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제주 렌터카 여행 (2018년 3월) – 들어가며

일요일(2018년 3월 11일)에 북한산 등산을 제대로 하여 월요일에는 움직이지 못하거나 움직이고 싶지 않을 줄 알았다.

북한산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인수봉

실제로 등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다리도 뭉치고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고, 까딱하고 싶지도 않았었다.

따라서 월요일에는 여유있게 쉬고, 화요일에나 제주도로 뜰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월요일이 되니 언제 등산을 다녀왔냐는 듯이 몸이 가뿐한게 아닌가?

역시 좋은 산에서 천천히 걷는 운동은 몸과 마음에 치료와 원기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몸 상태가 이런데 월요일을 대충 보내는 것은 아깝고, 이대로 자유롭게 제주로 떠야겠다고 결정을 했다. 아내도 흔쾌히 오케이 해주었다.

작년 7월에 배낭 메고 올레길을 걸었을 때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강해서 이번에는 좀 더 가볍고 럭셔리하게 여행하고 싶었다. 그리고 일요일 북한산 등산에서 새삼 느꼈지만 내게 최고의 걷는 길은 올레길이 아닌 산길이란 것을 절감해서 올레길에 대한 미련도 별로 없었다.

2017년 7월 제주 곽지과물에서의 캠핑

급하게 비행기와 렌터카를 예약했다.

숙소는 따로 예약하지 않았다. 전에 갔을 때 제주도에서도 찜질방에서 하루 잘만하다는 것을 알았고, 무거운 배낭 메고 뚜벅뚜벅 걸어다녔던 작년 여행에 비해 이번에는 렌터카가 있기에 찜질방이든, 게스트하우스든 얼마든지 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 잘 곳이 없으면 그냥 차 안에서 자도 되겠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차가 있으니 아무 걱정이 없었다. 게다가 요즘은 비수기에 평일 아닌가? 숙소는 예약을 안해도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 여정을 숙소로 인해 제약하지 않기 위해 예약없이 그냥 훌쩍 떠나고자 했다.

렌터카는 전기차로 예약했다. 르노 삼성 SM3 ZE.

충전 중인 르노 삼성 SM3 ZE 전기차

완전 자차 보험 포함하여 24시간에 12,500원. 완전 싸다. 전기 충전 요금도 별도로 내지 않아 3박에 12,500 * 3 = 37,500원으로 해결했다. 역시 여행은 비수기에 가는 것이 최고다. 테슬라아이오닉 시승 경험은 있지만 이는 단순히 운전만 하는 것이고, 스스로 충전도 하는 등 어느 기간동안 전기차를 운영하는 경험은 처음인지라 전기차를 예약한 것에 살짝 우려가 되었지만 나는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수기에, 나 홀로 여행에 전기차를 택한 것은 정말 잘 한, 만족스런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수기에, 가족이나 일행이 있는 경우라면 여행에 차질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전기차 체험에 대한 것은 후에 다시 포스팅하겠다.

옷 (속옷, 양말, 겉옷, 모자 등), 신분증, 돈과 신용카드, 휴대폰, 보조배터리 등 필수품을 챙기고 아주 단촐히 출발하려는데 욕심이 생겨서 셀카봉, MSR Reactor 스토브, 커피/홍차, 라이터, 시에라컵, 얇은 이불 (혹시 차에서 잘 때를 대비), 돗자리 (해변이나 숲속에서 자리 깔고 힐링), 책, 노트, 펜 등을 추가로 챙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필수품이 아닌 것들은 잘 활용하지 못했고 어쨌든 가져갔으니 써먹기는 했지만 다시 한번 더 여행에는 짐이 없는게 최고의 여행을 위한 최고의 준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실감했다.

제주 맛집 등도 조사하지 않았다. (사실 몇개 목록이 있기는 하고, 특별히 조사할 것도 없고 요즘은 모바일 앱이 잘되어있어서 조금만 검색하면 맛집목록은 수두룩하게 나온다.)

어디를 꼭 가서 봐야겠다는 계획도 없었다.

그냥 그 순간순간 마음 내키는데로, 발길 닿는대로 가고 쉬다가 오자는게 계획이자 목표였다.

하고 싶었던 것이 몇가지 있기는 하다.

  1. 해변에서 일광욕하며 책 읽기
  2. 한적한 카페에서 책 읽기
  3. 제주도 도서관 탐방하고 그곳에서 책 읽기
  4. 차에서 자기
  5. 눌치재의 천의무봉에서 턱걸이하기
  6. 제주도 이발소나 미용실에서 머리 깎기
  7. 아내와 아이들에게 엽서 보내기

나 홀로 여행을 많이 했지만 아내는 그럴때마다 걱정이 되는지 눌치재 쥔장들에게도 연락하고 만나면 좋겠다고 귀뜸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2014년에 배낭메고 혼자 갔을 때 예보에 없던 태풍 급 비바람이 갑자기 불어닥쳐서 관음사 야영장에서 사람들을 다 내보냈을때 완전 거지꼴로 가서 신세를 졌고, 작년 여름 올레 여행 시 발바닥이 다 부르텄을 때에도 이들 덕에 안식을 취하고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참고로 눌치재 쥔장들을 학교 후배 커플로 제주에서 몇년째 살고 있다. 눌치재는 이들이 지은 멋진 별장 겸 레스토랑이다.)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 야영 (2014)
2017년 제주 올레 여행 후 발바닥 부상으로 치료 중

눌치재 쥔장과 연락하여 이날 저녁에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반가운 이들을 보는데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출발 전에 망개떡을 사 놓았다.

월요일 13:35 인천발, 목요일 15:50 제주발로 꽉 찬 3박 4일 나홀로 제주 럭셔리 렌터카 여행이다.

이제 출발이다.

여행은 언제나 설레인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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