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바젤 출장 간단 정리 (2020년 3월)
다녀온지 벌써 1년도 넘은 출장인데, 바쁨을 핑계로 올리지 않다가 기억의 보존을 위해서 늦게나마 포스팅한다. (2021년 5월 27일에 씀)
출장은 현재 몸 담고 있는 에비드넷에 입사하고 약 3주가 지난 시점인 2020년 3월 초에 다녀왔다. (벌써 14개월 전의 이야기임)
스위스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회사 동료 7명과 함께 4박 6일의 대규모 출장이다. 스위스라고 하면 알프스 산맥, 융프라우 등을 생각하지만 이번에 가는 곳은 ‘바젤’이라는 작지만 강한 도시로써 그곳에서 알프스 산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출국:
2020년 3월 8일 일요일 인천공항 (12:30) 출발 -> (11시간 30분 비행) -> 독일 뮌헨 16:00 도착 -> 5시간 55분 대기 -> 21:55 출발 -> (1시간 비행) -> 스위스 바젤 유로 에어포트 공항 도착 (22:55)
입국:
3월 12일 목요일 스위스 바젤 (14:15) 출발 -> (1시간 비행) ->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 2시간 25분 대기 -> 17:35 출발 -> (10시간 20분 비행) -> 3월 13일 금요일 서울 인천공항 도착 (11:55)
바젤은 왼쪽으로는 프랑스와, 위쪽으로는 독일과 국경을 면하고 있다. 바젤은 매우 작은 도시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도시이다. 글로벌 헬스케어의 선두기업인 로슈(Roche), 노바티스(Novartis), 론자(Lonza)가 모두 스위스 바젤에 있기 때문이다.
이 세 거대 기업에 대한 조사는 차차로 하기로 하고, 후에 기억을 돕기 위해 이번 출장의 모습을 조금만 남기도록 하자.
비행: 독일 루프트한자
선입견일수도 있지만 독일답게(?) 뭔가 정확하고 빠른 느낌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천 공항에서 기내 안내 방송이 진행 중인데 이미 이륙을 한 것이다, 하하하. 기내식을 줄 때에도 군더더기 없이 매우 간결하고 신속하게 나누어준다. (한국사람보다 급한 성격의 민족인가? 아니면 시간에 대한 개념이 철저해서인가?)
숙소: Novotel Hotel in Basel City
호텔은 아주 깔끔하고 좋았다. 한국에서의 1층을 유럽은 0층으로 표기한다. (즉, 한국에서 2층은 유럽에서 1층이다.) 숙소에서 Basel 기차역 (Bahnhof Basel SBB)은 걸어서 10분 떨어져있고, 도심이나 라인강까지도 15분 정도면 걸어갈 수 있고, 트램이 수시로 다녀서 이동하기는 편하다. 바젤은 작은 도시라 왠만하면 걸어다녀도 그리 어렵지 않다.
지하에 헬스장이 있는데 가보지는 않았다.
조식 부페는 매우 만족도가 높았다.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는데 과일과 야채, 그리고 오트밀이 특히 맛있었다. 과일, 요거트, 햄, 치즈, 빵, 연어 등 모든 메뉴가 다 푸짐했고, 신선했고 풍성했다. 호텔에서 4박했는데, 매일 조식 메뉴가 똑같다는 것은 함정. 하지만 나는 그래도 좋았다.
음식: 스위스 식재료는 고기, 치즈, 감자, 야채, 요거트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야채는 매우 신선하고 맛있었다. 스위스보다는 독일 음식이 더 맛있었다. (근데 독일도 음식이 맛있는 국가는 아니라는 평이 많던데…) 레스토랑에서 사먹는 음식 가격은 한 접시에 3만원은 잡아야한다. 근데 전식, 본식, 후식이 다 따로따로로 각각 2만원, 3만원, 2만원은 잡아야할 듯… 정말 비싸다. 맥주와 와인은 아주 맛있다.
스위스에 있는 회사와 주요 업무가 있어서 간 출장이라 대접도 융숭히 받았다. 사무실 안에서 출장 부페(?)식으로 전통 스위스 요리도 먹고, 근처의 다국적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식당에서 종류별로 먹기도 하고, 마지막 밤에는 예전의 길드가 있던 전통적인 건물 안에서 만찬도 즐겼다. (흔치 않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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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주로 걷거나 트램만 타고 다녀서 다른 교통 수단은 잘 알지 못한다. 참고로 묵었던 숙소인 Novotel in Basel City 호텔에서 시내 교통 티켓을 줘서 편하게 이용했는데, 트램을 탈 때 따로 검표를 하지는 않는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믿고 이용하는 서비스여서 따로 검표를 하지는 않는데, 어쩌다 하는 검표 시에 무임승차가 걸리면 어마어마한 벌금을 낸다고 한다.
자전거 도로는 잘 되어있고,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는 분들도 많이 보았다. 도로에서는 사람 우선인 것 같다. 사람이 횡단보도에 있으면 차는 무조건 선다. 무단횡단도 꽤 많은 것 같고, 트램이 있는 곳은 따로 신호등이나 횡단보도가 있지 않고 그냥 알아서, 눈치껏, 트램에 방해되지 않거나, 트램에 사고 당하지 않도록 잘 이동한다.
보행 신호등은 자동으로 바뀌지 않고, 스위치를 눌러줘야 초록불로 바뀐다.
트램의 문도 자동으로 열리지 않고, 사람이 스위치를 눌러줘야한다. (전에 독일에서도 그러던데, 유럽은 이런 식인가 보다.)
참고로 따로 요금을 찾아보니 1구간 트램 1-time 요금이 약 4,000원 정도이다. 무척 비싸다. 그리고 호텔에서 공항까지 약 12km 정도, 15분 정도 소요되는데 택시비가 10만원 정도 나왔다. 무척 비싸다. Uber도 있는데 이용하지 않았다.
관광: 타운홀 (시청) 부근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고 라인강을 건너 구시가지에 역시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다. 라인강은 한강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프랑스 세느강이나, 영국의 템즈강보다는 훨씬 넓고 유량도 많다. 라인강 주변으로 예쁜 집들이 유럽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참고로 바젤에서는 알프스는 전혀 볼 수도, 느낄 수도, 짐작할 수도 없다.
쇼핑: 타운홀(시청)과 구시가지에 매장이 많음. COOP (코옵)은 한국의 편의점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 생필품 등 다양한 물건을 취급하고, 크고 작은 매장이 도처에 있음. Migros는 대형마트로 한국의 이마트 같은 느낌임. 그 외 수제 초콜렛을 파는 Läderach가 구시가에 있어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음. Läderach는 보면 사고 싶음. 아주 맛있음. 무척 비쌈. 가족과 지인들에게 이곳의 초콜렛을 선물로 사줬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다.
이렇게 2020년 3월,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기 바로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다녀온 이후로 출장은 커녕 여행도 제대로 못가고 있다. 어서 코로나가 마무리되어 마스크도 벗고, 출장도 다니고, 비행기도 타고, 기내식도 먹고 싶구나.
공기 좋고, 치안 좋고, 음식도 나름 맛있고, 풍경도 좋고, 사람들도 친절했던 스위스에 다시 가고 싶다. 스위스의 단점이라면 비싼 물가 말고는 그닥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새 직장에서의 첫번째 출장, 지금까지는 이곳에서의 유일한 해외 출장기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