를 넣어 익혀 먹는다.
원래 닮기도 했지만 점점 더 닮아지는 눌치재 쥔장 부부. 항상 멋지게 사는 모습에 매번 감탄하오… (혹시 제주에서 이들을 만나면 눌치재 쥔장이냐고 아는체 해보세요~~ ㅋㅋ)
토종닭… 질기지 않고 연하면서 졸깃하니 맛있다.
샤브샤브를 해먹고 이 국물에 면사리를 넣어 또 흡입한다.

식사후에 눌치재 쥔장들과는 아쉽게 인사를 하고 다음을 또 기약한다.

렌터카 반납을 하러 가던 중에 화장실로 인해 들렀던 하나로 마트를 둘러보다 말고기 등심 포장육이 있길래 호기심에 사보았다. 한번도 안먹어본 말고기가 어떤 맛일지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았다. 요즘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값은 다 비슷하게 비싼데 말고기는 그와 비슷하거나 살짝 더 쌌던 것 같다. (그날이 특별 세일?)


3박 4일동안 나의 발이 되어준, SM3 ZE 전기 렌터카를 반납한다.

처음 제대로 몰아본 전기차인데 기대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처음에 사용법을 잘 몰라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오지만 그것도 여행 추억의 하나가 되었다. 막상 전기차를 탈 때는 몰랐는데 집에 돌아와 내연기관차를 타니 왜 이리 시끄럽고 승차감이 안좋은지…

성수기에 사람 많을 때에 제주에서 전기차를 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비수기라 별 불편함 없이 충전을 하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이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충전에 여행 코스나 시간 등이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었는데 성수기엔 잘못하다간 큰 불편과 착오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렌터카 반납하고…
렌터카 업체 셔틀로 공항에 도착해서 찍은 한라산 부근. 굿바이 제주. 다시 또 올께…

제주에서 산 말고기 포장육을 뜯어서의 모습. 선홍빛이 도는게 신선해보인다.

사실 역한 냄새가 나면 어쩌나 우려가 있었다. 매장에서 문의해봐도 그 직원분도 말고기 맛이 어떤지, 어떻게 해먹어야하는지 잘 모르셨고, 체험한다는 마음으로 한팩만 사본 것이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말고기는 쇠고기와 조리법이나 먹는 법, 맛 등이 비슷하다고 한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이렇게 써있다.

육회, 불고기, 철판구이, 찜, 조림 등 쇠고기로 만드는 모든 요리가 말고기로 가능하다.

가장 추천하는 방법으로는 익히지 말고 그냥 생으로 먹는 것이다. 말의 지방은 융점이 소고기에 비하여 휠씬 낮기 때문에, 입안에서도 충분히 녹아내려서 육회의 재료로는 최고다. 싱싱한 말고기 육회, 육사시미는 소고기로 만든 육사시미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구워먹을 경우 블루레어 혹은 레어로 살짝만 구워 먹는 것이 좋다.

사실 말고기는 식용으로는 좋은 고기이다. 늙은 말의 고기도 송아지 고기만큼 부드럽고, 약간 단맛도 난다. 하지만 말고기가 광범위하게 식용으로 쓰이지 않은 것은 사회적, 문화적 요인이 크다.

쇠고기 등심을 굽듯이 뜨겁게 달군 더치오븐에 굽는다.
미디엄으로 살짝만 익힌다. 모습과 색이 아주 먹음직스럽다.

우려가 많았는데, 직접 먹어본 결과를 공유하면…

제주가면 말고기 사 드세요. 인터넷 주문도 가능할 것 같은데 주문해서 많이 드세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쇠고기와 비슷한데 쇠고기 등심보다 맛있었다. 누린내 등 냄새도 전혀 없이 고소하고 부드러웠다. 이는 나만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공통된 평으로 양이 부족한 것을 많이 아쉬워했다. 말고기가 이렇게 맛있는 고기일 줄이야… 그냥 특별한 체험으로 먹는 고기로 생각했었는데… 

제주 갈 때마다 사올 것 같고, 인터넷 주문도 알아봐야겠다.


비수기에 훌쩍 떠난 나홀로 럭셔리(?) 렌터카 제주 홀로 여행은 고즈넉했고 유유자적 여유로웠고 풍요로웠고 힐링으로 가득찼다.

여행이 주는 감성 충만과 힐링에 원기를 보다 회복한 것 같다.

여행은 언제나 좋다…

제주는 언제나 좋다…

여행은 계속 된다.

다음은 ‘더욱 훌쩍 떠난 동유럽 나홀로 여행’이 이어진다… (나도 참… 🙂 )

P.S> 시차로 새벽에 깨서 밤도깨비처럼 밀린 여행기를 끄적인다… (2018년 4월 1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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