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필사 (2019-09-07) – #42
같은 원고지, 같은 만년필, 같은 잉크, 같은 자리인데 시간에 따라 글씨가 제각각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잘 써지는 때가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비뚤빼뚤 못쓰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종성 니은, 리을, 초성 기역을 정말 못 쓴다. 의식해서 쓰기 전에 습관적으로 펜을 휘갈긴다고 해야할까 우다닥 절로 펜이 그어지는데 쓸 때마다 마음에 안 들고, 의식적으로 쓰면 너무 어색하게 써진다.
일이년 쓴 글씨도 아니고, 글씨에 아주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필사의 목적 중의 하나가 글씨체 개선도 있는데 좀 나아지면 좋겠다.
차 트렁크에 이 원고지들을 가득 담아 벌교로 가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한자한자 써 본다.