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에 있는 가락몰에 횟감을 사러 갔다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굴비를 보고 보자마자 군침이 돌아 10마리를 사왔다.

그냥 굴비도 아니고, 보리굴비란다.

관련해서 찾아보니

굴비는 소금에 약간 절여서 통으로 말린 조기이고, 

보리굴비는 냉장/냉동시설이 없던 시절에 조기를 보리 속에 박아 보관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예전에 보리굴비 정식을 봉우리라는 한정식집에서 먹어보고 뭐가 이렇게 맛있지 라며 감탄을 금치 못한기억이 이번 구입에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굴비는 클 수록 맛있다고 한다. 작은 것은 먹을 것도 없고 맛도 좀 떨어진단다. (크고 비싼 걸 팔려고 이렇게 얘기했을 수도 있겠다. 🙂 )

매장에서 삐죽한 지느러미 등을 손질해주시면서 조리법을 가르쳐주셨다.

  1. 쌀뜨물 (쌀뜬물이 아니라 쌀뜨물이 맞는 말인가 보다)에 1시간 이상 불린다. 바짝 마른 살이 물기를 머금어 부드러워지고, 소금기가 제거되면 비린내가 없어진다.
    1. 쌀뜨물이 아니면 녹차물에 담궈도 좋다고 한다.
  2. 칼이나 숟가락으로 껍질을 긁어 비늘을 벗긴다. 
    1. 이게 가장 어렵다. 비늘이 사방팔방 튀어서 옷이며 바닥에서 종종 발견된다.
  3. 찜기 아래에 물을 담고 식초나 녹차물을 살짝 붓는다.
    1. 계피 등을 넣으면 비린내가 더우 줄고, 풍기가 가미된다.
  4. 1시간 정도 찐다.
    1. 냄새는 무척 많이 난다. 환기를 잘 해야한다.
  5. 손으로 찢어 먹기 좋게 하던지, 직접 젓가락으로 발라먹는다.
  6. 흰 쌀밥에 먹어도 좋지만, 밥을 찬 물에 말아서 먹거나, 녹차물에 말아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

배운데로 내가 직접 해보았다.

속에 알이 꽉찬 매우 실한 보리굴비이다. 이 두마리로 가족이 부족하지 않게 먹기에 충분하다. 쌀뜨물에 불리기 전에 꺼내놓는다.

쌀뜨물에 불린 사진은 없다. 🙂

지금까지 두번을 해 먹었는데, 한번은 쌀뜨물에 2시간을 담궜고, 또 다른 한번은 조금 진하게 우린 녹차물에 6시간을 담궜다. 이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가족 모두 녹차물에 담근 것이 더 맛있다고 했다.

찜기에 물을 붓고, 계피를 넣는다. 집에 있던 가시오가피도 좀 넣었다. 찌는 것이므로 물을 넉넉히 부어야한다. 물이 부족하면 찜기가 탄다.

물에 불려 비늘을 벗긴 굴비를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뚜껑을 닫고 1시간쯤 찐다. 집안에 보리굴비의 냄새가 가득차게 된다. 환기를 잘하지 않으면 이 한번으로 끝날 수도 있다.

형체가 흐트러지지도 않고 맛있게 잘 쪄졌다.

접시에 올린다. 살을 발라놓을까 했지만 이게 더 고급스러워 처음에는 그냥 올렸다. (두번째에는 먹기 좋게 발라놓았다.)

다른 반찬 없이 굴비에 김치만 놓았다.

정식집에서는 굴비 정식 1인분에 2~3만원은 줘야할 것이다. 전체적인 반찬과 서비스는 비할 수 없겠지만 굴비의 질만으로는 어떤 정식집에도 지지 않을 만찬이 마련된 것이다.

흰 쌀밥에 굴비 살을 한 첨 얹어 먹으니 절로 간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내뿐만이 아닌 아이들도 눈이 희둥그레진다.

녹차를 우려서 찬 녹차물에 따뜻한 흰쌀밥을 말아 그 위에 굴비살을 얹어 먹으니 또다른 별미이다. (정말이지, 그냥 먹는 것보다 녹차물에 말아먹는게 훨씬 맛있다.)

짭쪼름하지만 짜지 않고, 살이 꾸덕꾸덕 식감이 좋으며 비린내도 나지 않아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다.

양가에 조만간 선물로 보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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